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 농구 국가대표팀 사상 최초 외국인 사령탑이 굴욕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니콜라이스 마줄스(라트비아)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 농구 대표팀은 대만에 기록적인 대패를 당하며 고개를 숙였다.
한국은 26일(한국시간) 대만 신좡 체육관에서 열린 2027 국제농구연맹(FIBA) 농구 월드컵 아시아 예선 2차 예선 개막전에서 대만에 65-77로 완패했다. 이로써 마줄스 감독은 한국 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치른 첫 공식 경기에서 12점 차 패배라는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아무리 감독 부임 후 첫 경기라지만, 마줄스 감독의 데뷔전은 대참사에 가깝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우위로 평가받던 대만을 상대로 무기력한 경기 끝에 완전히 무너졌기 때문이다.
이번 패배는 단순한 1패 이상의 역사적인 굴욕이다. 한국이 주요 FIBA 대회에서 대만에 패한 것은 지난 2009년 FIBA 아시아컵에서 65-70으로 패한 이후 무려 약 17년 만이다. 과거 1995년 아시아컵에서 62-63으로 패했던 기록을 포함해 역대 대만전 통산 세 번째 패배일 정도로 한국 농구의 기록적인 사건이다.
특히 대만은 이번 경기 전까지 최악의 부진에 빠져 있었다. 대만은 이번 예선 기간 전까지 월드컵 예선 14경기 중 13패를 기록할 정도로 예선 최약체로 통한다. 게다가 최근 11경기에서는 전패를 당하고 있었다. 최근 6경기 연속 80점 이상을 실점했고, 같은 기간 단 한 번도 73점 이상 득점하지 못했을 정도로 공수 밸런스가 무너진 상태였다.
하지만 한국은 이러한 최약체를 상대로 완패를 당하며 대만의 연패 탈출 제물이 되는 수모를 겪었다.
경기 내용 면에서도 한국은 대만에 완전히 압도당했다. 한국은 야투 성공률이 31.5%라는 처참한 수준에 그쳤다. 대만은 45.3% 비교적 높은 성공률을 기록했다. 턴오버 역시 대만(13개)보다 많은 18개를 범하며 스스로 자멸했다.
리바운드 싸움에서 39-45로 밀린 것이 결정적이었다. 대만의 귀화 선수 브랜든 길베크(213cm)는 18득점 16리바운드를 기록하며 한국의 골밑을 휘저었다.
한국은 이현중이 3점 슛 3개 포함 18득점 8리바운드로 고군분투했지만, 4쿼터 종료 4분여를 남기고 퇴장당하며 추격의 동력을 잃었다.
팀 전체가 슛 난조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유기상의 출전 시간이 적었던 점은 마줄스 감독의 용병술에 큰 의문을 남겼다. 전반전 약 1분 출전에 그쳤던 유기상은 후반에만 총 14분 25초를 뛰며 13점으로 효율적인 공격을 선보였다. 베테랑 이승현은 홀로 두자릿수 리바운드(10개)를 기록하며 고군분투했다.
마줄스 감독은 경기 후 FIBA 공식 기자회견에서 "원하는 만큼 공을 충분히 움직이지 못했다"라며 "어시스트와 턴오버의 균형이 좋지 않았다. 슛 시도도 성급했다. 상대의 역습을 제어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라고 밝혔다. 이현중 또한 "감독님 말씀대로 경기를 계획대로 펼치지 못했다"며 "나를 포함해 선발 5명이 팀 농구를 하지 않고 빠르게 슛만 쏘려고 했던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이날 패배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2승 1패를 기록하며 B조 2위 자리를 유지했다. 현재 1위 일본과 승패는 같지만, 득실 차에서 밀렸다.
마줄스호는 대만전 참사를 뒤로하고 이제 일본 오키나와로 이동해 오는 3월 1일 일본과 운명의 맞대결을 펼친다.
두 팀 모두 이번 한일전 승리가 절실하다. 일본 역시 한국이 패배한 날 중국전에 패배하며 순위 경쟁이 안갯속으로 빠져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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