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믿을 수 없을 정도의 득점 감각이다. 손흥민(33·로스앤젤레스FC)이 미국 메이저리그 사커(MLS) 진출 후 첫 코리안 더비에서 멀티골을 작렬했다.
LAFC와 세인트루이스는 28일 오전 9시 30분(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에너자이저 파크에서 열린 2025시즌 MLS 정규리그에서 맞붙었다.
손흥민과 국가대표팀 후배 공격수 정상빈(23·세인트루이스 시티)의 맞대결이다. 손흥민과 정상빈이 나란히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손흥민은 중앙 공격을 맡았고 정상빈은 왼쪽 날개에서 출전했다.
전반 추가시간 손흥민은 하프라인 부근에서 공을 잡은 뒤 단독 드리블 돌파에 나섰다. 상대 수비를 따돌리고 박스 안으로 파고든 그는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세인트루이스는 손흥민의 질주를 막지 못했고 이날 두 번째 실점을 허용했다.
시즌 7호골이었다. 앞서 손흥민은 레알 솔트레이크전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했고, 18일 솔트레이크전에서는 해트트릭을 폭발시켰다. 14일 산호세 어스퀘이크스전에서도 골을 넣으며 연속 득점을 이어갔다.


기세를 올린 손흥민은 후반전 8호골까지 꽂아 넣었다. 세인트루이스 수비는 손흥민의 오른발을 제어하지 못했다. 후반 15분 손흥민은 상대 수비수가 박스 안에 몰린 상황에서 절묘한 각도로 공을 꺾어 차며 세인트루이스전 멀티골을 완성했다.
A매치를 포함해 6경기 연속골이다. 손흥민은 9월 두 차례 A매치에서도 미국전 1골 1도움, 멕시코전 1골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세인트루이스전에서 원정팀 LAFC는 손흥민, 데니스 부앙가, 앤드류 모란을 공격진에 배치했다. 마르코 델가도, 에디 세구란, 마티유 초이네르가 중원을 책임졌고 아르템 스몰리아코프, 은코시 타파리, 라이언 포르테우스, 다니엘 팔렌시아가 수비를 맡았다. 골문은 위고 요리스가 지켰다.
LAFC는 경기 초반부터 세인트루이스를 강하게 압박했다. 손흥민을 비롯한 공격진이 수비 지역까지 내려가 압박을 가하며 실책을 유도했다. 공을 탈취하면 빠르게 슈팅까지 연결했다.
전반 15분에는 부앙가가 오른발 중거리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공은 왼쪽 골문 구석을 갈랐다. 최근 리그 5경기에서 9골째이자 시즌 23호골이었다. MLS 득점 선두 리오넬 메시(24골·인터 마이애미)와의 격차도 한 골 차로 좁혔다.


세인트루이스는 손흥민의 영향력에 끌려다녔다. 20분 손흥민을 막기 위해 수비가 쏠린 사이 델가도가 슈팅 기회를 잡았지만 골대를 맞혔다. 25분에는 정상빈이 문전에서 오른발 발리 슈팅을 시도했으나 정확히 맞지 않으면서 공중으로 뜨고 말았다. 요리스 골키퍼가 공을 잡아내자 정상빈은 아쉬움을 드러냈다.
전반 막바지 손흥민이 다시 한번 골망을 흔들었다. 하프라인 부근에서 공을 잡자마자 폭발적인 드리블로 상대 진영을 단숨에 돌파했다. 이어 오른발 슈팅으로 마무리하며 LAFC의 두 번째 골을 터뜨렸다. 세인트루이스는 끝내 손흥민의 질주를 막지 못했다.
후반 초반에도 손흥민의 뜨거운 발끝은 식을 줄 몰랐다. 9분 손흥민은 절묘한 접기 동작 후 오른발 감아차기로 오른쪽 골문 구석을 겨냥했다. 공은 골대 오른쪽으로 살짝 빗나갔다. 득점을 확신했던 듯한 손흥민은 머리를 쓸어내리며 아쉬워했다.
공세를 늦추지 않은 LAFC가 세인트루이스 골망을 세 번이나 흔들었다. 부앙가가 13분 문전으로 쇄도하며 오른발로 마무리했다. 하지만 오프사이드로 골이 인정되지 않았다. 손흥민은 측면으로 열어주는 스루패스로 기점 역할을 했다.
또 손흥민의 슈팅 감각이 빛났다. 15분 손흥민은 문전에서 상대 수비를 앞에 두고 절묘한 오른발 슈팅으로 왼쪽 골문 구석을 갈랐다. 골키퍼는 예리한 궤적으로 빨려 들어가는 손흥민의 슈팅을 쳐다볼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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