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대표팀 투수들이 그야말로 릴레이 완벽투를 펼쳤다. 다만 9회 3점 차 상황에서도 한화 이글스 클로저 김서현이 나오지 않았는데, 이유가 있었다. 사령탑이 한국시리즈에 출전했던 투수들은 아예 이날 경기만큼은 내보내지 않겠다고 경기 전 공언했기 때문이었다.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대표팀은 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체코 야구 대표팀과 2025 네이버 K-베이스볼 시리즈 1차전에서 3-0으로 승리했다.
기분 좋게 1차전에서 승리한 한국은 오는 9일 오후 2시 같은 장소에서 체코와 2차전을 소화한다. 이어 일본 도쿄로 이동해 오는 15일과 16일 일본과 친선경기를 벌인다. 이날 한국 투수들의 쾌투를 한일전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기에 충분했다.
2025시즌을 모두 마친 가운데, 한국 야구는 내년 3월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회를 바라보고 있다. 특히 체코는 한국과 함께 C조에 속해 있으며, 조별리그 첫 경기 상대 팀이기도 하다.
결과는 3-0 완승. 단 3개의 안타만 내준 한국 투수진의 호투가 빛났다. 적장인 파벨 하딤 체코 감독도 경기 후 "한국 팀이 잘했다"면서 "특히 한국 투수진이 인상적이었다"고 칭찬할 정도였다.
무엇보다 선발 곽빈은 2이닝 동안 1개의 몸에 맞는 볼만 허용한 채 4탈삼진 노히트 쾌투를 펼쳤다. 속구 최고 구속은 무려 156km까지 나올 정도로 쾌조의 몸컨디션을 보여줬다. 여기에 커브와 슬라이더를 섞어 구사하며 체코 타자들을 잠재웠다. 총 투구 수는 30개.
김건우가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김건우 역시 2이닝 동안 볼넷 2개만 내준 채 4탈삼진 노히트 쾌투를 해냈다. 총 투구 수는 35개였다. 이어 나온 최준용도 최고 구속 150km에 달하는 속구를 바탕으로 1이닝을 3탈삼진 1볼넷 노히트로 틀어막았다.
한국은 6회 마운드에 오른 이호성이 선두타자 에스칼라에게 우전 안타를 내줬다. 그러면서 한국 투수진의 노히트 행진도 깨지고 말았다. 그러나 이호성도 후속 세 타자를 모두 범타 처리하며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7회에 나온 이로운도 1개의 안타를 내주긴 했지만, 무실점으로 잘 막았다.
특히 8회 김택연의 투구가 압권이었다. 멘식, 에스칼라, 프로콥으로 이어지는 체코의 1, 2, 3번 라인을 모두 삼진으로 처리한 것. 김택연은 경기 후 데일리 MVP에 선정됐다. 이어 팀이 3점 차로 앞선 9회에는 조병현이 올라 무실점 투구로 세이브를 챙겼다.
다만 한화 클로저 김서현은 이날 경기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유가 있었다. 사령탑인 류지현 감독은 경기 전 LG와 한화 투수들은 마운드에 내보내지 않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이었다. 류 감독은 "(1차전에서) 투수진의 경우, 한국시리즈에 올라간 두 팀 투수들의 등판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실제로 김서현을 포함해 LG와 한화 투수들은 이날 마운드에 오르지 않았다.
비록 1차전에 나서지 않았지만, 2차전에서는 LG와 한화 투수들의 모습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류 감독은 "2차전에서 한국시리즈에 나왔던 선수들이 출전한다는 것보다는, 이날 1차전과 좀 다른 라인업이 될 것이라 말씀드릴 수 있겠다"며 변화를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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