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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A 0.36-승률 100%' LG 우승 청부사, '잠실 쓸 줄 아네' 영리함도 갖췄다 [잠실 현장]

'ERA 0.36-승률 100%' LG 우승 청부사, '잠실 쓸 줄 아네' 영리함도 갖췄다 [잠실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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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안호근 기자
LG 외국인 투수 톨허스트가 30일 키움전 이닝을 마치고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LG 외국인 투수 톨허스트가 30일 키움전 이닝을 마치고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동료들의 수비가 너무 좋아 공격적인 피칭을 할 수 있는 것 같다."


시속 150㎞를 웃도는 강속구와 정교한 제구, 타자의 방망이를 헛돌게 만들 수 있는 변화구를 갖췄음에도 앤더스 톨허스트(26·LG 트윈스)는 탈삼진 욕심을 내지 않는다. LG의 남은 시즌, 가을야구를 더 기대케 하는 이유다.


톨허스트는 3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102구를 뿌려 3피안타 4볼넷 6탈삼진 1실점(비자책) 호투를 펼쳐 시즌 4승(무패)을 챙겼다.


갑작스럽게 팀에 합류했지만 4경기에 등판해 모두 승리로 장식했다. 이닝이터로서 면모도 증명했다. 무엇보다 반가운 건 홈구장 잠실의 특성과 강한 팀의 수비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줄 아는 영리한 투수라는 점이다.


톨허스트는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의 교체 선수로 지난 3일 총액 37만 달러(약 5억 1400만원)에 데려온 우투수다. 당초부터 LG의 시선은 잔여 시즌과 가을야구를 향해 있었다.


역투를 펼치고 있는 톨허스트.
역투를 펼치고 있는 톨허스트.

염경엽 감독은 가을야구까지 길게 보고 톨허스트를 조심스럽게 활용했는데 이미 기량만큼은 확인시켜준 톨허스트에게 이날 중요한 건 투구수였다. 경기 전 염 감독은 그 기준으로 100구를 설정했다. 앞선 3경기의 평균 투구수가 85.7구였는데 100구까지 던지며 얼마나 긴 이닝을 소화할지가 관건이었다.


이미 엄청난 존재감을 뽐낸 톨허스트와 처음 만나는 키움은 공략법으로 적극적인 타격을 내세웠다. 지난 28일 한화전에서 16승 무패에 빛나는 코디 폰세에게 3실점을 안기며 5이닝 만에 물러나게 한 비법이기도 했다.


그러나 톨허스트는 달랐다. 투수 조련사 이강철 KT 감독도 놀랄 정도로 최고의 커맨드를 지닌 톨허스트는 경기 내내 타자들에게 까다로울 만한 코스로 공을 뿌리면서도 적극적으로 유리한 카운트를 만드는 투구를 펼쳤다. 이어 유리한 카운트에선 유인구를 던지거나 같은 구종을 빠져나가게 던져 타자들을 현혹시켰다.


3회초 선두 타자 여동욱에게 2루타를 맞은 뒤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친 장면이 하이라이트였다. 오선진과 박주홍을 연속 루킹 삼진으로 돌려세웠는데 우타자 오선진에겐 바깥쪽 보더라인에 걸치는 시속 153㎞ 직구로, 좌타자 박주홍에겐 몸쪽 낮은 코스에 꽉차는 직구로 꼼찍 못하게 만들었다. 좌우상하를 오가며 보더라인에 걸치는 공을 꾸준히 뿌렸고 타이밍을 빼앗는 변화구를 제외하면 몰리는 공도 거의 찾기 힘들었다.


톨허스트가 5회 주성원과 승부에서 던진 공들. 높은 코스의 공으로 시선을 끌더니 바깥쪽 강속구로 헛스윙 삼진을 이끌어냈다. /사진=네이버스포츠 문자 중계 화면 캡처
톨허스트가 5회 주성원과 승부에서 던진 공들. 높은 코스의 공으로 시선을 끌더니 바깥쪽 강속구로 헛스윙 삼진을 이끌어냈다. /사진=네이버스포츠 문자 중계 화면 캡처

4회 주성원과 승부도 감탄을 자아냈다. 2회 주성원에게 이날 첫 안타를 맞았던 1구 존 상단에 걸치는 커브로 카운트를 잡더니 거의 똑같은 지점으로 더 빠르게 꺾여 들어오는 슬라이더를 던져 파울을 유도해냈다. 톨허스트의 승부구는 바깥쪽 낮은 코스의 시속 154㎞ 직구. 높은 코스에 시선이 집중돼 있던 주성원의 방망이가 허공을 가를 수밖에 없었다.


5회에도 2사 1,2루에서 영리한 삼진으로 박주홍을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6회를 삼자범퇴로 마친 뒤 맞은 7회 선두 타자 주성원에게 볼넷을 내준 게 아쉬웠지만 수비 실책에도 불구하고 경험이 적은 신인 어준서에게 병살타를 유도해내 스스로 불을 껐다. 이 과정에서 1실점했지만 실책 이후 나온 것이라 자책점으로 기록되진 않았다.


직구를 44구, 커터 28구, 포크볼 20구, 커브를 10구 고루 뿌렸고 직구 최고 시속은 155㎞를 찍었음에도 무리해서 삼진을 잡아내기 위한 피칭이 아닌 철저하게 맞춰 잡기 위한 투구를 펼쳤고 무난하게 102구로 7이닝을 소화할 수 있었다.


톨허스트의 공이 너무 좋았다는 걸 방증하는 것일까. LG의 철벽 불펜이 8회 이후 흔들렸고 가까스로 6-5 승리를 지켜낼 수 있었다.


경기 후 염 감독은 "톨허스트가 선발로서 7이닝을 책임지며 완벽한 피칭을 해준 것이 승리의 발판이 됐다"고 평가했다.


톨허스트(왼쪽)가 이닝을 마치고 오스틴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톨허스트(왼쪽)가 이닝을 마치고 오스틴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톨허스트는 "많이 찾아와주신 팬분들 앞에서 경기를 승리로 마무리 할 수 있어서 기분이 좋다"며 "후반 이닝에 점수차가 좁혀지긴 했지만 팀원들을 믿었고, 팀이 승리를 거둘 수 있어서 만족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입단 후 4연승, 평균자책점(ERA)은 0.36까지 내려갔다. 그렇다고 결코 탈삼진이 적은 투수도 아니다. 9이닝당 탈삼진은 9개에 달한다. 다만 외야가 넓은 잠실구장의 특성과 최소 실책(77개), 수비율(0.983) 1위에 달하는 야수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게 더 효과적이라는 걸 알고 던진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그만큼 영리한 투구라는 방증이다.


톨허스트는 "오늘 경기는 이전 경기와 같이 공격적인 피칭을 이어가려했고 유리한 카운트를 빠르게 잡는 것에 집중했다"며 "빠르게 아웃카운트를 잡기 위에선 타자들이 치게 만들어야 하는데 그런 부분에 있어서 뒤에 있는 우리팀 동료들의 수비에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동료들의 수비가 너무 좋아 공격적인 피칭을 할 수 있는 것 같다"고 야수진에게 공을 돌리는 겸손함도 보였다.


2위 한화 이글스에 5.5경기 차로 앞서 나간 LG지만 맞대결 3경기가 남아 있기에 아직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우승 청부사' 역할을 위해 팀에 온 톨허스트는 자신의 역할을 명확히 인지하고 있다는 듯 팀 퍼스트를 외쳤다. "이렇게 좋은 시작을 하고 있다는 것이 너무나도 기쁘고 무엇보다도 팀이 목표하는 바를 이루는 것에 도움이 될 수 있어 만족스럽다"며 "KBO 최고의 팬분들이 우리 LG 트윈스 팬이라는게 너무도 자랑스럽고 응원에 힘입어 나갈 때마다 최선을 다해서 던지려고 노력하고 있다. 보내주시는 응원에 항상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승리 후 톨허스트(왼쪽)가 염경엽 감독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승리 후 톨허스트(왼쪽)가 염경엽 감독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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