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O 리그에서 2년 연속 평균자책점 3점대를 기록했던 좌완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29)가 한국을 떠났다.
헤이수스는 지난달 30일 한국야구위원회(KBO)가 공식 발표한 보류선수에서 제외되면서 FA 신분이 됐다. 조건 없이 KBO 리그 다른 팀으로도 갈 수 있게 됐다.
일단 고국의 윈터리그에서 다음 행선지를 정하게 됐다. 베네수엘라 매체 엘레메르헨테는 최근 "헤이수스가 베네수엘라 프로야구리그(LVBP)의 나베겐테스 델 마가라네스 팀에 2025~2026시즌 9주 차부터 합류한다"고 밝혔다.
헤이수스는 지난해 키움 히어로즈에 입단하며 처음 KBO 리그와 인연을 맺었다. 에릭 요키시의 뒤를 이을 좌완 에이스로 기대받았고, 30경기 13승 11패 평균자책점 3.68, 171⅓이닝 178탈삼진으로 활약했다.
2024시즌 후 키움 구단의 예상 밖 결정에 1년 만에 KT로 이적했다. 키움 구단은 준수한 성적을 거둔 아리엘 후라도(29)와 헤이수스를 모두 조건 없이 보류 선수 명단에서 제외했다. 덕분에 KT는 부담 없이 헤이수스를 선택했다.
헤이수스는 KBO 2년 차인 올해도 32경기 9승 9패 1홀드 평균자책점 3.96, 163⅔이닝 165탈삼진으로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뒀다. 2년 연속 평균자책점 3점대를 기록했고, 무엇보다 이닝 소화력이 리그 최고 수준이었다. 335이닝으로 387⅔이닝의 후라도에 이어 리그 전체 2위였다.

그런 헤이수스가 재계약은커녕 보류선수에서도 제외된 건 의미심장하다. 헤이수스가 KBO 리그 타 팀의 제의를 받지 못하거나, 혹여 계약해도 타격이 적다는 계산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KT 구단의 이후 행보에서 그 배경을 짐작할 수 있었다.
KT는 패트릭 머피(30)와 헤이수스와 재계약하지 않고, 맷 사우어(26), 케일럽 보쉴리(32) 두 우완 투수와 재계약했다. 두 선수 모두 꾸준히 시속 150㎞의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는 구위형 투수들이다. KT 구단 관계자는 사우어 영입 후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올해 KBO 리그에서 구위형 투수들이 선전했다"면서 최근 변화한 트렌드에 발맞추고자 하는 구단의 의지를 전했다.
실제로 헤이수스는 올해 한화의 외국인 듀오 코디 폰세-라이언 와이스, NC의 라일리 톰슨과 달리 강한 직구로 타자를 압도하는 유형은 아니었다. 안정적인 제구를 바탕으로 투심 패스트볼과 다양한 변화구로 상대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는 유형이었다.
그래서인지 시즌이 지날수록 상대 타자들이 헤이수스의 공에 빠르게 적응하는 모습이었다. 17경기 6승 6패 평균자책점 3.38로 준수했던 전반기와 달리 후반기는 15경기 3승 3패 평균자책점 4.79로 크게 흔들렸다. 또한 우타자에만 약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좌타자를 상대로도 평균자책점 5.10, 피안타율 0.289로 좌완의 이점을 전혀 살리지 못했다.
결국 타자 친화적인 구장인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 가서도 자신의 가치를 증명한 전 파트너 후라도와 달리, 헤이수스는 선택받지 못하고 한국을 떠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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