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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슬픈 득점왕 '또' 나올까... K리그 개인 타이틀 경쟁 본격화

세상에서 가장 슬픈 득점왕 '또' 나올까... K리그 개인 타이틀 경쟁 본격화

발행 :
김명석 기자
지난해 11월 열린 하나은행 K리그 2024 대상 시상식에서 K리그1 최다 득점상을 수상한 무고사(인천 유나이티드)가 수상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지난해 프로축구 K리그1 시상식에 참석한 무고사(인천 유나이티드)는 '세상에서 가장 슬픈 득점왕'이었다. 치열한 경쟁 끝에 15골로 득점상 타이틀을 품었지만, 소속팀 인천이 K리그2로 강등된 탓이다. 승강제 도입 이후 강등팀에서 득점왕이 나온 건 처음이었다. 시상대에 올라 득점상 트로피를 품은 무고사가 환하게 웃을 수 없었던 이유였다.


공교롭게도 올 시즌 K리그1 득점 부문과 도움 부문 1위에 올라 있는 선수들도 강등권에 속한 선수들이다. 득점 부문에선 싸박(수원FC)이 15골, 도움 부문에선 세징야(대구FC)가 11개로 각각 선두다. 수원FC는 승강 플레이오프(PO) 진출권인 10위, 대구는 다이렉트 강등 순위인 12위에 각각 처져 있다. 자칫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강등팀에서 개인 타이틀 수상자가 나올 수도 있는 셈이다. 팀의 K리그1 생존뿐만 아니라 개인 타이틀까지 걸린 이들의 남은 파이널 라운드 활약에 관심이 쏠리는 배경이다.


물론 이들 외에 득점상·도움상 타이틀에 도전하는 다른 선수들의 의욕도 대단하다. K리그 개인 타이틀은 기록이 같으면 출전 경기 수, 출전 시간까지 따져 단 한 명에게만 타이틀이 주어지는 데다, 이제는 파이널 라운드 5경기만 남은 만큼 서서히 개인 기록에도 신경 쓸 시기가 됐다. 개인상 타이틀이 결국 시즌 베스트11 경쟁에서도 크게 작용한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는 동기부여다.


K리그1 득점 선두 수원FC 싸박(왼쪽).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포항 스틸러스 공격수 이호재.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득점상 타이틀은 워낙 치열한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 한 경기 멀티골만 나와도 순위가 크게 요동칠 수 있는 상황이다.


현재 1위는 싸박이지만, 이호재(포항 스틸러스) 역시도 15골로 득점 수가 같다. 대신 출전 경기 수가 이호재가 1경기 더 많아 2위로 밀린 상태다. 그 뒤를 전진우가 14골, 콤파뇨(이상 전북 현대)와 주민규(대전하나시티즌), 모따(FC안양)가 13골, 이동경(김천 상무)이 12골로 그 뒤를 잇고 있다. 8위 세징야(11골), 9위 에릭(울산), 10위 박상혁(김천·이상 10골)도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 중이다. 1골 차로 순위들이 엇갈려 있는 초박빙 경쟁이다.


싸박이 팀의 강등권 탈출을 이끌기 위해서라도 득점포 가동이 필요하다면, 득점 수가 같은 이호재 역시 팀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진출 경쟁이라는 동기부여가 뚜렷하다. 싸박이 8월 이후 9경기 8골을 몰아치며 가파른 기세를 타고 있다면, 이호재는 최근 출전한 6경기 중 5경기에서 1골씩 터뜨릴 만큼 꾸준하게 득점포를 가동하고 있어 최근 흐름도 팽팽하다.


이들의 뒤를 쫓는 전진우와 콤파뇨는 소속팀의 우승이 확정된 상황이라, 이제는 '부담 없이' 골 욕심을 내볼 수 있다는 점이 최대 장점이다. 다만 같은 팀에 속해 있다 보니 동료들의 지원이 분산될 수밖에 없다는 점은 보이지 않는 변수가 될 수 있다. 주민규 역시 ACL 경쟁, 모따는 여전히 안심할 수 없는 생존 경쟁을 위해서라도 남은 시즌 득점이 필요한 건 마찬가지다.


전북 현대 콤파뇨(왼쪽)와 전진우.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만약 국내 선수가 득점상 타이틀을 품는다면 지난 2023시즌 주민규(당시 울산) 이후 2년 만에 토종 득점왕이 다시 탄생한다. K리그1은 2021년 주민규(당시 제주), 2022년 조규성(당시 전북), 2023년 주민규 등 3년 연속 국내 선수가 득점왕을 차지하다 지난해 무고사가 4년 만에 외국인 선수로서 득점상 타이틀을 품었다.


도움상 타이틀 경쟁은 사실상 이파전으로 굳어졌다. 세징야와 더불어 이동경 역시도 11개의 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안데르손이 8개, 김진수(7개·이상 FC서울)가 뒤를 쫓고 있지만, 어시스트 기록 자체가 혼자 힘으로 쌓을 수 없는 데다 조건도 까다롭다 보니 역전이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이동경은 오는 28일 전역 후 울산 HD로 복귀한다. 울산 역시 10위 수원FC에 2점 앞선 잔류 마지노선에 위치한 터라, 공교롭게도 세징야와 이동경 모두 팀의 K리그1 잔류 경쟁과 함께 도움상 타이틀 경쟁도 펼쳐야 하는 상황이다. 세징야와 이동경 모두 '슬픈 개인 타이틀'이 아닌, 팀의 잔류와 함께 개인상 타이틀까지 품는 값진 결실들을 바라고 있다.


도움 1위에 올라있는 대구FC 세징야.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세징야와 함께 도움상 타이틀 경쟁을 펼치고 있는 김천 상무 이동경. 오는 28일 전역 후엔 울산 HD에 합류한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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