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 첫 안타를 홈런으로 쏘아올린 1라운드 신인은 두 번째 안타로 더 강렬한 임팩트를 남겼다. 이번엔 선두 경쟁을 종결시키며 한화 이글스에 악몽을 안겼다.
SSG 이율예(19)는 1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홈경기에서 7회말 대타로 출장해 9회말 경기를 끝내는 투런 홈런으로 팀에 6-5 역전승을 안겼다.
프로 2번째 안타도 홈런이었다. 리그 최고 마무리 중 하나인 김서현과 막판 극적인 선두 경쟁을 이어가던 한화를 한 순간에 무너뜨린 한 방이었다. 10개 구단의 이목이 집중됐던 경기에서 강렬한 존재감을 각인 시킨 홈런이었다.
팀이 2-5로 끌려가던 9회말 한화 마무리 김서현을 상대로 SSG가 대타 카드를 활용했던 류효승의 안타 이후 현원회가 추격의 투런 홈런을 날렸다. 김서현이 흔들렸고 정준재가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걸어나간 뒤 7회 대타로 나서 삼진으로 물러났던 이율예가 다시 등장했다.
올 시즌 5경기에서 안타가 단 하나뿐이었지만 홈런을 맛봤던 신인 타자. 팀도 이미 3위를 확정지은 상황에서 누구보다 과감히 스윙을 할 수 있는 패기가 있었고 김서현의 가운데로 들어오는 시속 151㎞ 직구를 가만히 지켜볼 수 없었다. 강한 파열음을 낸 타구는 좌측을 향해 빠른 속도로 날아가더니 담장을 넘어갔다. 한화와 김서현도, SSG랜더스필드를 가득 메운 만원 관중 또한 믿을 수 없는 한 방이었다.

이날 경기는 비로 인해 1시간 지연 개시됐고 잠실에서 열린 최종전에서 패하며 자력 우승이 불가능해진 LG 트윈스와 팬들 또한 자리를 떠나지 못하고 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었다. 이율예의 홈런 순간 잠실에서도 샴페인 폭죽이 터졌다.
강릉고 졸업한 이율예는 올 시즌 1라운드 8순위 신인으로 2억 2000만원의 계약금을 받고 큰 기대 속에 입단했다. 이지영의 뒤를 이어 조형우와 함께 선의의 경쟁을 펼칠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프로 무대의 높은 벽을 체감하는 사이 조형우가 빠르게 성장했고 꾸준히 순위 경쟁을 펼치며 많은 기회를 얻지 못했다. 4월과 7월에 한 타석씩만 기회를 얻었다. 이숭용 감독은 많은 기회를 주지 못했지만 타격에서 많은 발전을 이뤘다는 평가와 함께 9월 확대 엔트리에 맞춰 가장 먼저 올릴 후보로 손꼽았다.
9월 20일 두산전에서 데뷔 첫 안타를 스리런 홈런으로 장식했고, 이날 두 번째 안타 역시 홈런이었다. 시즌 성적은 6경기 8타수 2안타(타율 0.250) 5타점. 2개의 안타가 모두 홈런으로 장타율은 1.000이다.
이날도 경기 후 "시즌 홈 마지막 경기에서 팬들에게 좋은 선물을 드린 것 같다. (현)원회와 (이)율예의 어메이징한 홈런이었다. 누구도 예상할 수 없는 홈런을 두 유망주들이 해냈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이율예는 "꿈을 꾼 것만 같다. 타석에서 자신 있게 돌리자는 생각으로 임했다. 앞에 나간 타자 형들이 안타도 치고 홈런도 쳐서 이렇게 나에게 기회가 온것 같다. 형들 덕분에 홈런 칠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비거리는 100m에 불과했지만 홈런을 직감할 수 있었다. "맞는 순간 넘어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이율예는 "그런데 상대 좌익수가 잡으려고 해서, 제발 넘어가라는 마음으로 타구를 바라봤다. 홈런을 쳐서 기쁘다"고 말했다.
꿈만 같은 장면이었다. "후회 없이 돌리자고 생각했다. 후회를 남길 바에는 자신 있게 스윙하고 차라리 삼진을 당하자는 마음으로 타석에 섰다"며 "또 내가 타석에 섰을 때 팬들의 응원 소리가 엄청 컸다. 그 덕에 홈런을 칠 수 있었다"고 만원 관중들에 고마움을 표했다.
생애 첫 끝내기를 너무도 극적인 장면으로 연출했다. "소름이 돋았다. 진짜 팬들의 응원소리가 너무 커서 꼭 보답하고 싶었다"며 "형들도 진짜 다들 잘했다고 칭찬해주셨다. 앞으로도 계속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시즌 막판 보여준 홈런 두 방은 포스트시즌 엔트리 합류도 기대케 만든다. 이율예는 "데뷔 첫 시즌부터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들어간다면 정말 영광일 것 같다"며 "경기를 뛰지 못한다면 다른 형들을 잘 서포트할 것이고 경기에 뛸 기회가 주어진다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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