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흥민(33·로스앤젤레스FC)이 우승 기회를 놓칠 위기에 처했다. 토마스 뮐러(36·밴쿠버 화이트캡스)의 소속팀에게 선제 실점을 얻어맞았다.
손흥민의 소속팀 LAFC는 23일 오전 11시 30분(한국시간) 캐나다 밴쿠버 BC 플레이스에서 열리는 미국 메이저리그 사커(MLS)컵 플레이오프(PO) 콘퍼런스 준결승(8강) 경기에서 뮐러의 밴쿠버와 만났다.
우승 실패 위기다. LAFC는 전반전 밴쿠버에 선제 실점을 허용하며 끌려갔다. 전반 막바지에는 라보르다에게 세트피드 골까지 내줬다. 심지어 LAFC는 45분간 단 한 번의 슈팅도 시도하지 했다. 첫 45분은 일방적인 흐름이 이어졌다.
이번 경기는 단판승부다. MLS컵은 동·서부 콘퍼런스 각 8개 팀씩 총 16개 팀이 토너먼트로 우승팀을 가리는 방식이다. LAFC는 1라운드에서 오스틴FC를 제압했고, 밴쿠버는 FC댈러스를 꺾고 준결승에 올랐다. 정규리그에서는 밴쿠버가 서부 2위, LAFC가 3위였다. 정규리그 순위가 높은 밴쿠버의 홈 경기장에서 8강 경기가 열렸다.
원정팀 LAFC는 4-3-3 포메이션을 선택했다. 손흥민은 중앙 공격수로 나서 데니스 부앙가와 네이선 오르다즈와 함께 스리톱을 구성했다. 마크 델가도, 에디 세구라, 티모시 틸먼이 중원을 구성하며, 수비진은 라이언 홀링스헤드, 은코시 타파리, 라이언 포르테스, 세르히 팔렌시아가 맡았다. 골키퍼 장갑은 위고 요리스가 꼈다.
홈팀 밴쿠버는 4-2-3-1로 맞섰다. 토마스 뮐러는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전해 브라이언 화이트를 뒤에서 받쳤다. 알리 아메드와 에마뉘엘 사비는 양 날개에서 공격을 전개했고 세바스티안 베르할터와 안드레스 쿠바스가 중앙 미드필더로 나섰다. 수비진은 마티아스 라보르다, 랄프 프리소, 트리스탄 블랙먼, 에디에 오캄포가 맡았고 골문은 다카오카 요헤이가 지켰다.


경기 초반부터 치열한 중원 싸움이 이어졌다. 밴쿠버와 LAFC 모두 상대 골키퍼를 직접 견제할 정도로 강한 압박을 펼쳤다.
LAFC는 밴쿠버의 파상공세에 고전했다. 중원에서 좀처럼 전진 패스를 이어가지 못했다. 골키퍼 요리스가 롱볼로 공을 차내기 급급했다. 최전방의 손흥민이 고립되는 시간이 길어졌다. 18분 아메드가 LAFC 문전으로 파고든 뒤 날린 오른발 슈팅은 요리스가 선방했다.
기어이 홈팀 밴쿠버가 선제골을 터트렸다. 40분 사비가 LAFC 뒷공간을 파고든 뒤 절묘한 칩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골키퍼의 다카오카의 롱킥이 그대로 사비에게 연결된 것이 주효했다.
LAFC는 계속 흔들렸다. 전반 추가시간 코너킥 상황에서 라보르다에게 두 번째 골을 내줬다. 뮐러의 헤더가 요리스를 맞고 나온 걸 마무리했다. 전반전은 밴쿠버가 2-0으로 앞선 채 끝났다.
손흥민과 뮐러는 과거 클럽과 대표팀을 포함해 총 9회 맞붙은 경험이 있다. 상대 전적에서는 손흥민이 1승 2무 6패로 열세를 보인다. 특히 뮐러는 독일 분데스리가 시절을 회상하며 "손흥민은 뛰어난 선수였지만 소속팀이 뮌헨 같지는 않았다"고 평가했다. 또한 "함부르크를 상대했을 때는 8-2, 9-1 정도로 크게 이겼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실제로 뮌헨은 2013년 함부르크전에서 9-2, 2011년 5-0 승리를 기록했다.


이번 경기는 손흥민과 뮐러가 MLS에서 처음 마주하는 중요한 순간이다. 뮐러는 "LAFC는 부앙가와 손흥민에게 의존도가 높다. 두 선수가 득점을 하지 않으면 전체 득점력이 떨어진다"며 두 선수의 효과적인 견제가 승리의 열쇠라고 분석했다. 뮐러는 MLS 이적 후 10경기 9골 3도움을 기록하며 밴쿠버의 핵심 전력으로 자리 잡았다. 손흥민 역시 MLS 합류 이후 12경기 10골 4도움으로 팀을 서부 콘퍼런스 준결승까지 이끌었다.
손흥민과 뮐러는 지난여름 각각 토트넘과 뮌헨을 떠나 MLS로 이적하며 새로운 커리어를 시작했다. 뮐러는 뮌헨에서 25년을 뛰며 분데스리가 우승 13회,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2회를 기록한 전설적인 선수다. 손흥민은 MLS 역대 최고 이적료로 LAFC에 합류해 팀의 에이스로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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