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비의 팀'이 2경기 연속 대량 실점을 허용했다. 안양 정관장 레드부스터스가 2연패에 빠진 가운데, 사령탑은 결과에 고개를 숙였다.
정관장은 14일 오후 2시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부산 KCC 이지스와 2025~2026 LG전자 프로농구 3라운드 원정경기에서 76-103으로 대패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유도훈 감독이 17년 만에 복귀한 정관장은 초반부터 상위권에 오르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14일 경기 전까지 평균 69.9실점으로 최소 2위에 오르는 등 수비에서 상대를 걸어잠그고 있다.
이에 상대도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이상민 KCC 감독은 경기 전 "정관장은 실점이 적은 팀이다. 기록만 봐도 나온다 실책이나 3점슛 허용이 최소 1위다"라고 말했다.
다만 정관장은 앞선 경기인 12일 KT와 경기에서 69-89로 대패했다. 89실점은 올 시즌 정관장 팀 최다실점 타이였다. 여기에 가드 변준형마저 이날 부상을 당하며 부산 원정에 동행하지 못했다. 유도훈 정관장 감독은 "허리 근육 올라와서 못 데려왔다"며 아쉬워했다.
그나마 KCC 상대로 1, 2라운드를 모두 이긴 건 긍정적인 요소였지만, 두 경기 모두 후반에 무너진 건 걸림돌이었다. 유 감독은 "공격이 안 될 때 리바운드 등을 통한 세컨드 찬스나 자유투를 통해 풀어가야 한다. 우리는 그게 안 됐다"고 되짚었다.
박지훈-렌즈 아반도-김영현-김경원-조니 오브라이언트가 선발로 출격한 정관장은 1쿼터부터 흔들렸다. 김동현에게 3점포 2방을 허용했고, 무릎 부상에서 돌아온 최준용에게도 득점과 리바운드를 뺏기며 주도권을 내줬다. 정관장은 외곽포를 통해 공격을 풀어나가려 했으나 여의치 않았다.
이후로도 정관장은 실수가 이어지면서 좀처럼 격차를 좁히지 못했다. 오히려 2쿼터에만 32점을 헌납했고, 3쿼터 초반 한때 29점 차(31-60)까지 벌어졌다. 이후 3쿼터 들어 연속 9득점으로 분위기를 올렸으나, 작전타임을 통해 전열을 가다듬은 KCC는 좀처럼 흐름을 내주지 않았고, 결국 정관장은 올 시즌 처음으로 세 자릿수 실점을 기록했다.
경기 후 유도훈 감독은 "원정경기를 이동하면서 선수들이 지친 부분이 있다"면서도 "수비에서 선수들에게 잘못 짚어줘서 이렇게 간 부분은 감독 책임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격에서 찬스 때 안 들어가는 건 어쩔 수 없지만, 기본적인 수비까지 무너져서 2경기 연속 다득점 허용한 건 감독 책임이다. 죄송하고 심기일전하겠다"고 얘기했다.
장점이던 수비가 무너진 부분에 대해 유 감독은 "수비에서 상대 장점 쪽에서 안 주고 다른 쪽에서 (득점을) 주자고 했다"며 "상대가 2대2 시작하면 그 2명 중에 득점이 나온다. 협력수비가 잘 안 된다"고 했다.
4쿼터 중반에는 김영현이 수비 도중 김동현과 크게 부딪혔고, 김동현이 교체되는 일이 있었다. 김영현은 비디오 판독 끝에 U파울을 지적받았다. 유 감독은 "부딪힐 때는 심하게 보일 수도 있는데, 본인도 뛰어오다가 돌아서면서 그런 상황이었다"며 "상대가 크게 안 다치길 바라고 죄송하게 생각한다. 다치게 하려는 의도가 없다는 걸 이해해주셨으면 좋겠다"며 미안함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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