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가 잘 버티면 한 명씩 오겠죠. 제가 잘 버티면 될 것 같습니다."
잇따른 부상으로 초토화된 삼성 라이온즈 마운드에 최원태(29)가 의연한 태도로 위로가 됐다.
최원태는 지난달 28일 일본 오키나와현 나하에 위치한 셀룰러 스타디움에서 일본프로야구(NPB)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연습경기에서 선발 등판해 3이닝 3피안타 무사사구 2탈삼진 무실점 피칭을 했다.
비록 경기는 2-4로 패했지만, 직구를 과감하게 몸쪽으로 질러 넣는 최원태의 피칭은 소득이었다. 이날 최원태의 구속은 시속 148㎞까지 나왔다. 직구 21구, 커터 9구, 체인지업 7구, 투심 패스트볼 5구, 커브 2구 등 총 44구를 던졌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최원태는 "직구 제구가 잘 된 것 같다. 직구 구속은 (이맘때와) 비슷한 것 같은데 큰 의미는 없다. 체인지업은 괜찮았는데 슬라이더와 커브 감각이 좋지 않았다"고 냉정하게 자신의 피칭을 평가했다.
이어 "일본 명문 구단이랑 게임하니까 오랜만에 긴장한 것 같다. 확실히 콘택트가 좋아 파울 타구를 많이 만드는 것 같다. 쉽게 안 물러나는 느낌이었다. 그래도 모르니까 스트라이크를 던졌다"고 웃었다.

최근 삼성에서 발생한 일을 보면 최원태가 없었으면 어쩔 뻔했나 싶을 정도로 아찔하다. 올해 우승 후보로 언급되던 삼성은 시즌 개막을 한 달 앞두고 초비상에 걸렸다. 토종 에이스 원태인(26)이 팔꿈치 통증으로 개막전이 불투명해진 것이 시작이었다.
얼마 뒤 새 외국인 투수 맷 매닝(28)이 팔꿈치 인대 수술로 퇴출당했고, 설상가상 영건들까지 부상으로 이탈했다. 지난 1일 삼성은 이호성(22)과 1라운드 신인 이호범(19)이 각각 우측 팔꿈치 내측인대 수술(토미 존 서저리)과 팔꿈치 염증으로 2~3주 휴식을 취해야 한다고 알렸다.
여기에 1선발 아리엘 후라도(30)도 파나마 대표팀에 차출돼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 시범경기에서는 사실상 보기 어렵게 됐다. 이로써 삼성 선발진에 남은 건 최원태뿐이었다.
하지만 최원태는 "나는 그런 거에 별로 개의치 않는다. 내 갈 길을 가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내가 잘 버티면 될 것 같다. 또 야구는 모르는 거기 때문에 누가 나가서 꼭 이긴다는 보장은 없다. 내가 나갈 때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부담은 당연히 있지만, 열심히 해보려 한다. 그 외에 걱정은 없다"고 힘줘 말했다.

2025시즌을 앞두고 4년 총액 70억 원 FA 계약을 체결한 최원태는 지난해 가을 영웅으로 거듭났다. 정규시즌 성적은 27경기 8승 7패 평균자책점 4.92로 평범했다.
그러나 SSG 랜더스와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6이닝 무실점 8탈삼진, 한화 이글스와 플레이오프 2차전 7이닝 1실점 4탈삼진으로 삼성을 한국시리즈 문턱까지 끌고 갔다. 비록 마지막 경기 3⅓이닝 5실점(3자책)으로 무너졌으나, 모두에게 가을 사나이로 인정받았다. 최종 포스트시즌 성적은 3경기 2승 무패 평균자책점 2.20.
이에 최원태는 "지난해 포스트시즌 직구 제구가 됐던 걸 잘 기억하면서 타깃을 바꾸니까 잘 된 것 같다"라며 "원래는 포수 미트를 크게 보고 던졌는데 점을 보고 던지니까 더 좋아졌다. 점을 보고 던져야 스트라이크 존을 벗어날 확률이 적은 것 같다. 크게 보고 던지면 더 크게 벗어난다"라고 답했다.
올해는 김재윤, 이승현 등 고참들의 추천을 받아 투수조 조장까지 됐다. 내향적인 성격임에도 오히려 어린 동생들에게 도움을 받는다고 말하는 그다. 최원태는 "어차피 형들이 다 도와줘서 나는 전달만 한다. 어린 동생들도 전혀 부담되지 않고 분위기를 재미있게 잘 만들어줘서 운동만 하고 있다. 확실히 조장이 되니 후배들이나 형들을 더 잘 챙겨줘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애들도 많이 다가와 준다"고 미소 지었다.
시즌 시작에 닥친 고난에도 오히려 2026시즌을 기대했다. 최원태는 "(원)태인이랑도 계속 연락하고 있다. 건강하게 잘 돌아올 거라 믿고 있다"라며 "삼성 2년 차를 맞았는데 정말 명문 구단이라 생각된다. 분위기도 너무 좋고 야구만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셔서 구성원들에게 감사할 따름"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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