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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유니폼 입고 어머니 중식당 오면 무료→진짜로 팬 왔다! 그것도 매우 많이, 어머니가 정말 감사하다며..." 39년만 두산 역사 쓴 사나이

"내 유니폼 입고 어머니 중식당 오면 무료→진짜로 팬 왔다! 그것도 매우 많이, 어머니가 정말 감사하다며..." 39년만 두산 역사 쓴 사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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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투수 윤태호.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일본 미야자키 캠프 현장에서 만난 두산 베어스 투수 윤태호. /사진=김우종 기자

이제 내년 시즌 당장 두산 베어스 마운드의 필승조를 꿈꾼다. 올 시즌 무려 39년 만에 베어스 역사를 새롭게 썼던 주인공. 바로 내년이면 프로 입단 5년 차가 되는 우완 윤태호(22)다.


최근 일본 미야자키 마무리 캠프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윤태호. 그는 누구보다 열심히 훈련에 임하고 있다. 앞서 미야자키 교육리그에서 실전을 치른 뒤 곧장 이번 마무리 캠프에 합류해 훈련을 이어가고 있다.


마무리 캠프 현장에서 만난 윤태호는 교육리그에서 일본 타자들을 상대했던 것에 대해 "한국 타자들과 성향이 좀 다르더라. 제가 카운트를 유리하게 가져가도, 유인구에 잘 속지 않는 모습을 많이 봤다. 타자의 스윙이 나오지 않아 좀 힘들었던 싸움이었다"고 되돌아봤다.


강훈련의 연속이다. 그는 "많이 힘들긴 하지만, 명색이 교육리그인 만큼 많이 배워간다고 생각했다. 뜻깊은 시간이었다. 체력이 떨어져 있긴 하지만, 많이 보여줘야 하는 시기다. 저뿐만 아니라 다 힘든 것 같다. 하루마다 스케줄이 만만치 않다"며 혀를 내둘렀다.


최근 두산은 김원형 감독을 새롭게 선임했다. 그리고 김 감독은 마무리 캠프부터 훈련량을 강조하며 소위 '지옥 캠프'를 이끌고 있다. 윤태호는 "감독님께서 투수에 대해 정말 잘 아실 거라 기대가 된다. 궁금한 게 있으면 많이 여쭤보고 싶다. 또 좋은 모습을 많이 보여드리고 싶다"고 했다.


상인천초-동인천중-인천고를 졸업한 윤태호는 2022년 2차 신인 드래프트에서 5라운드 전체 49순위로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입단 계약금은 6000만원. 190cm, 88kg의 건장한 체격 조건을 자랑하는 윤태호는 그해 11월 현역으로 입대했다. 당시 어깨가 좋지 않아 구단 차원에서 빨리 군 문제를 해결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국방의 의무를 성실히 수행한 그는 지난해 5월 27일 병장으로 만기 전역했다.


전역 후에는 퓨처스리그에서 활약하며 몸 상태를 서서히 끌어올렸다. 특히 올 시즌을 앞두고 호주 시드니 1차 스프링캠프에 합류하며 큰 기대감을 모았다. 그러나 캠프 도중 오른쪽 상완 이두근에 통증을 느끼며 불의의 부상으로 귀국하고 말았다. 이후 재활에 전념한 윤태호는 지난 7월 10일 퓨처스리그를 통해 실전 무대에 복귀했다.


그리고 8월 16일 제대로 일을 냈다. 잠실 KIA전에서 선발 최승용이 손톱 부상으로 교체, 3회 급하게 마운드에 올랐다. 꿈에 그리던 프로 무대 데뷔전이었다. 그리고 4이닝 1피안타 1볼넷 4탈삼진 무실점(속구 최고 구속 153km) 역투를 펼치며 팀의 끝내기 승리에 일조했다. 두산 구단 역사도 썼다. 역대 베어스 소속 국내 투수가 데뷔전에서 4이닝 이상 무실점 투구를 펼친 건 윤태호가 3번째(KBO 리그 22번째)였다. 박노준(1986년 3월 29일 무등 해태전, 구원 8⅓이닝 무실점) 이후 무려 39년 만이었다.


윤태호도 데뷔전을 올해 가장 잊을 수 없는 경기로 꼽았다. 그는 "평생 못 잊을 것 같다. 진짜 상상치도 못한 등판이었다. 그 상황에 조성환 전 감독대행님께서 저를 믿어주셨으니까, 써주시지 않았나. 감사하게 생각한다"면서 "그냥 정신없이 지나갔던 것 같다. 이닝을 다 끝내고 내려온 뒤 내가 어떻게 했지, 이런 생각도 했다"며 회상했다.


두산 베어스 투수 윤태호.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두산 베어스 투수 윤태호.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윤태호는 올 시즌 10경기에서 승리 없이 1패 1홀드 평균자책점 6.75를 마크했다. 17⅓이닝 16피안타(2피홈런) 5볼넷 16탈삼진 14실점(13자책).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 1.21. 피안타율 0.246. 윤태호는 "그 이후 상대 팀에서도 저를 분석하고, 아무래도 속구가 괜찮으니 우선적으로 보고 들어온 것 같다. 거기서 변화구를 던져 잡아야 하는데, 그게 잘 안돼 계속 속구로 가다 보니 노림수에 당했던 측면이 있었던 것 같다"고 스스로 분석했다.


윤태호는 누구보다 팬 서비스에 진심인 사나이다. 그의 부모님은 인천 미추홀구 인하대학교 인근에서 중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이미 인천에서 소문난 맛집이라고. 윤태호는 "시즌 중 저희 부모님이 운영하시는 중식당에 제 유니폼을 입고 오시면 올해까지 무료로 음식을 드리겠다는 약속을 한 적이 있다. 그런데 실제로 지난 9월 인천에서 치른 원정 3연전에 엄청 많은 팬분들께서 오셨다고 하더라. 이 기회를 빌려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인사했다.


이어 "그때 말고도 정말 많은 팬 분들이 찾아와주셨다. 어머니께서 당시 너무 정신이 없어서 잘 못 챙겨드렸다는 말씀을 하시더라. 또 많은 팬 분들이 오셔서 놀랐고, 감사하다는 말씀을 꼭 전해달라고 하셨다. 두산 팬 분들도 많았고, 제 팬도 많이 오시다 보니 식당 자영업 일을 하시면서 보람을 느꼈다고 하셨다"며 감사하고도 기쁜 마음을 드러냈다.


끝으로 윤태호는 "원래 올 시즌 제 목표는 1군에 서는 게 아니었다. '1군 불펜에서 몸이라도 풀어보자'는 것이었다. 그랬는데 다행히 잘한 것 같다. 이제 내년 목표는 크게 잡고 싶다. 필승조가 돼 팀 승리에 많은 기여를 하고 싶다. 아직 부족하지만, 열심히 하다 보면 기회가 올 거라 믿는다. 그 기회를 꼭 잡겠다"면서 두산 팬들을 향해 "팬분들의 응원과 함성이 진짜 대단하다는 걸 느꼈다. 정말 감사하고 행복했다. 내년에는 그 응원과 함성을 더 많이 들을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두산 베어스 투수 윤태호.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일본 미야자키 캠프 현장에서 만난 두산 베어스 투수 윤태호. /사진=김우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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