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O리그 통산 타율 1위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빅리그 데뷔 시즌 부상으로 조기 시즌아웃됐고 올 시즌 아쉬움 속에 첫 풀타임 시즌을 마쳤다. 내년 도약을 노리며 특별한 타격 훈련까지 이어가고 있지만 현지의 시선은 냉정했다.
미국 야구 통계전문 사이트 팬그래프닷컴은 11일(한국시간) 야구 예측 시스템 ZiPS(SZymborski Projection System)를 활용해 샌프란시스코 선수단 개개인의 2026시즌 성적을 예상했다.
ZiPS로 측정한 이정후의 내년 성적은 타율 0.270(497타수 134안타) 9홈런 56타점 62득점 7도루, 출루율 0.332, 장타율 0.398, OPS(출루율+장타율) 0.730, 대체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WAR)는 2.1이었다.
일단은 다소 아쉬운 성적이다. 지난해 이정후는 첫 풀타임 시즌을 보내며 150경기에 나서 타율 0.266(560타수 149안타) 8홈런 55타점 73득점 10도루, 출루율 0.327, 장타율 0.407, OPS 0.734를 기록했는데 이보다 딱히 나을 게 없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물론 지난 데이터들을 바탕으로 공식을 통해 내놓는 수치라는 점에서 지난 두 시즌의 데이터가 많은 영향을 미쳤을 수밖에 없다. 2023시즌을 앞두고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 1300만 달러(약 1664억원)라는 거액에 계약을 맺은 이정후는 첫 시즌 부상으로 조기 이탈했다.
한국에서 화려한 커리어를 쌓은 이정후를 두고 팬그래프는 당시에도 ZiPS를 통해 성적을 예상했는데 데뷔 시즌엔 타율 0.288 8홈런 62타점 56득점, 출루율 0.346, 장타율 0.416, OPS 0.762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첫 시즌 37경기에서 타율 0.262 2홈런 8타점 15득점, 출루율 0.310, 장타율 0.331, OPS 0.641에 그쳤다. 다만 워낙 표본이 적었고 적응이 필요했던 시기라고 판단한 듯 지난 시즌을 앞두고도 타율 0.281 7홈런 48타점 46득점 OPS 0.737로 예상 성적이 큰 폭으로 하락하진 않았다.
물론 실망스럽기만 한 성적은 아니다. 팬그래프는 "(예측) 컴퓨터는 중견수 이정후와 2루수 케이시 슈미트, 크리스티안 코스, 타일러 피츠제럴드 조합에도 만족하고 있다"고 전했다. 더불어 이정후는 타율에서 유망주 헤수스 로드리게스(0.276)과 웨이드 맥클러(0.271)에 이어 3위, 안타에서도 엘리엇 라모스(149개), 라파엘 데버스(147개), 윌리 아다메스(137개)에 이어 4위에 올랐다. 내년에도 주전으로 활약하며 많은 밥상을 차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이정후는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지난 8일 2025년 뉴트리디데이 일구상에서 특별공로상을 수상한 이정후는 취재진과 만나 "아무리 잘한 시즌이어도 선수는 만족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최근 부상이 많았는데 부상 없이 한 시즌 뛸 수 있어 좋았다"면서도 "한 시즌을 뛰다보니 좋은 점과 안 좋은 점을 모두 알게 됐고 그런 부분을 보완하고 발전시키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고 전했다.
국내에서도 열심히 훈련에 나서고 있는 이정후가 특히나 집중하고 있는 건 타격이다. 그는 "타격 훈련이 조금 쉬었다가 하면 다시 몸을 끌어올리는 데 또 시간이 걸려서 몸이 돼 있을 때 하고 싶었다"며 "야외에서는 해보지 않았는데 연습 때는 다 잘 됐다. 경기 때 돼야 하니까 아직 된다 안 된다고 말할 상황은 아닌 것 같고 열심히 꾸준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쉬운 평가를 받기도 했던 수비에서도 보완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한국에서는 아직 날씨가 추워서 밖에서 기술적으로 할 수 있는 건 제약이 있다"며 "실내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은 다 하고 있다. 1월에 에리조나에 가면 날씨가 따뜻할 때니까 더 열심히 할 생각"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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