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국 축구대표팀의 지휘봉이 공석이 되면서 신태용(55) 전 인도네시아 대표팀 감독의 동남아 복귀 가능성이 다시 거론되고 있다. 최근 이시이 마사타다(일본) 감독이 태국 대표팀에서 갑작스럽게 해임되며 신태용 감독이 태국 사령탑 후보군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매체 '사커 다이제스트'는 23일 "태국축구협회(FAT)가 이시이 감독의 경질을 전격 발표했다"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이시이 감독은 해임 통보 당일 자신의 개인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21일 오전 10시에 협회로부터 '대만전 두 경기의 복기를 하자'는 연락을 받고 회의에 참석했지만, 회의 종료 후 '오늘 계약을 해지한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협회는 '각 연령대 대표팀의 코칭스태프를 교체하고 싶다'는 이유를 들었다"며 "오후에는 이미 해임 발표가 나 있었다. 너무나 불성실한 처사"라고 불만을 드러냈다.
이시이 감독은 2023년 11월 태국 A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해 부리람 유나이티드 등 태국 구단에서의 지도 경험을 바탕으로 팀을 이끌었다. 2024 아시안컵 16강 진출과 월드컵 예선 대만전 2연승 등 나름의 성과를 거뒀지만, FAT는 돌연 계약 해지를 발표했다. 이시이는 "아직 감독으로 일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태국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지도자로 계속 일할 생각"이라며 향후 행보에 여지를 남겼다.

이시이 감독의 경질 직후 태국축구협회는 차기 감독 후보 명단을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인도네시아 CNN'은 22일 "태국 현지 매체 보도를 인용해 FAT가 7명의 후보를 공개했으며, 신태용 전 울산HD 감독의 이름도 포함됐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후보에는 박항서 전 베트남 대표팀 감독, 신태용 전 인도네시아 대표팀 감독, 현재 FAT 기술이사로 활동 중인 앤서니 허드슨 등이 이름을 올렸다. 매체는 "동남아 무대에서 큰 성공을 거둔 두 명의 한국 감독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며 신태용 감독 또는 박항서 감독의 태국 대표팀 부임 가능성을 점쳤다.
신태용 감독은 2020년부터 2025년까지 인도네시아 대표팀을 지휘하며 여러 성과를 냈다. 부임 첫 해 아세안 미쓰비시 일렉트릭컵 준우승, 2023년 카타르 아시안컵 16강 진출, 그리고 인도네시아 축구 역사상 최초의 월드컵 3차 예선 진출을 이끌었다. U-23 대표팀 역시 그의 지도 아래 아시안컵 4강에 오르는 파란을 일으켰다.
다만 신태용 감독은 올해 초 K리그1의 울산 감독으로 복귀했지만, 성적 부진과 내부 갈등 등으로 중도 사퇴한 바 있다. 하지만 동남아 무대에서는 지도력과 팀 조직력 관리 능력을 인정받아, 태국축구협회가 새 사령탑으로 검토하는 외국인 후보 중 가장 유력한 인물로 꼽힌다.
박항서 감독 역시 동남아 무대에서 신화를 쓴 지도자다. 2017년 베트남 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해 2018 아세안 미쓰비시 일렉트릭컵 우승, 2019 아시안컵 8강, U-23 아시안컵 준우승 등 눈부신 성과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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