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
Starnews Logo

'솔직' 신태용 감독, 울산 지휘봉 잡은 이유는 "올해는 쉬려고 했는데..." [울산 현장 일문일답]

'솔직' 신태용 감독, 울산 지휘봉 잡은 이유는 "올해는 쉬려고 했는데..." [울산 현장 일문일답]

발행 :

울산=박건도 기자

신태용 감독이 기자회견 중 미소짓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신태용 감독이 기자회견 중 미소짓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분위기 쇄신이 최우선 목표다. 기자회견 내내 미소를 잃지 않은 신태용(55) 신임 감독이 울산HD의 반등을 자신했다.


신태용 감독은 9일 오후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진행된 울산 사령탑 부임 기자회견에서 "올해는 쉬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갑작스럽게 전 감독(김판곤 감독)이 떠나면서 연락이 왔다"며 "울산이 이빨 빠진 호랑이가 아닌, 용맹한 호랑이가 되도록 반등하겠다"고 밝혔다.


첫 경기인 제주전은 신태용 감독의 4634일 만의 K리그 복귀전이다. 신태용 감독이 마지막으로 K리그 무대를 지휘한 것은 2012년 12월 1일 성남 일화 시절 상무전(2-0 승)이었다.


울산이 극심한 부진 속에 시즌 중 대대적인 팀 개편을 단행했다. 구단은 5일 신태용 감독을 제13대 사령탑으로 선임한다고 밝혔다. 8일에는 김동기 수석코치, 고요한 코치, 김용대 골키퍼 코치, 우정하 피지컬 코치, 허지섭 스포츠 사이언티스트, 김종진 분석관을 새로 영입했다고 전했다. 2022년부터 울산에서 활동한 박주영 코치는 잔류해 신 감독과 선수단 사이의 가교 역할을 맡는다.


신태용 울산HD 신임 감독이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신태용 울산HD 신임 감독이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K리그1 3연패를 달성해 올해도 우승 후보로 꼽혔던 울산은 예상 밖 부진에 빠졌다. 지난해 7월 지휘봉을 잡았던 김판곤 감독은 최근 10경기 무승(3무 7패)의 늪 속에서 구단과 합의해 계약을 해지했다. 이례적으로 사임 발표 후에도 1경기를 더 치렀지만, 지난 2일 수원FC에 2-3으로 패하며 최근 11경기 3무 8패의 암울한 흐름을 이어갔다.


현재 울산은 24경기 8승 7무 9패 승점 31로 7위다. 2위 김천 상무(39점)와는 8점 차로 추격이 가능하지만, 강등권인 10위 수원FC(28점)와는 불과 3점 차라 매 경기가 살얼음판이다.


정규리그 33라운드까지 9경기가 남아 있어 반전의 기회는 여전히 남아 있다.

다음은 신태용 감독과 일문일답.


신태용 울산HD 감독. /사진=울산HD 제공
신태용 울산HD 감독. /사진=울산HD 제공

다음은 신태용 감독과 일문일답.


-부임 소감은.


"올해는 (감독직을)쉬려고 했다. 갑작스럽게 울산에서 연락이 왔다. 잘 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 성남FC(K리그2)에서 비상근 단장을 했지만, 1부리그 경기는 많이 보지 못했다. 울산은 명문구단이다. 부담감이 굉장히 컸다. 부임이 조심스러웠다.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기 위해 감독직을 수락했다. 이빨 빠진 호랑이가 아닌, 용맹한 호랑이가 되도록 반등하겠다."


- 선두 전북 현대와 격차가 크다. 현실적인 목표는.


"선수단에 우승은 힘들다고 냉정히 얘기했다. 2~3위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했다. 올해는 우승이 힘들더라도,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진출이 목표다."


- 현재 상황을 수습 방법은.


"훈련보다는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데 중점을 뒀다. 부임 후에는 휴식을 많이 줬다. 훈련 시간을 줄였다. 오히려 사적인 얘기를 했다. 훈련 중에 계속 '이를 보여라'라고 했다. 축구뿐만 아니라 사적인 대화라도 계속하도록 강조했다."


- 울산을 진단한 결과는. 어떤 축구를 선보일 것인가.


"K리그1은 잘 안 봤지만, 클럽월드컵은 봤다. 새벽과 밤에도 시청했다. 세계 축구 트렌드를 파악하려 했다."


"울산이 상당히 지쳐있음을 느꼈다. 울산 선수단에 '클럽월드컵 복귀 후 얼마나 쉬었냐'고 물어보니 '한 번도 못 쉬었다'더라. 특히 자료를 보니 김영권은 한 경기도 못 쉬고 50경기 넘게 뛰었더라. 오자마자 7~8일 특별 휴가를 줬다. 다음 수원FC전에 선발도 약속했다. 마인드 리셋이 필요하다고 봤다."


"선수들이 뼛속에 있는 체력까지 뽑아서 경기를 뛰고 있다고 느꼈다. 찬 바람이 불기 전(가을)까지는 선수들의 컨디션이 올라와야 한다."


"포메이션이 거의 없다시피 하는 것이 내 축구다. 한 골을 넣으면 두 골 넣는 축구를 할 것이다. 갇혀있기보다는 재밌고 현대적인 축구를 선보일 것이다. 2~3일간 선수들에게 요청을 많이 했다. 제주전에서도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신태용 울산HD 감독을 보좌할 코치진의 모습. /사진=울산HD 제공
신태용 울산HD 감독을 보좌할 코치진의 모습. /사진=울산HD 제공

-코칭 스태프 변화가 많다.


"코치진 물갈이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다만 한 명은 남겨야겠다고 생각했다. 가교역할을 할 인물로 박주영을 선택했다. 고요한, 김동기, 우정하 코치 등은 함께 생활해봤다. 훈련장에서 휘슬은 내가 거의 다 만진다. 코치들에게는 지원을 맡겼다.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것에 중점을 두고 코치를 선임했다."


-성남 일화를 떠난 뒤 대표팀(대한민국-인도네시아 국가대표팀)만 맡았다.


"성격상 힘든 부분이 많다. 대표팀이 맞는 것 같다(웃음). 또 클럽팀에 맞게끔 준비 잘하겠다. 매주 긴장감과 분위기는 스스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


-대표팀에서 지휘해본 선수가 많다.


"제 축구를 아는 선수들이 많다. 신태용이 어떤 사람인지, 어떤 축구를 하는지 알고 있다. 분위기가 서먹하지는 않았다. 스스럼없이 내가 다가가기도 했다. 구단에 몇 분이 '이런 분위기 처음 본다'고 말하기도 하더라. '이제까지 어떻게 운동했을까' 싶더라. 아직 분위기는 50%밖에 올라오지 않았다. 선수들이 나를 잘 받아줘서 분위기가 좋았다."


울산 HD 제13대 감독으로 부임한 신태용 감독. /사진=울산 HD 제공
울산 HD 제13대 감독으로 부임한 신태용 감독. /사진=울산 HD 제공

-데뷔전 상대인 김학범 감독과 사제 간이다.


"울산 선임 후 김학범 감독님께 가장 먼저 전화 드렸다. 조언도 해 주시더라. 어젯밤에 FC서울과 대구FC의 경기를 봤다. 호텔에서 김학범 감독님께서 '왜 안 오냐'라고 하시더라. 오후 11시까지 1시간 정도 얘기를 나눴다. 서로 팀에 대해 얘기는 하지 않았다."


-13년 전과 지금의 K리그는 얼마나 다른가.


"인프라 등 모든 부분이 발전했다. 울산 클럽하우스가 너무 좋더라. 선수들이 행복하겠다고 느꼈다. 성남 일화 시절 전용 구장도 없고 열악했다. 힘들었던 기억이 있다. 13년 전보다 완벽하게 맞아들어가는 느낌이다."


-클럽월드컵에서 인상 깊었던 팀은.


"파리 생제르망(PSG)을 봤다.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할 정도로 경기력이 좋더라. 브라질 팀들의 경기력도 뛰어났다. 바이에른 뮌헨, 메이저리그 사커(MLS)팀 등도 나름대로 분석했다."


-인도네시아는 언더독이었다. 울산은 우승 후보인데.


"부담감과 책임감이 없으면 거짓말이다. 스스로 내려놓고 즐기려 한다. 선수들에게도 '제발 축구를 즐기면서 하라'고 했다. 몸에 힘이 들어가면 무리하고 부상이 나온다. 축구에는 실수가 나오지만, 부담을 느끼지 말라고 했다. 제 능력이 안 되면 그만둬야 한다. 다만 제 축구가 실현되면 팬들도 즐거워할 것이다."


신태용 감독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신태용 감독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주요 기사

스포츠-축구의 인기 급상승 뉴스

스포츠-축구의 최신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