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미국 진출 후 가장 뜨거운 타격감을 뽐내고 있다. 6월 극심한 부진 이후 놀라운 반등이다. 팻 버렐 타격 코치 또한 감탄을 금치 못했다.
이정후는 20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 위치한 펫코 파크에서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2025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원정경기에서 1번 타자 중견수로 나서 1회초 선두 타자 홈런을 터뜨렸다.
올 시즌 7번째 홈런이자 지난 5월 15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 이후 약 3개월, 97일 만에 나온 대포였다.
8월 쾌조의 타격감을 뽐내며 4월(0.539)보다도 뛰어난 장타율을 기록했지만 홈런이 없던 터라 더 반가웠던 아치였다.
극심한 타격 부진을 앓고 있는 샌프란시스코로서도 매우 기다렸던 한 방이었다. 샌프란시스코 지역 매체 더샌프란시스코 스탠다드는 "최근 팀이 부진에 빠져 있는 가운데 이정후는 올 시즌 최고의 컨디션을 뽐내며 가장 생산적인 한 달을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도 이정후의 홈런이 팀의 유일한 득점이었고 이정후는 8월 타율 0.344, 출루율 0.373, 장타율 0.563을 기록하며 OPS(출루율+장타율)는 0.936을 찍었다.
최근 샌프란시스코 타자들의 가장 큰 문제점은 패스트볼을 좀처럼 공략하지 못하고 많은 삼진을 당하고 있다는 점인데 이정후는 빅리그에서도 손꼽힐 만큼 삼진이 적은 타자다. 10.6%로 빅리그 전체 8위에 올라 있다.
팻 버렐 타격 코치는 자이언츠의 많은 삼진에 대해 "기계적 문제는 아니고 생각하는 방식이 중요하다"고 했는데 이정후는 적은 삼진에 대해 "항상 옆에서 큰 도움을 주고 있다"며 버렐 코치의 공으로 돌렸다.

버렐 코치는 이정후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뜨거웠던 3,4월을 뒤로 하고 5월(타율 0.231) 주춤하더니 최악의 6월(타율 0.143)을 보탰으나 7월 이후 완벽히 살아났다. 매체 또한 7월 3일 이후 타율 0.308로 내셔널리그(NL) 상위 5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버렐 코치는 "우리는 지난해부터 그의 잠재력을 매우 높게 평가했다. 하지만 그가 부상으로 쓰러졌다"며 "올해는 MLB 피지컬한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이었고 이제는 이정후의 진짜 모습을 보게 됐다. 그는 그라운드 전역으로 타구를 보내고 있고 선택적으로 공을 고른다. 공을 시속 110마일(177㎞)로 강하게 칠 필요도 없다. 그의 장점은 언제나 배트 컨트롤과 정확한 컨택 능력"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놀라운 반등이다. 지난해 부상 이후 수술대에 오르며 힘든 시기를 보냈지만 올 시즌 초반부터 맹타를 몰아쳤다. 다만 이후 철저한 분석 영향인지 극심한 부침을 겪었는데 무더운 여름을 맞아 오히려 기적 같은 반등에 성공했다.
이정후에겐 약속의 8월이다. KBO에서도 2018년 타율 0.532, 2021년 0.429로 날아다니는 등 부상으로 빠졌던 2023년을 제외한 6시즌 동안 8월에만 타율 0.359로 통산 타율(0.340)보다 무서운 타격감을 펼쳤다.
특히 올 시즌을 몸쪽 공을 공략하기 위해 스탠스를 더 과감히 열면서 바깥쪽 공 공략에 어려움을 겪었는데 버렐 코치의 말대로 강한 타구 없이도 특유의 컨택트 능력을 뽐내며 스프레드 히트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점이 더욱 고무적이다.
팀 상황은 어둡다. 최근 10경기에서 2승 8패에 그치는 등 5할 승률도 무너졌고 61승 65패로 NL 서부지구에선 선두와 11경기 차 3위, 와일드카드 경쟁에서도 3위 뉴욕 메츠와 6.5경기 차까지 벌어졌다.
그렇기에 이정후의 반등은 어둠 속 한 줄기 빛과 같다. 시즌 타율은 0.262, OPS는 0.742까지 끌어올렸다. 이정후는 6년 계약 중 2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을 뿐이다. 남은 시즌 활약이 샌프란시스코의 내년, 그 이후의 팀 전력 구상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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