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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환 韓美日 549SV 비결은 '빨리 잊는 것', 우승도 끝내기 순간도 까먹었다 "그래서 롱런했다 생각" [잠실 현장]

오승환 韓美日 549SV 비결은 '빨리 잊는 것', 우승도 끝내기 순간도 까먹었다 "그래서 롱런했다 생각" [잠실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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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양정웅 기자
오승환이 지난 2008년 조성환 현 두산 감독대행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고 마운드를 내려가고 있다.
오승환이 지난 2008년 조성환 현 두산 감독대행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고 마운드를 내려가고 있다.

한미일 통산 549세이브를 거둔 특급 마무리투수가 된 비결은 '망각'일까. 은퇴를 앞둔 오승환(43·삼성 라이온즈)이 자신의 롱런 비결을 언급했다.


오승환은 2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원정경기에서 "(끝내기를 맞은) 그런 경기를 빨리 잊으면서 롱런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날 오승환은 KBO 리그 세 번째 은퇴투어의 스타트를 끊었다. 2017년 삼성 이승엽, 2022년 롯데 이대호에 이은 영예이자, 투수로는 첫 번째였다. KBO에서만 427개의 세이브를 따냈고, 미국 메이저리그(MLB)와 일본프로야구(NPB)를 포함하면 무려 549세이브를 거둔 선수이기에 이를 해낼 수 있었다.


9월 30일 KIA 타이거즈와 홈경기에서 은퇴식을 가지는 오승환은 이에 앞서 전 구장을 돌면서 은퇴투어를 펼친다. 그리고 그 출발점은 바로 잠실야구장에서 두산 베어스와 경기였다.


이날 경기 전 조성환 두산 감독대행은 오승환과의 추억을 언급했다. 조 대행은 롯데 자이언츠에서 뛰던 선수 시절 오승환에게 2루타 2개를 포함해 통산 14타수 5안타, 타율 0.385로 상당히 강했다. 특히 지난 2008년 4월 25일 사직 경기에서는 2-3으로 뒤지던 연장 10회말 2타점 2루타로 역전 끝내기 안타를 터트렸다.


조성환 두산 감독대행이 선수 시절인 2008년 오승환에게 끝내기 안타를 때려내고 기쁨을 나누고 있다.
조성환 두산 감독대행이 선수 시절인 2008년 오승환에게 끝내기 안타를 때려내고 기쁨을 나누고 있다.

조 대행은 당시를 떠올리며 "나에게는 아름다운 밤을 만들어준 선수였다"며 미소를 지었다. 그러면서도 "돌직구, 돌직구 하는데, 진짜 돌 같았다. 빗맞으면 손이 울렸다"며 "끝내기를 친 것도 패스트볼 타이밍에 슬라이더가 와서 맞았다. 패스트볼이었으면 그 정도 타구 안 나오지 않았을까"라고 돌아봤다.


그런데 정작 오승환은 이를 기억하지 못했다. 그는 취재진이 조 대행의 말을 전하자 "조성환 감독님께선 기억하신다고 들었다. 사실 기억이 안 난다"고 머쓱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그만큼 끝내기도 많이 맞았다. 기억은 안 난다. 잊었다. 그런 경기를 빨리 잊으면서 롱런했다고 생각한다"고 얘기했다.


나쁜 기억은 빨리 잊는 게 좋다. 오승환은 블론세이브가 공식 기록으로 도입된 2007년 이후 37번의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이 기록이 나왔을 때마다 담아두고 가슴앓이를 했다면, 지금의 레전드 오승환은 없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오승환은 좋은 기억도 잊고 있었다. 은퇴투어의 스타트를 끊은 두산을 상대로 오승환은 신인 시절인 2005년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특히 본인도 3경기에서 1승 1세이브, 7이닝 11탈삼진 무실점의 위력적인 투구를 펼쳐 MVP를 차지했다.


오승환은 당시에 대해 묻자 "두산 상대였는데, 너무 오래돼서 크게 기억이 나지 않는다. 21년 전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당시 팀 동료였던 박진만 삼성 감독은 "난 기억이 난다. 삼성 첫해였기 때문에 기억난다"고 말했다. 오승환이 MVP를 탔던 것도 기억한 박 감독은 "신인이다보니까 본인이 모를 수 있지만, 난 경험이 있었기에 기억을 다 하고 있다"고 했다.


삼성 오승환(위쪽)이 2005년 한국시리즈 4차전을 마무리한 후 포수 진갑용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삼성 오승환(위쪽)이 2005년 한국시리즈 4차전을 마무리한 후 포수 진갑용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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