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시리즈 MVP' 김현수(37)의 향후 거취에 관한 관심이 뜨겁다. 당장 이번 겨울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획득하는 가운데, 그를 원하는 팀은 한둘이 아닐 전망이다.
어느덧 나이 마흔을 바라보고 있지만, 김현수는 여전히 나이를 잊은 듯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이번 한국시리즈가 그랬다. 김현수는 올해 한국시리즈 전 경기(5경기)에 출장해 타율 0.529(17타수 9안타) 1홈런, 8타점 3득점, 5볼넷 2삼진, 장타율 0.706, 출루율 0.636의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그동안 대표팀과 포스트시즌 등 큰 경기에서 약하다는 평가도 있었던 김현수. 그러나 자신의 6번째 한국시리즈 무대에서, 이번만큼은 마음껏 자신의 실력을 발휘한 그였다.
김현수의 최고 강점은 꾸준함이다. 2006년 두산 베어스에 육성 선수 신분으로 입단한 뒤 2008시즌부터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던 두 시즌(2016, 2017)을 제외하고 세 자릿수 경기를 소화했다. 2021시즌부터 2022시즌까지 2할 8푼, 2023시즌부터 올 시즌까지 2할 9푼대의 타율을 각각 유지했다.
올 시즌 김현수의 성적은 140경기에 출장해 타율 0.298(483타수 144안타) 12홈런, 2루타 24개, 90타점 66득점, 4도루(0실패) 64볼넷, 4몸에 맞는 볼 73삼진, 장타율 0.422, 출루율 0.384, OPS(출루율+장타율) 0.806이었다. 득점권 타율은 0.362. 대타 타율은 0.400.
미국 무대를 2시즌 경험하고 돌아온 김현수는 2018시즌을 앞두고 생애 첫 FA 자격을 획득했다. 그리고 자신이 10년간 몸담았던 친정팀 두산을 떠나 LG로 이적했다. 당시 LG와 4년 총액 115억원의 조건에 계약을 맺었다. 이어 4년 계약기간이 끝난 뒤 FA 자격을 다시 얻었고, 결국 2022시즌에 앞서 다시 LG와 4+2년 최대 115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그리고 이제 4년의 세월이 흐르며 재차 FA 자격을 얻게 된 것이다.
김현수는 성적도 성적이지만, 선수단을 이끄는 리더십 측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LG로 온 초창기 시절에는, 두산 시절 몸소 배웠던 훈련 문화를 LG에 잘 심었다는 호평을 받기도 했다. 동료들과 웨이트 트레이닝 훈련 등을 주도하며 '꼰대' 역할을 자처했다. 누구보다 연습을 많이 하는 선수로 유명하다.


지난해 2월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 현장에서 만난 그는 "연습을 안 하는 후배에게 연습하라고 하는 게 당연한 말 아닌가요"라면서 "다 같이 돈을 받으며 뛰는 선수다. 우리가 더 잘하기 위해 그런 말을 하는 거다. 당연한 말을 하는 건데, 어떻게 쓴소리인가. 저는 '연습하라'는 말을 제일 많이 한다. 당연한 말인데…. 당연한 걸 안 하는 선수가 너무 많은 것 같다"며 자신의 솔직한 견해를 밝힌 바 있다.
이런 김현수의 가치 때문에 전력 강화를 꾀하고자 하는 팀들은 그를 원할 수밖에 없다. 물론 원소속 구단인 LG는 김현수를 눌러 앉히겠다는 방침. 다만 이적 시장에 밝은 한 관계자는 "김현수를 예의주시하는 팀들이 한둘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 비록 나이가 적지는 않지만, 꼭 성적이 아니더라도 후배들에게 큰 영향력을 미치는 선수"라면서 그의 가치를 높이 평가했다.
최근 팬들 사이에서는 김현수의 두산 컴백에 관한 이야기도 많이 나오고 있다. 만약 김현수가 두산으로 복귀한다면 또 한 번 야구계에 커다란 스토리가 써질 전망. 더욱이 올 시즌을 9위로 마친 두산은 우승 경험이 있는 김원형 신임 감독을 새롭게 선임하면서 내년 시즌 도약을 향한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이미 미야자키 마무리 캠프에서 강훈련이 연일 펼쳐지고 있다. 또 프랜차이즈 스타 김재환이 좌익수로 뛰고 있지만, 김현수가 합류한다면 선수층은 더욱 두터워질 전망이다. 두산은 일단 내부 FA(김재환, 이영하, 최원준, 홍건희, 조수행) 잔류에 최대한 집중한 뒤, 외부 FA 시장도 관심을 갖고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김현수의 FA 계약 규모에도 관심이 쏠린다. 만약 꼭 4년이 아니더라도, 그 이상의 계약 기간에 합의한다면 100억원에 육박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김현수는 한국시리즈 MVP에 선정된 후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올해까지 한국시리즈 우승 반지가 3개인데, 5개 이상 갖는 게 목표"라면서, 'LG를 떠날 생각이 없는가'라는 질문에 "내가 원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내가 더 어필할 건 없다고 본다. 다른 뜻이 있는 게 아니라 10개 구단이 나를 다 알 것이다. 언제 못하고 잘하고 정말 많은 기록이 나와 있어서 어필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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