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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 만에 '조별리그 탈락' 위기, U20 월드컵 벼랑 끝 몰린 이창원호

18년 만에 '조별리그 탈락' 위기, U20 월드컵 벼랑 끝 몰린 이창원호

발행 :
김명석 기자
1일(한국시간) 칠레 발파라이소의 에스타디오 엘리아스 피게로아 브란데르에서 열린 2025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조별리그 B조 2차전 파라과이전 0-0 무승부 후 아쉬워하고 있는 한국 대표팀 선수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1일(한국시간) 칠레 발파라이소의 에스타디오 엘리아스 피게로아 브란데르에서 열린 2025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조별리그 B조 2차전 0-0 무승부 후 아쉬워하고 있는 한국과 파라과이 선수들. /AFPBBNews=뉴스1

2025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 나선 이창원호가 그야말로 벼랑 끝에 몰렸다. 조별리그 두 경기에서 거둔 승점은 단 1점, 최종전만 남겨두고 조 최하위로 처진 상태다. 마지막 남은 반전 기회마저 잡지 못하면 이번 한국 U-20 대표팀은 무려 18년 만에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불명예 기록을 남긴다.


지난 1일(한국시간) 파라과이와의 조별리그 2차전 무승부가 결과적으로 치명타가 됐다. 이창원 감독이 이끈 U-20 대표팀은 이날 칠레 발파라이소의 에스타디오 엘리아스 피게로아 브란데르에서 열린 대회 조별리그 2차전에서 0-0으로 비겼다. 파라과이는 U-20 월드컵 본선 진출이 12년 만인 팀이자, 조 추첨 당시 최하위 포트에 속한 팀이었다.


단순히 무득점 무승부라는 결과만 아쉬운 게 아니었다. 이날 한국은 전반전에 단 한 개의 슈팅조차 기록하지 못하는 졸전을 펼쳤다. 볼 점유율만 높았을 뿐 이렇다 할 공격 기회를 만드는 데 애를 먹었다. 전반 추가시간 상대의 퇴장으로 수적 우위를 점한 뒤에야 후반 공격 활로를 찾으며 슈팅을 기록할 정도였다. 그러나 추가시간을 포함해 후반전 50분 넘게 11대10의 싸움을 펼치고도 한국은 끝내 한 골을 만들지 못했다. 파라과이와 승점 1씩 나눠 가졌지만 그 의미는 너무나도 달랐다.


앞서 1차전에서 우크라이나에 1-2로 졌던 한국은 결국 조별리그 두 경기에서 1무 1패에 그쳤다. 출국 당시만 해도 최선의 성적으로 조별리그 3승, 현실적으로는 2승 1무까지 기대했던 이창원 감독의 자신감과도 거리가 먼 중간 성적표다. 그렇다고 전술이나 경기력은 좋은데 결과가 따르지 않은 불운도 아니었다. 그야말로 벼랑 끝에 몰린 이유이기도 하다.


최근 대회들과 비교해도 유독 불안한 출발이다. 김은중 감독이 이끌고 4강 신화를 썼던 2023년 대회 땐 조별리그 첫 경기부터 프랑스를 잡아내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정정용호가 나섰던 2019년 대회 땐 1차전에선 포르투갈에 졌지만 이후 남아프리카공화국, 아르헨티나를 잇따라 꺾고 준우승 대업을 달성했다. 조별리그 첫 두 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거두지 못한 건 2009년 대회(1무 1패)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이창원 U-20 대표팀 감독. /AFPBBNews=뉴스1
1일(한국시간) 칠레 발파라이소의 에스타디오 엘리아스 피게로아 브란데르에서 열린 2025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조별리그 B조 2차전 파라과이전 0-0 무승부 후 아쉬워하고 있는 한국 대표팀 선수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이제 남은 기회는 단 한 경기, 오는 4일 오전 5시 열리는 파나마와의 최종전이다. 연령별 대표를 통틀어 한국축구와 맞대결 자체가 지난 2018년 홈에서 열린 A대표팀 평가전(무승부)이 유일할 만큼 익숙한 상대는 아니다. 다만 A대표팀 기준 FIFA 랭킹이 29위(한국 23위)일 정도로 결코 만만한 팀은 아니다. 이번 대회 조별리그에서도 파라과이와 난타전을 펼쳤고, 후반 추가시간 극장골 실점 탓에 2-3으로 졌다. 한국이 패배했던 우크라이나와는 1-1로 비기고 승점 1을 챙겼다.


한국이 16강 진출을 위해서는 무조건 파나마를 잡아야 하고, 되도록 다득점까지도 필요하다. 이번 대회는 각 조 1·2위와 함께 각 조 3위 중 성적이 좋은 상위 네 팀도 16강 토너먼트에 오른다. 파나마전 결과에 따라 단숨에 2위 도약도 노려볼 수 있고, 조 3위를 통한 16강 진출 가능성도 따져볼 수 있다. 다득점이 필요한 이유는 조 3위 팀들 간 성적 비교에 조별리그 전체 득실차와 다득점이 중요한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만약 파나마전 승리를 통해 반전을 이뤄낼 수 있다면, 이 연령대 특성상 분위기는 단번에 바뀔 수 있다. 지난 2009년 대회 당시에도 한국은 이번 대회처럼 조별리그 첫 두 경기에서 1무 1패에 그치며 탈락 위기에 몰렸으나, 최종전 미국전 3-0 완승으로 반등에 성공했다. 조 2위로 16강에 진출한 뒤 여세를 몰아 파라과이를 완파하고 대회 8강까지 올랐다. 조별리그 탈락 위기를 털어내고 18년 만에 U-20 월드컵 8강에 오르는 '반전 스토리'를 썼던 역사가 있다.


반대로 끝내 반전을 이뤄내지 못한다면, 이창원호는 결국 조 최하위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하게 된다. 본선에 참가한 24개 팀 중 무려 16개 팀이 토너먼트에 진출하는데도 그 기회를 잡지 못한 채 탈락한 팀으로 한국축구 역사에 남게 되는 셈이다. U-20 대표팀이 마지막으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건 2007년 대회가 마지막이다. 당시에도 조별리그 1무 1패 이후 반드시 이겨야 했던 최종전에서도 비겨 최하위로 탈락한 바 있다. 확실하게 반등하지 못할 경우, 이창원호는 18년 만의 U-20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불명예 기록만 남긴 채 귀국길에 올라야 한다.


1일(한국시간) 칠레 발파라이소의 에스타디오 엘리아스 피게로아 브란데르에서 열린 2025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조별리그 B조 2차전에 나선 한국 U-20 대표팀 선수들.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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