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가 산하 아마야구 관련 단체들과 함께 유소년 여자 선수 저변 확대 및 활성화를 위해 뭉쳤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한국리틀야구연맹·한국여자야구연맹·한국티볼연맹·한국연식야구연맹은 26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의 NH인재원에서 열린 2025 야구·소프트볼·베이스볼5 캠프 중 유소년 여자 선수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 자리에는 양해영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회장, 김승우 한국리틀야구연맹 회장, 임혜진 한국여자야구연맹 회장, 김양경 한국연식야구연맹 회장, 강준상 한국티볼연맹 회장이 참석해 유소년 및 여자야구 활성화를 위해 대화를 나눴다. 김승우 회장의 경우 심한 독감으로 몸이 좋지 않음에도 어려운 발걸음을 했다.
최근 한국 야구는 KBO 리그가 2년 연속 1000만 관중을 달성하는 등 전성기를 맞았다. 그 배경에는 20·30대 젊은 여성팬들의 폭발적 증가로 직관 문화가 형성됐다는 분석이 많다. 덩달아 야구 참여에 대한 여성팬들의 관심도 조금씩 늘고 있는 추세. 하지만 풋볼로 접근성이 쉬운 축구에 비해 여성들의 야구 참여는 여전히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동안 여성들의 야구 참여는 대부분 티볼 및 소프트볼로 이뤄졌다. 티볼, 소프트볼뿐 아니라 연식야구도 활발한 일본과 달리 우리나라 등록된 여자 인구 수는 턱없이 부족하다. 연식야구에 정식 등록된 여자 야구 선수는 전 연령 통틀어 전무하고, 여자야구는 고등학교만 돼도 할 곳이 없어진다. 소프트볼은 여자야구 유소년 선수들이 중학교 이후 할 수 있는 대체재로 여겨진 것이 현실이다.
대다수의 여자야구 선수들은 고등학교 이후 소프트볼로 방향을 틀고, 그마저도 관두는 인원이 태반이다. 소수의 여자야구 선수들이 열정 하나로 학업과 일을 병행하며 국가대표 경기 등을 통해 희망을 이어가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21일 포수 김현아, 투수 김라경, 내야수 박주아, 박민서 등 총 4명이 미국여자프로야구리그(WPBL·Women's Pro Baseball League)에서 드래프트된 것은 고무적인 일이었다.


양해영 KBSA 회장은 "이번 캠프를 준비하면서 소프트볼만 할 것이 아니라 생각했다. 안그래도 각자의 저변이 없는 상황인데 소프트볼, 여자야구 다 따로 하다 보니까 발전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어 "협회 간 교류를 해야겠다는 생각은 몇 년 전부터 가지고 있다가 임혜진 여자야구 연맹 회장님과 서로 의견이 맞아 같이 진행하게 됐다. 또 최근 한국 여자야구 선수들이 미국여자프로야구리그에 4명이나 진출했고, 최근 여자야구 예능도 시작돼 적절한 때가 됐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소프트볼, 리틀야구, 여자야구, 티볼, 연식야구 선수들은 각각 소속된 연맹이 주최한 대회에만 참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 협약식을 시작으로 협회 간 경계를 허물고 교차 출전을 허용할 예정이다.
양해영 회장은 "처음부터 여자야구 선수가 소프트볼, 소프트볼 선수가 여자야구 대회에 뛰는 등 각 협회에 등록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지금 리틀야구에도 여자야구를 하는 선수들이 있는데 학교에는 여자야구 팀이 없어 하지 못한다"고 안타까워 했다.
이어 "그런데 이렇게 장벽을 허물어 놓으면 여자야구 선수들은 중학교, 고등학교로 진학해 소프트볼을 할 수 있다. 소프트볼은 보통 중학교부터 엘리트 교육을 받는데 일찍 여자야구 선수들이 유입되면 고질적인 선수 부족도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고 취지를 밝혔다.


저변 확대에 어려움을 겪는 연식야구연맹과 티볼연맹 측에서도 이러한 시도를 반겼다. 김양경 연식야구연맹 회장은 "미국은 축구 잘하는 선수가 야구도 잘한다. 학교 체육 과정에서 종목에 관계 없이 배우니까 가능한 일이고 그렇게 체육 강국이 됐다. 이렇게 우리나라 현실에 맞게 시도한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고무적이다"라고 강조했다.
강준상 티볼연맹 회장 역시 "티볼은 학생들이 즐겁게 놀게 하자는 뜻에서 시작됐다. 2008년 초등학교부터 학교 스포츠 종목으로 분류된 뒤, 제일 활성화됐을 때는 전국 6000개 초등학교 중 1000개 이상의 팀이 있었다. 코로나19 때 침체기를 겪고 다시 회복되고 있는 단계다. 교육부 대회를 비롯해 전국적으로 대회가 많이 늘어나고 있는데, 여학생들이 여자야구든 소프트볼이든 할 수 있도록 우리도 같이 노력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현재 KBSA는 '여학생야구소프트볼교실' 및 '유소년 스포츠 기반 구축 베이스볼5 교실', 'i-League 야구 페스티벌', '소프트볼 캠프' 등을 운영 중이다. 이 사업에 4대 연맹과 협력을 바탕으로 참가 대상을 4대 연맹 소속 유소년 여자 선수까지 확대해 선수들이 더 어린 나이부터 운동을 시작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기로 했다.
KBSA는 이번 협약으로 유소년 여자 선수들이 야구, 소프트볼, 티볼, 베이스볼5 등 다양한 종목을 경험함으로써 향후 진로 선택과 선수 활동에서 더 많은 기회를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2026년 전국학교스포츠클럽 축전의 연식야구 대회에는 4대 연맹 소속 유소년 여자 선수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더 나아가 베이스볼5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양해영 회장은 "협회 및 4대 연맹 소속 유소년 여자 선수의 종목 간 교차 등록을 허용하고 경계를 허물어 한국 야구·소프트볼·베이스볼5의 올림픽 등 국제대회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라며 "4대 연맹과의 실무 협력을 통해 종목 간 교류를 활성화하고 유소년 여자 선수들을 위한 지원 프로그램 마련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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