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지현(54)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한화 이글스 마무리 투수이자 국가대표팀 '파이어볼러' 김서현(21)에 대한 신뢰를 드러냈다. 포스트시즌을 던지고 왔기에 가장 좋았던 구속이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고 바라봤다. 다가오는 일본과 평가전에서도 계획대로 등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서현은 9일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체코와 '2025 NAVER K-BASEBALL SERIES' 평가전 2차전에 3번째 투수로 나와 ⅔이닝 2볼넷 1피안타 1실점을 기록했다. 8일과 9일 양일간 체코와 평가전에 등판한 투수 가운데 유일하게 실점하고 말았다.
이번 시즌 김서현은 한화 이글스의 돌풍의 주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 시즌 KBO리그 69경기에 나서 2승 4패 33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점 3.14로 준수한 기록을 남겼다. KT 위즈 박영현(35세이브)에 이어 정규리그 최다 세이브 부문 2위에 오를 정도로 가장 많은 세이브를 수확한 마무리 투수다. 김서현은 37차례의 세이브 기회 가운데 4번만 날렸을 뿐이다. 최다 세이브 1위 박영현의 7블론세이브보다 적은 수치다.
다만 김서현은 포스트시즌 들어 정규시즌의 위력적인 모습이 나오지 못했다.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를 합쳐 5경기에 나서 1승 무패를 기록했지만 평균자책점은 14.73에 달했다. 3⅔이닝을 소화했지만 볼넷이 무려 4개였고 피홈런 역시 3번이나 있었다. 프로 3년차인 김서현의 가장 많은 이닝과 경기를 소화하다 보니 가장 좋았던 구속이 나오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날 류지현호에 소집, 첫 등판에 나선 김서현의 모습은 포스트시즌과 크게 달라진 것이 없었다. 최고 구속이 시속 156㎞를 찍었지만, 평균 구속은 152km에 머물렀다. 21구 가운데 11개가 볼이었다. 전반적으로 공이 날렸고, 스트라이크와 볼의 차이가 꽤 컸다. 때문에 체코 타자들에게 공략당했다. 2사 1, 2루 상황에서 가운데 밀어 넣다 보니 적시타를 헌납하고 말았다.
류지현 감독은 경기 종료 후 김서현의 부진이 체력 문제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봐야 한다. 김서현이 가장 좋았을 시기의 구속을 보면 156km와 157km를 던졌었다. 가장 컨디션이 좋았을 시기에 힘으로 누를 수 있는 부분이 분명 있었다. 오늘도 151km 정도가 나왔다. 그런 부분을 볼 때 지금 체력이 떨어져 있는 부분이라고 보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류 감독은 15일과 16일 일본 원정 평가전에 김서현에 대한 활용법이 고민이 되겠다는 지적에도 고개를 가로저으며 "계획과 스케줄대로 기용할 것이다. 사실 오늘도 1이닝을 끝까지 맡기고 싶었지만, 투구수(21구) 때문에 조금 안타깝지만 바꾸게 됐다. 25구를 넘어가면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투구 내용보다 투구 수로 인한 교체라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제 김서현은 일본전을 위해 컨디션 조절을 잘해야 하는 과제를 부여받았다. 결국 일본전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무대는 2026년 3월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다. 대표팀은 10일 휴식을 취한 뒤 11일 고척돔에서 훈련을 진행한다. 그다음 날인 12일 일본으로 출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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