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A가 된 김하성(30)의 비싼 몸값에 원소속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가 입맛만 다셨다. 또 다시 유격수에 공백이 생기면서 과거 박병호(39·은퇴)와 함께 뛰었던 호르헤 폴랑코(32)가 김하성의 대안으로 떠올랐다.
미국 매체 스포팅 뉴스는 9일(한국시간) "애틀랜타는 김하성을 대신하기 위해 오지 알비스와 같은 유형의 2600만 달러 올스타(폴랑코)와 계약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도미니카 공화국 태생의 폴랑코는 2014년 미네소타 트윈스에서 빅리그에 데뷔했다. 이후 시애틀 매리너스를 거치면서 1088경기 타율 0.263, 154홈런 570타점 61도루, 출루율 0.330 장타율 0.442 OPS 0.771로 리그 평균 이상의 공격력을 자랑했다. 2016~2017년에는 박병호와 미네소타에서 한솥밥을 먹기도 했다. 매체가 언급한 알비스는 30홈런 시즌이 두 차례 있을 정도로 공격력이 뛰어난 애틀랜타의 주전 2루수다. 그 말인즉, 폴랑코에게서 공격적인 측면을 더 기대한다는 뜻이다.
김하성의 옵트아웃(선수가 기존 계약을 파기하고 FA를 선언할 수 있는 권리) 여파다. 올 시즌 중반 웨이버 클레임으로 탬파베이 레이스에서 애틀랜타로 유니폼을 바꿔입은 김하성은 새 팀에서 건강을 증명했다. 탬파베이에서는 지난해 8월 콜로라도 로키스전에서 당한 어깨 부상 여파로 올해 7월에야 복귀했다. 돌아와서도 짧은 기간 세 차례 다치면서 부상자 명단에 오르는 등 여러모로 탬파베이와 인연이 좋지 않았다.
그러나 애틀랜타에서는 24경기 타율 0.253(87타수 22안타) 3홈런 12타점 OPS 0.684로 좋은 수비와 함께 가능성을 보였다. 여기에 유독 FA 시장에 마땅한 유격수가 나오지 않는 행운이 따르면서, 김하성은 1600만 달러(약 231억 원) 연봉을 받는 대신 옵트아웃을 택했다.

애틀랜타로서는 아쉬운 결정이었다. 스포팅뉴스는 "애틀랜타는 김하성이 향후 몇 년 동안 풀타임 유격수가 될 이상적인 후보로 여겼다. 하지만 그가 계약을 해지하면서 애틀랜타도 우려가 생겼다"고 전했다. 또 다른 매체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SI) 역시 "옵트아웃한 김하성이 다른 팀과 계약한다면 애틀랜타의 (유격수) 딜레마는 원점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꼬집었다.
예상보다 김하성의 몸값이 높게 형성되는 분위기도 애틀랜타에는 악재로 작용했다. 또 다른 매체 디 애슬레틱의 짐 보우덴은 3년 3900만 달러(약 563억 원), 팀 브리튼은 3년 5000만 달러(약 722억 원), 팬그래프는 3년 4500만 달러(약 650억 원)를 예측했다.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 폴랑코였다. 스포팅뉴스는 "김하성과 애틀랜타가 합의에 도달하지 못한다면 폴랑코는 애틀랜타의 흥미로운 타깃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폴랑코는 지난 7시즌 중 5시즌을 wRC+(조정 득점 생산력) 100(리그 평균) 이상을 기록했다. 지명타자뿐 아니라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한 경험이 있다. 애틀랜타는 폴랑코를 유격수로 기용해야 하지만, 상황에 맞게 다른 포지션을 맡길 수 있는 유연성은 확실한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애틀랜타가 수비보다 유격수 포지션 공격력 강화에 초점을 맞췄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김하성이 떠난 애틀랜타 유격수 포지션에는 닉 알렌(27)뿐이다. 알렌은 올해 135경기 타율 0.221, 22타점, OPS 0.535로, 애틀랜타에서 24경기 뛴 김하성보다 임팩트를 남기지 못했다.
스포팅 뉴스는 "애틀랜타 유격수의 생산성이 떨어지는 문제는 꽤 오래된 문제 중 하나였다"라며 "폴랑코는 검증된 베테랑이다. 올해 유격수 FA 시장이 얼마나 얇은지를 고려하면 폴랑코와 단기 계약도 나쁘지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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