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트윈스 염경엽(57) 감독이 한화 이글스전 스윕 실패의 원인으로 지목됐던 포수 박동원(35)을 감쌌다. 오히려 KBO 최고의 포수로 추켜세웠다.
염경엽 감독은 12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릴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정규시즌 KT 위즈와 방문 경기를 앞두고 "(10일 경기에서) 박동원이 잘못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손)아섭이가 잘한 것"이라고 딱 잘라 말했다.
염 감독이 말한 상황은 이렇다. 한화가 3-2로 앞선 7회초 1사 3루에서 문현빈의 1루 땅볼 때 3루 주자 손아섭은 홈으로 슬라이딩하며 득점을 노렸다. 땅볼 타구인 만큼 공 자체는 포수 박동원의 글러브에 먼저 들어왔고 곧바로 태그를 시도했다. 하지만 여기서 손아섭은 몸을 비틀며 박동원의 태그를 피해 득점을 성공시켰다. 한화로 분위기로 가져오는 추가 득점이었고 결국 LG는 4-5로 패해 스윕을 놓쳤다.
이 장면을 두고 팬들 사이에서는 박동원의 안일한 플레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었던 만큼 손아섭에게 더욱 적극적으로 태그했어야 한다는 것. 하지만 사령탑의 의견은 달랐다. 염 감독은 "손아섭이 보여준 건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스위밍 슬라이딩(수영처럼 팔을 휘저어 태그를 피하는 슬라이딩)이라고 하는데 주로 2루에서 나온다. 우리 팀에서도 (박)해민이, (신)민재, (구)본혁이 정도만 할 수 있는 것이고, 아섭이도 몸이 반응해서 한 것"이라고 상황을 먼저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 상황에서 포수가 바로 대처하려면 0.09초 안에 판단이 돼야 한다. 몸 컨디션이 좋으면 (박)동원이도 순간적으로 대처하고 따라갈 수 있었을 테지만, 피로가 쌓인 상태다. 올해 (박)동원이 체력관리를 좀 더 해주고 싶었는데 외국인 선수들이 동원이랑 하고 싶어했다. (손)주영이도 동원이와 하고 싶었지만, 뺀 부분도 있었다"고 제자를 감쌌다.

이어 "한 가지 잘못했다면 (상황에) 여유가 있어서 (홈에서 기다릴 것이 아니라) 앞쪽으로 갔어야 하는데 (박)동원이가 기본에 충실했다. 그 부분은 동원이에게 직접 전달했다"고 짚으면서도 "동원이와 넥센(현 키움) 시절도 있었고 LG에서 3년 같이 있었지만, 엄청 많이 바뀌었다. 누구보다 열심히 하고 있고 해야 할 루틴을 하루도 빼놓지 않고 열심히 한다. 동원이 성격은 내가 잘 안다. 지금도 부담이 엄청 날 것이다. 하지만 동원이 때문에 이긴 경기가 더 많고 박동원의 수비와 블로킹은 원톱이다. 박동원은 KBO 최고의 포수다. 본인은 그걸 잘 모르는 것 같다. 동원이도 그걸 잘 알았으면 좋겠다. 동원이에게도 너답게 야구했으면 좋겠다고 했다"고 힘줘 말했다.
사령탑의 절대적인 신뢰를 받은 박동원은 변함없이 선발 포수로 나간다. 이날 LG는 신민재(2루수)-문성주(우익수)-오스틴 딘(1루수)-문보경(지명타자)-김현수(좌익수)-오지환(유격수)-박동원(포수)-구본혁(3루수)-박해민(중견수)으로 타선을 구성했다. 선발 투수는 새 외국인 투수 앤더스 톨허스트.
이날이 KBO 첫 등판인 톨허스트는 80구 정도 소화할 예정이다. 염 감독은 "영상으로나 직접 봤을 때나 나쁘지 않았다. 다만 미국 마이너리그와 KBO 리그는 관중 문화가 다르고 긴장감도 있을 거라 경험이 가장 키포인트인 것 같다. 톨허스트에게는 본인의 야구를 하라고 했다. 마이너리그에서 보여줬던 공을 던지면 분명히 이길 수 있는 확률이 높다고 했다. 그 공을 보고 널 스카우트했고 그걸 오늘 마운드 위에서 던지느냐, 아니냐가 관건이라고 했다"고 마찬가지로 힘을 실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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