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안타 1개와 함께 센스 있는 주루 플레이를 펼치며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하지만 기록원의 판단으로 인해 2루타 1개를 날리고 말았다. 향후 정정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정후는 9일(한국 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오라클 파크에서 펼쳐진 워싱턴 내셔널스와 2025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홈경기에 6번 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장, 4타수 1안타 2득점을 기록했다.
이날 경기를 마친 이정후의 올 시즌 성적은 110경기에 출장해 타율 0.258(415타수 107안타) 6홈런 2루타 27개, 3루타 9개, 46타점 58득점, 38볼넷 48삼진 8도루(2실패), 출루율 0.325, 장타율 0.410, OPS(출루율+장타율) 0.735가 됐다.
샌프란시스코는 엘리엇 라모스(좌익수), 라파엘 데버스(1루수), 윌리 아다메스(유격수), 도미닉 스미스(지명타자), 맷 채프먼(3루수), 이정후(중견수), 케이스 슈미트(2루수), 패트릭 베일리(포수), 드류 길버스(우익수) 순으로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선발 투수는 좌완 맷 게이지였다.
이에 맞서 워싱턴은 제임스 우드(좌익수), CJ 에이브람스(유격수), 브래디 하우스(3루수), 네이트 로우(1루수), 조쉬 벨(지명타자), 로버트 하셀 3세(우익수), 드류 밀라스(포수), 호세 테나(2루수), 제이콥 영(중견수) 순으로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선발 투수는 우완 제이크 어빈이었다.
이정후는 팀이 2-0으로 앞선 1회말 1사 1, 2루 기회에서 첫 번째 타석에 들어섰다. 이정후는 풀카운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6구째 바깥쪽 존에 살짝 걸친 커브를 공략했지만,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이정후는 여전히 샌프란시스코가 2-0으로 앞선 3회말 2사 2, 3루 기회에서 두 번째 타석을 밟았다. 상대 선발 어빈을 상대로 2-1의 유리한 볼카운트를 점한 이정후. 이어 4구째 스트라이크 존에서 한참 낮게 들어온 124km 커브를 공략했지만, 1루 땅볼로 아쉬움을 삼켰다.
세 번째 타석은 달랐다. 샌프란시스코가 여전히 2-0으로 앞서고 있는 상황. 이정후가 6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타격 기회를 맞이했다. 이정후는 어빈의 몸쪽 낮은 146km 포심 패스트볼을 제대로 잡아당기며 1루 쪽 강습 타구를 만들어냈다. 이 공을 상대 1루수 로우가 잡으려 미트를 내밀었으나, 살짝 벗어나면서 외야 쪽으로 빠지고 말았다. 이 사이 이정후는 여유 있게 2루에 안착했다. 처음에는 무난하게 2루타로 기록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공식 기록은 1루수의 포구 실책. 동시에 이정후의 2루타 및 7경기 연속 장타가 날아간 순간이었다.
다만 논란의 여지가 있는 타구였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 게임데이 중계에 따르면 이정후의 이 타구 속도는 99.3마일(159.8km)로 결코 처리하기 쉽지 않아 보였다. 또 미국 매체 베이스볼 서번트에 따르면 이 타구의 기대 타율(xBA)은 0.350에 달할 정도로 나쁘지 않은 타구였다. 향후 이의 신청 여부에 따라 기록이 정정될 수도 있어 보인다. 이후 이정후는 후속 슈미트의 좌월 홈런 때 홈을 밟으며 득점까지 올렸다.


이정후는 팀이 4-0으로 앞서고 있는 8회말 선두타자로 마지막 네 번째 타석에 올랐다. 상대 투수는 일본인 오가사와라 신노스케. 이정후는 풀카운트 승부 끝에 6구째 높은 포심 패스트볼을 밀어 치며 깨끗한 좌전 안타를 만들어냈다. 8월 전 경기 및 7경기 연속 안타 행진. 이어 다음 타자 슈미트의 3루 땅볼 때 2루에 간 이정후.
여기서 이정후의 미친 주루 센스가 빛났다. 후속 베일리의 타구가 투수와 포수 사이로 향했다. 이를 포수가 달려 나가 잡은 뒤 1루 쪽으로 뿌렸다. 그런데 송구가 높게 향하며 세이프가 됐다. 바로 이때, 3루를 밟은 이정후가 상황을 슬쩍 지켜보더니 홈으로 질주하기 시작했다. 포수가 타구를 처리하러 간 사이, 오가사와라가 홈 백업을 가지 않는 실수를 범한 것이다. 상대 내야진은 멍하니 비어있는 홈을 무사통과하는 이정후를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오라클 파크는 열광의 도가니.
한편 샌프란시스코는 1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데버스가 중월 솔로포를 터트린 뒤 이어진 1, 2루 기회에서 채프먼이 중전 적시타를 터트렸다. 6회에는 슈미트의 좌월 투런포로 4-0을 만든 샌프란시스코. 결국 8회 이정후의 센스 있는 주루 플레이로 한 점을 추가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3연승에 성공한 샌프란시스코는 59승 57패를 마크하며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3위를 유지했다. 반면 워싱턴은 45승 70패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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