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짜릿한 연승이다. 임시 사령탑으로 역사적인 중국전 대승을 거둔 전희철 감독이 미소지었다.
전희철 서울 SK 감독이 임시 지휘봉을 잡은 대한민국 농구 국가대표팀은 1일 원주DB프로미아레나에서 열린 2027 FIBA 농구 월드컵 아시아예선 B조 2차전에서 중국을 90-76으로 꺾었다.
전희철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현역과 지도자 생활을 통틀어 중국을 이렇게 편하고 시원하게 이긴 건 처음"이라고 밝혔다.
급히 대표팀 임시 지휘봉을 잡은 전희철 감독은 빠르게 팀 조직력을 끌어올리며 한국이 12년 만의 중국전 2연승을 이끄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전희철 감독은 "오늘은 크게 앞서고 있을 때 상대의 압박을 영리하게 잘 대처했다. 전체적으로 큰 문제 없이 좋은 경기를 했다"고 팀의 발전된 경기 운영을 높이 평가했다.

한국은 이날 경기에서 초반부터 중국을 압도했다. 외곽에서는 이정현이 3점슛 7개 중 6개를 폭발시키며 24점을 올렸고, 이현중은 3점슛 2개를 포함해 20점 6리바운드 4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중국전 2경기 연속 활약을 이어갔다.
골밑에서는 하윤기와 이우석이 각각 17점, 10점을 책임지며 신장 열세에도 흔들리지 않았고, 변준형은 2쿼터 후반 분위기를 뒤집는 중요한 8점을 올렸다.
한국은 28일 베이징에서 열린 1차전 승리에 이어 또 중국을 꺾으며 2013년 이후 12년 만에 중국을 상대로 2연승을 챙겼다. 원정 승리는 7년 만이었고, 홈 승리까지 더하며 새역사를 썼다.
전희철 감독은 이번 두 경기에서 가장 큰 소득으로 수비 완성도를 꼽았다. "중국은 강팀이고, 중국 선수들이 100% 컨디션이었다면 우리가 패했을 가능성이 더 높다"며 "그래서 중요한 건 수비였다. 두 경기 모두 중국 득점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했다. 선수들이 수비 방향성을 제대로 이해하고 실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상현 임시 코치(현 창원LG 감독)과 정말 많이 연구했고, 선수들이 그 기조를 코트에서 정확하게 보여줬다"며 공을 선수단에 돌렸다.
한국은 이번 2연승으로 예선 2라운드 진출 경쟁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신장 열세에도 불구하고 리바운드 싸움을 크게 밀리지 않았고, 외곽포가 폭발하며 중국을 상대로 경기 내내 기세를 잃지 않았다.
지난 8월 2025 FIBA 아시아컵 8강전에서 중국에 패했던 아쉬움도 이번 연승으로 말끔히 씻어냈다. 전희철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가진 기량을 코트에서 충분히 펼치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며 "두 경기에서 중국을 70점대 중반으로 잘 막았다. 오늘 경기에서도 수비를 조금만 더 집중했다면 실점을 60점대까지 줄일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다만 4쿼터 맹추격을 허용한 점에 전희철 감독은 "4일간 상대 압박 대처를 연습했다. 시간 여유가 없었다"며 "상대 약점을 공략할 수 있었지만, 점수가 많이 벌어지면서 선수들이 시간을 보내는 데 집중했다. 이 때문에 턴오버가 더 나온 것 같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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