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6월 김포 솔터축구장에서 열린 김포FC와 인천 유나이티드의 경기 직후 발생한 팬들 간 폭력 사태와 관련해 가해자 인천 팬 A씨가 피해자인 김포 팬 B씨와 그의 가족들, 그리고 김포 구단에 공개 사과했다. 피해자 측은 사과문 공개 등을 조건으로 무상 합의해 준 것으로 전해졌다.
25일 김포 구단 서포터스 글든크루에 따르면 당시 경기가 끝난 뒤 경기장 밖에서 피해자 B씨의 얼굴을 주먹으로 가격해 치아 결손 등 피해를 입힌 인천 팬 A씨는 경찰 조사를 거쳐 피해자 B씨와 합의했다. 이후 피해자 측 요청과 합의 결과에 따라 자필 사과문을 작성했고, 골든크루 소셜 미디어(SNS)를 통해 공개됐다.
자신을 '인천 유나이티드 서포터스'로 밝힌 A씨는 사과문에 "경기 중 인천 선수(문지환)가 크게 다쳐 인천 서포터스가 화가 많이 났다. 경기 중에 일어난 일들에 대해 경기장 밖에서까지 감정을 표출하면 안 되지만 감정을 주체하지 못했다"며 "선수들 퇴근 중인 밤 10시경 격앙되어 있던 인천 서포터스가 시큐리티 저지선을 밀고 들어가는 상황에서 저지선을 막고 있던 김포 서포터스와 대치 중, (제가) 김포 서포터스 B씨의 얼굴을 주먹으로 가격했다"고 적었다.
A씨는 "이로 인해 B씨의 임플란트 치아가 빠졌으며 B씨의 가족들에게 큰 심려를 끼쳤다"면서 "본인의 순간적인 감정을 이기지 못해 피해를 끼친 것에 대해 진심으로 반성하며 사과드린다. 해서는 안 될 행동이었으며 나아가 K리그 팬문화 발전을 저해하는 문제를 일으켰다"고 사과했다.


이어 A씨는 "B씨 가족에게도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저의 폭행 이후 가장 가까운 곳에서 힘듦을 지켜보았을 것이다. 피해 가족을 지켜보게 만든 원인을 제공한 것에 진심으로 뉘우치며 거듭 사과드린다"며 "김포 구단에도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물의를 일으켜 김포 구단을 사랑하는 팬들에게 피해를 줬다. 건강한 팬문화와 질서를 어지럽게 했다. 이에 힘듦을 겪으셨을 김포 구단에도 다시 한번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향후 같은 상황 발생 시, 그 자리를 피하거나 무마시키려 노력해 같은 잘못을 저지르지 않겠다"고 약속한 A씨는 "다시 한번 피해자인 B씨에게 진심 어린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그 고통을 함께했던 분들에게도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죄송하다"면서 "제 이름과 지장을 지워준다는 조건에 공개사과문을 SNS에 기사에 반영해도 상관없음을 인정하고 동의한다"고 덧붙였다.
공개 사과문을 올린 김포 서포터스 측은 "피해자와 가해자는 김포경찰서에서 원만히 합의했고, 피해자께서 사과문 공개 게시를 요청하셨고 가해자 또한 이에 동의(모자이크 처리)해 본문을 게시한다"면서 "피해자께서는 젊은 청년의 미래를 고려해 금전적 손해에도 불구하고 가해자의 진심 어린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 그리고 사과문 공개를 조건으로 무상 합의를 결정하셨다. 대승적 차원에서 용단을 내려주신 피해자분께 깊은 존경과 감사를 드린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인천은 지난 6월 김포 원정 당시 0-1로 뒤지다 후반 추가시간 막판 문지환의 극적인 동점골이 나오면서 1-1로 비겼다. 다만 문지환의 득점 장면에서 김포 골키퍼 손정현과 강하게 충돌했고, 결국 문지환은 들것에 실려나간 뒤 십자인대 손상 등 무려 전치 12개월 진단을 받았다. 경기 내내 거친 플레이가 이어진 데다 경기 종료 후 인천 외국인 코치를 향한 박동진(김포)의 손가락 욕설 파문까지 더해 논란이 커졌다. 결국 경기가 끝난 뒤 경기장 밖에서는 팬들 간 폭력사태로까지 번졌다. 원정 경기였던 만큼 당시 폭력을 행사한 가해자 A씨에 대한 인천 구단 차원의 징계 등 조치는 별도로 논의된 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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