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 승인 없이 언론 인터뷰를 했다가 3개월 배정 정지 징계를 받은 김우성 심판이 내년 초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비디오 판독 심판(VAR) 세미나 명단에 포함됐다. 가뜩이나 '비시즌 3개월 배정 정지'로 징계 실효성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징계 기간 일부는 아예 한국에 없을 수도 있는 셈이다.
19일 심판 소식을 다루는 레퍼링월드와 축구계 등에 따르면 김우성 심판은 한국 심판 중 유일하게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VAR 예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김우성 심판을 포함한 아시아축구연맹(AFC) VAR 예비 명단에 오른 11명의 심판은 내년 1~2월 세미나에 참석할 예정이다. 북중미 월드컵에서 실제 VAR 역할을 맡게 될 심판들은 AFC 등 각 대륙축구연맹 세미나를 거쳐 확정된다. 앞서 발표된 주·부심 세미나 명단에는 한국 심판이 모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월드컵에서 주·부심 역할을 맡게 될 심판들이 참석하는 AFC 심판 세미나는 내년 2월 23일부터 27일까지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다.
AFC VAR 세미나 기간과 장소 등은 미정이지만, 만약 김우성 심판이 실제 세미나 참석을 위해 해외로 출국하게 된다면 불거진 징계 실효성 논란은 더 커질 전망이다. 가뜩이나 비시즌에 3개월 배정 정지 징계는 사실상 효력이 없는 것 아니냐는 비판 목소리가 큰 상황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대한축구협회는"프로 심판은 비시즌의 경우 프로팀 전지훈련이나 K3리그·K4리그 전지훈련, 대학팀 연습경기 등에 배정을 받는다. 심판은 기본적으로 고정급여가 없고 모든 경기 수당을 받아 생계를 유지하는데, 이 모든 배정이 막힌다"며 징계 실효성 논란에 대해 해명했다. 그런데 정작 김우성 심판은 징계 기간 중 일부 월드컵 심판 세미나 참석으로 인해 애초에 경기 배정 자체가 불가능할 수도 있는 셈이다.
앞서 김우성 심판은 지난달 전북 현대와 대전하나시티즌의 K리그 경기를 진행하다 타노스 당시 전북 코치로부터 인종차별 피해를 받았다고 주장했던 심판이다. 타노스 코치는 줄곧 인종차별 의도가 없었다고 해명했으나, 한국프로축구연맹 상벌위원회는 타노스 코치에게 제재금 2000만원과 5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내렸다. 연맹 상벌위는 "특정 행위에 대한 평가는 그 행위자가 주장하는 의도보다는 외부에 표출된 행위가 보편적으로 갖는 의미를 기준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인종차별주의자 낙인이 찍힌 타노스 코치는 극심한 심적 고통 끝에 사임을 결정했고, 전북 구단 재심은 연맹 이사회에서도 기각됐다. 오랫동안 자신을 보좌했던 수석코치 사퇴에 거스 포옛 당시 전북 감독마저도 1년 만에 한국을 떠났다.
이 과정에서 김우성 심판은 KBS와 인터뷰를 통해 당시 인종차별이라고 확신한 이유를 비롯해 여러 판정 논란 등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문제는 이 인터뷰가 대한축구협회 승인을 받지 않고 진행된 인터뷰라는 점. 결국 대한축구협회 심판위원회 산하 심판평가협의체는 심의를 통해 '협회의 사전 승인 없이는 경기 전후 판정과 관련한 일체의 언론 인터뷰를 하지 않을 의무(심판규정 제20조 4항)를 위반했다'며 김우성 심판에게 3개월 배정 정지라는 행정조치를 내렸다.
징계 결과가 나오자 이미 시즌이 끝난 상황에 3개월 배정 정지에 대한 징계 실효성 비판 목소리가 거셌다. K리그는 내년 2월 중순쯤 개막하고, 김우성 심판에 대한 징계는 3월 15일에 끝난다. 심판들이 매주 경기에 배정되는 건 아니라 프로 심판으로서 실질적인 징계 기간은 더 짧을 수밖에 없다. 여기에 대한축구협회가 선제적으로 밝혔던 '비시즌 연습경기 등 모든 경기 배정 제외에 따른 징계 효력' 주장마저 정작 김우성 심판의 징계 기간 중 일부 월드컵 VAR 세미나 참석과 맞물려 설득력이 더 떨어지게 됐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