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잉글랜드 6부리그 소속의 매클즈필드가 프리미어리그(EPL) 구단이자 디펜딩 챔피언인 크리스털 팰리스를 꺾고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역사상 최대 이변을 연출했다.
영국 매체 'BBC'는 11일(한국시간) "매클즈필드가 지난 시즌 FA컵 우승팀인 크리스털 팰리스를 2-1로 꺾고 축구 역사에 남을 승리를 거뒀다"고 보도했다.
매클즈필드는 10일 영국 매클즈필드의 모스 로즈에서 열린 2025~2026시즌 FA컵 3라운드(64강) 홈 경기에서 크리스털 팰리스를 상대로 기적 같은 승리를 거뒀다.
매체에 따르면 6부리그 소속인 매클즈필드와 EPL 크리스털 팰리스의 격차는 무려 5단계, 순위로는 117계단 차이가 난다. 이는 FA컵 역사상 가장 큰 순위 격차를 뒤집은 승리로 기록됐다.
또한 아마추어 팀이 FA컵 디펜딩 챔피언을 탈락시킨 건 1908~1909시즌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팰리스는 지난 시즌 결승에서 맨체스터 시티를 꺾고 구단 창단 후 첫 우승을 차지했지만, 이번 시즌에는 공식전 9경기 연속 무승의 부진 속에 6부 팀에게 덜미를 잡히며 자존심을 구겼다.
감동적인 사연까지 있었다. 매클즈필드는 지난달 16일 팀의 공격수 에단 맥레오드(21)를 교통사고로 떠나보내는 비극을 겪었다. 선수단과 팬들은 이날 경기장에 맥레오드의 사진과 추모 배너를 걸고 그를 기렸다.

'스카이스포츠' 등에 따르면 경기 후 존 루니 매클즈필드 감독은 "맥레오드의 부모님이 오늘 우리와 함께 기쁨을 나눴다"며 "선수들에게 '맥레오드가 오늘 우리를 지켜보고 있었고, 우리와 함께 뛰었다'고 말했다. 그가 우리와 함께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소감을 전했다.
매클즈필드의 투혼은 경기장 안에서도 빛났다. 주장 폴 도슨은 경기 초반 부상을 당해 머리에 붕대를 감고 뛰는 투혼을 발휘하며 선제골을 터뜨렸다. 존 루니 감독은 "도슨은 전사다. 멍이 들고 피가 나도 굴하지 않는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매클즈필드는 2020년 재정난으로 파산해 146년의 역사가 끊길 위기에 처했다. 당시 지역 사업가 로버트 스메허스트와 로비 새비지의 노력으로 재창단된 구단이다. 9부리그부터 시작해 4년 동안 3번의 승격을 이뤄내며 6부리그까지 올라왔다.
이날 현장에는 존 루니 감독의 형이자 잉글랜드 축구 레전드인 웨인 루니가 'BBC' 해설위원으로 참석해 동생의 승리를 지켜봤다. 웨인 루니는 "내 동생이 이런 엄청난 업적을 이뤄낸 것이 믿기지 않는다. 감독을 맡은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정말 자랑스럽다"고 기뻐했다.
스티븐 워녹 전 리버풀 수비수 역시 'BBC'를 통해 "우리는 FA컵 역사상 가장 위대한 순간 중 하나를 목격했다"며 "매클즈필드 선수들이 보여준 경기력은 정말 놀라웠다"고 찬사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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