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배구연맹(KOVO)이 비정상적 운영으로 논란을 일으킨 컵대회 실무자들에 징계를 내렸다.
KOVO는 27일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연맹 대회의실에서 지난 9월에 개막한 2025 여수·NH농협컵(컵대회)가 비정상적으로 운영된 것을 두고 인사위원회를 열고 징계 수위를 논의했다.
이날 인사위원회에는 위원장 조원태 총재와 구단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위원회는 회의를 마친 뒤 실무를 총괄한 사무총장에게 감봉 3개월 조치를 내렸다.
홍보팀장(2개월), 사무국장, 경기운영팀장(이상 1개월)에 대해서도 감봉 처분을 내렸고 실무 담당자들은 견책 조치를 받는다.
연맹은 지난달 13일 전남 여수에서 개최된 남자부 컵대회 개막을 앞두고 국제배구연맹(FIVB)으로부터 개최 불가 통보를 받았다. 세계선수권대회 이후 일정 기간 이전까지는 리그 성격의 대회를 열 수 없다는 규정이 있는데 컵대회를 이벤트성 대회가 아닌 리그에 준하는 대회라고 판단한 것이다.
개막전을 강행했던 KOVO는 대회 취소를 결정했다가 재개를 반복하며 혼란을 야기했다. 이 과정에서 천안 현대캐피탈은 대회 불참을 결정했다. 세계선수권 예비 엔트리에라도 포함됐던 선수는 출전이 불가능해져 사실상 운영이 어려워졌기 때문이었다.
결국 FIVB의 조건부 승인을 받았지만 외국팀 및 외국인 선수 출전 불가 규정에 따라 초청팀으로 합류할 예정이었던 태국의 나콘랏차시마도 결국 짐을 싸야 했다.

여자부 또한 해외 초청팀은 합류하지 못했고 국제이적동의서(ITC)가 발급되지 않아 외국인 선수와 아시아쿼터 선수는 대회에 나서지 못했다.
결국 사과문을 전했지만 구단과 선수단, 팬은 물론이고 개최 효과가 반감된 여수시, 중계 방송사, 후원사, 구단, 해외 초청팀 등도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었다.
또한 지난 18일 열릴 예정이던 현대캐피탈과 인천 대한항공의 정규리그 개막전도 FIVB가 정한 클럽시즌 규정에 걸려 내년 3월 19일로 연기됐다. 1라운드 경기를 3월에서야 치르는 웃지 못할 일이 발생한 것이다.
결국 누군가는 책임을 질 수밖에 없었고 연맹은 관련 직원들에게 감봉 조치를 내렸다.
연맹은 "커다란 불편과 실망을 끼쳐드린 배구 팬분들과 여수시 관계자들, 방송사 및 스폰서, 구단 관계자들, 해외 초청팀에 혼선을 빚게 한 점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고개 숙여 깊은 사과의 말씀을 전한다"고 전했다.
이어 "연맹은 이러한 일이 벌어진 원인에 대해 착실하게 분석하고 이번 일을 뼈아픈 교훈 삼아 유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히 업무를 진행해 나아가도록 하겠다"며 "또한 FIVB과 소통 채널을 만들어 더욱 원활한 교류를 통해 한국배구의 신뢰와 품격을 회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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