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트윈스 염경엽(57) 감독이 좌완 선발 송승기(23)를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 키플레이어로 꼽았다.
염경엽 감독은 2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KBO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에서 키플레이어를 투·타 한 명씩 꼽아달라는 질문에 "송승기가 중간에서 얼마나 핵심적인 역할을 해주느냐가 굉장히 중요할 것 같다"고 콕 집어 말했다.
송승기는 삼일초-매향중-야탑고 졸업 후 2021 KBO 신인드래프트 2차 9라운드 87순위로 LG에 입단한 좌완 투수다. 프로 5년 차인 올해 처음으로 선발 풀타임을 돌면서 정규시즌 28경기 11승 6패 평균자책점 3.50, 144이닝 125탈삼진을 기록했다. 전반기에만 17경기 8승 5패 평균자책점 3.39를 마크하며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떠올랐고 LG의 2년 만의 정규시즌 1위에도 큰 도움을 줬다.
한화를 상대로는 좋지 않았다. 3경기 동안 승리 없이 2패 평균자책점 3.86이었는데, 2패 모두 평균자책점 6.75로 대전에서 기록한 것이었다. 그럼에도 염 감독이 키플레이어로 꼽은 데는 이유가 있었다. 포스트시즌은 1선발이 5차전에도 등판할 수 있는 덕에 굳이 선발 5명이 필요하지 않다.
올해 포스트시즌의 문동주(22·한화)가 대표적인 사례다. 문동주는 4번째 선발임에도 삼성 라이온즈와 플레이오프(PO) 두 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0, 6이닝 1볼넷 10탈삼진으로 활약했다. 최고 시속 162㎞(전광판 기준)의 강력한 직구와 낙차 큰 스플리터는 위기 상황에서 상대 타선을 완벽하게 눌렀다. 그 결과 문동주는 단 두 번의 등판으로 87표 중 61표(문현빈 13표, 노시환 4표, 채은성 4표, 폰세 3표, 김영웅 2표)로 득표율 70.1%를 기록하며 PO MVP를 수상했다.

LG에도 그런 문동주 같은 존재가 필요했고 일찌감치 준비하고 있었다. LG도 앤더스 톨허스트-요니 치리노스-임찬규라는 강력한 3선발을 구축하고 있었기에 가능했다. 시즌 막판 염 감독은 송승기와 손주영(27)을 불펜으로 시험했고, 송승기가 중간에서 조금 더 안정적인 활약을 보였다. 손주영이 불펜 3경기 3⅔이닝 5실점, 평균자책점 12.27, 피안타율 0.450으로 크게 흔들렸지만, 송승기는 1경기 1⅓이닝 2실점(0자책)으로 상대적으로 나았다.
구위 면에서도 송승기가 돋보이는 편이다. 구속은 최고 시속 152㎞에 불과하지만, 입단 당시부터 뛰어난 직구 수직 무브먼트와 분당 회전수(RPM)를 높게 평가받았다. 시즌 중 송승기는 "수직 무브먼트와 RPM은 군대 가기 전에도 좋은 편이긴 했는데, 올해 트래킹 데이터를 보니 확실히 군대 있을 때보다도 더 좋아져서 나도 놀랐다. 아무래도 많이 던지다 보니 때리는 힘도 늘어난 것 같다. 수치적으로도 좋으니까 이제 내 직구를 믿고 던질 수 있겠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올 시즌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 포크 등 변화구 제구도 좋아지면서 풀타임 선발로서 임무를 완수할 수 있었다. 송승기의 마지막 선발 등판은 9월 30일(86구), 청백전 등판을 감안해도 충분한 휴식을 취해 구위는 정규시즌만큼을 기대할 수 있다.
유영찬-김진성-김영우로 우투수 일색의 필승조에 좌완 송승기가 추가되면서 리그 평균자책점 3위의 LG 마운드는 한층 더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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