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대급 외국인 투수 듀오와 영광의 순간을 보냈지만 한화 이글스는 누구보다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이미 외국인 선수 2명을 교체하며 과감한 결단을 보여줬다.
한화는 29일 외국인 투수 윌켈 에르난데스(26), 외국인 타자 요나단 페라자(27)를 영입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시즌 최우수선수(MVP) 코디 폰세(41)와 16승을 거둔 라이언 와이스(29)는 빅리그 진출을 노리고 있는 상황이기에 투수 한 명을 우선 확보해둘 필요가 있었지만 소문만 무성했던 페라자가 다시 한화 유니폼을 입은 건 놀라웠다.
한화는 페라자 영입 후 "일본프로야구(NPB) 구단 등 다수 구단과 영입전을 벌인 끝에 영입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스타뉴스 취재 결과 NPB 두 구단에서 페라자 영입을 시도했지만 페라자는 친정팀 한화를 택했다.
좌우 타석에서 모두 강한 타구를 날릴 수 있다는 평가를 받은 페라자는 2024시즌을 앞두고 보장액 100만 달러(약 14억 6900만원)에 한화와 계약을 맺었다. 그해 122경기에서 타율 0.275 24홈런 70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50으로 활약했는데 후반기엔 타율 0.229, OPS 0.701로 급격한 하락세를 보였고 경험이 부족한 외야 수비에서도 아쉬운 점수를 받았다.

결국 한화는 에스테반 플로리얼을 택했고 시즌 도중 루이스 리베라토로 교체 카드까지 꺼내들었다. 그럼에도 여전히 만족하기엔 부족함이 느껴졌고 결국 다시 페라자로 눈을 돌렸다.
충분히 납득 가능한 선택이었다. 한화를 떠난 페라자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마이너 계약을 맺은 뒤 산하 트리플A팀 엘파소 치와와스에서 138경기 타율 0.307 19홈런 113타점 106득점, 출루율 0.391, 장타율 0.510, OPS 0.901로 맹활약을 펼쳤다. 당당히 마이너리그 올해의 선수상까지 수상했다. 빅리그에 콜업 기회를 받지 못한 게 유일한 옥에 티였다.
오히려 그랬기에 한화와 연을 맺을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한화는 고민이 컸다. 분명히 한 차례 아쉬움을 남긴 채 짐을 쌌던 선수였기 때문이다. 외국인 선수 영입을 주도하는 최홍성 전략팀장은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KBO 구단에서도 문의를 했는데 페라자가 의리를 지켜줬다"고 말했다.
단순히 '의리'라고만 표현하기엔 부족한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었다. 정작 구단 내부에서 페라자에 대한 확신을 갖지 못했던 것이었다.
다급한 건 페라자였다. 그만큼 친정팀 복귀 열망이 컸다. 그렇기에 한화의 계약 발표 직후부터 페라자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팬들의 반응을 수십개나 인용하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최 팀장은 "쉬운 결정은 아니지 않나. 그 사이 페라자가 다른 팀을 갈 수도 있었다"면서 "(페라자가) 언제 계약을 할거냐고 물어 '아직 우리는 결정이 안 났다'고 말했었다. 그래서 페라자가 마음이 초조했던 것 같다. 다칠까봐 다른 리그 경기도 안 뛴다고 하더라. 우리 입장에선 상당히 고맙다. 잘 된 일"이라고 말했다.

한화에 대한 페라자의 애정은 남달랐다. 시즌을 마친 뒤 "안녕하세요! 한화 이글스 팬 여러분! 최고에 팬들 앞에서 경기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습니다! 또한 저를 믿고 기회를 주신 이글스 구단에 감사드립니다. 이 경험을 잊지 않겠습니다. 한국은 너무 아름다운 나라이고 저한테 너무 특별한 곳입니다. 감사합니다"라는 글을 남겼던 페라자는 결별이 확정된 뒤 "한화에서 뛰는 것은 정말 즐거웠고, 그리울 것 같다"고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계약 조건은 지난해 맺었던 것보다도 다소 아쉬운 수준이다. 100만 달러 규모이긴 하지만 보장액은 90만 달러(13억 2200만원)다. 그러나 페라자는 "2024시즌 한화 이글스와 함께하며 팬들의 열정과 에너지, 변함없는 응원을 깊이 느꼈는데 다시 한화 이글스의 유니폼을 입게 돼 큰 영광"이라며 "지난 기간 더 강해지고 더 준비된 모습으로 돌아오기 위해 최선을 다 했다. 한화 이글스가 더 높이 비상할 수 있도록 매 경기 온 힘을 다 해 뛸 것"이라고 각오를 나타냈다.
최 팀장은 "우리가 쉽게 결정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페라자가 잘 기다려줬다. 팬들도 자기를 좋아한다고 꼭 한화에서 뛰고 싶다는 얘기를 했다"며 "그렇게 서로 얘기가 잘 맞아떨어졌다. 이미 계약을 맺었던 게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오는데 그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사실과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강렬했던 임팩트를 남겼던 페라자는 더 강력해졌다. 더구나 팀에 대한 애정과 쾌활한 성격, 분위기 메이커로서 역할까지도 기대할 수 있는 선수다. "그리고 뛰었을 때 선수들하고 굉장히 잘 지냈다"며 "새로운 선수가 오면 그런 부분도 커다란 미지수다. 그러다보니 그 부분도 좋은 영향을 준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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