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앞선 3경기에서 단 한 번도 들어가지 않던 3점슛이 마법처럼 빨려들어갔다. 헨리 엘런슨(28·원주 DB 프로미)이 생전 처음 겪는 밤 경기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DB는 31일 오후 9시 30분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5~2026 LG전자 프로농구 3라운드 '농구영신' 경기에서 부산 KCC 이지스를 99-82로 꺾었다. 이로써 DB는 4연승을 달리게 됐고, KCC를 제치며 단독 3위가 됐다.
3년 만에 농구영신을 치른 DB는 폭발적인 화력을 보여주면서 중반 이후부터 KCC를 압도했다. 이선 알바노(25득점)와 이용우(14득점)가 가드진에서 활약한 가운데, 엘런슨 역시 30득점 4리바운드로 뛰어난 모습을 보였다.
이날 엘런슨은 총 16번의 야투 시도에서 12번을 성공시키며 75%의 성공률을 보였다. 특히 3점슛을 5차례 시도해서 모두 림으로 넣었다. 그는 25일 정관장전부터 3경기 동안 총 15번의 3점슛을 쐈지만 하나도 들어가지 않았는데, 한번에 만회할 수 있었다.
엘런슨은 숀 롱을 제외하면 높이에서 열세를 보이는 KCC의 약점을 공략해 골밑에서 우위를 보였다. 여기에 쏘면 들어가는 외곽포는 알고도 막을 수 없었다. 특히 2쿼터 막판 연속 외곽포는 KCC의 사기를 꺾기에 충분했다. 기선제압을 위해 초반 플레이타임을 길게 가져간 김주성 감독의 전략이 성공으로 돌아갔다.
경기 후 엘런슨은 "새해를 마무리하는 경기를 해본 것이 너무 좋고, 이런 경기를 이겨 기분이 좋다. 팀 모두의 성과라고 생각한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미국에서도 오후 9시 30분에 점프볼을 하는 경기를 해본 적이 없다는 그는 "경험이 없어서 낮잠을 더 자야하나 고민했다. 시간 맞추기가 애매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도 "좋은 경험이고 이런 경기 해봐서 기분 좋다"고 웃었다.
새해를 동료들, 그리고 팬들과 맞이하는 건 특별한 경험이었다. 엘런슨은 "2025년 가장 특별한 순간이라 생각한다. 팬들과 새해를 맞이하고, 경기 끝나고 팬들과 카운트다운 할 때 감명깊게 느꼈다. 재밌는 경험이다"라고 했다.
이전 3경기에서 림을 외면하던 3점슛이 모두 들어간 것에 대해 엘런슨은 "난 좋은 슈터라 생각한다. 슛은 자신감이다"라며 "오늘은 모든 걸 잊고 자신 있게 던졌다"고 했다. 이어 "코칭스태프도 '주저하고 슛 쏘면 너 책임인데, 무조건 던져라'라는 지시를 받는다. 슛은 평균이 있기에 오늘은 주저없이 던졌다"고 얘기했다.
이날 경기 전 훈련에서 DB는 장포 내기(하프라인 슛)를 했다. 김주성 감독은 "장포를 하고 나서 이겨야 스토리 생긴다고 했다"고 밝혔다. 엘런슨은 '장포내기가 영향이 있었나'라는 질문에 웃으며 "아마 영향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농구영신을 기점으로 시즌 절반인 27경기를 치른 가운데, 엘런슨은 평균 30분 35초를 뛰며 22.0득점 9.2리바운드 2.4어시스트를 기록하며 DB의 1옵션으로 활약 중이다. 엘런슨은 "지금 위치에 만족한다"며 "3라운드를 이렇게 해온 것에 만족한다. 시즌이 갈수록 더 잘 되는 팀이 강한 팀이고, 나뿐만 아니라 팀원들이 농구하는 모습에 만족한다. 나도 나머지 라운드에 더 나은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끝으로 엘런슨은 "플레이오프 진출이 목표다. 선수들과 많은 얘기를 하는데, 그게 첫 번째 목표다. 정신력으로 매 순간 강한 팀들과 상대해야 한다. 좋은 순위에 있지만 만족하지 않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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