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가 2028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을 준비하는 대표팀 감독을 새로 선임한다. 이민성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 감독은 올해 9월 아이치·나고야(일본) 아시안게임까지만 지휘하고, 2년 뒤 있을 LA 올림픽에 초점을 맞추는 사령탑은 따로 선임하겠다는 구상이다.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협회 전력강화위원회(위원장 현영민)는 지난 10일 두 번째 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리뷰 회의 등을 거쳐 "올림픽을 위한 준비 체계를 조기에 별도로 가동하기 위해, 아시안게임 대표팀과 별개의 올림픽 대표팀 감독 선임을 조속히 추진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민성 감독은 아시안게임 대표팀(U-23)을 지휘하고, 올해 기준으로 21세 이하(U-21) 선수들로 꾸려지는 올림픽 대표팀(U-21)을 이끄는 감독을 따로 선임하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한국축구는 U-23 대표팀 감독이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을 모두 지휘했다. 다만 두 대회 간격이 2년인 데다, 아시안게임에 나섰던 선수들 대부분이 2년 뒤 올림픽에는 나이 제한 때문에 대부분 나설 수 없어 짧은 기간 올림픽팀을 새로 꾸려야 했다. 더구나 LA 올림픽은 예선 일정이 이전 대회들보다 앞당겨질 가능성이 크다. 이에 대한축구협회는 아예 U-21 대표팀 감독을 새로 선임해 조금이라도 빨리 올림픽 대비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문제는 과연 대한축구협회의 바람대로 LA 올림픽을 위한 새 사령탑 선임이 얼마나 수월하게 이뤄질 수 있느냐다. 특히 이번 LA 올림픽 아시아 예선이 역대급 난도로 펼쳐지는 게 확정된 상황에서, 그야말로 '독이 든 성배'를 들 감독이 쉽게 나올 수 있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실제 LA 올림픽 남자축구 본선 진출팀 수는 종전 16개 팀에서 개최국 미국 포함 12개 팀으로 줄었다. 아시아에 배정된 본선 진출권도 이제는 단 2장뿐이다. LA 올림픽 아시아 예선은 이민성호가 베트남에 져 4위에 머무른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의 2028년 대회로 치러진다. 결승에 오르는 단 2팀만이 LA 올림픽 본선 무대에 나설 수 있다.
한국축구가 역대 7차례 AFC U-23 아시안컵에서 대회 결승에 오른 건 단 2차례(2016·2020)뿐이다. 최근 3개 대회에선 2022년 8강, 2024년 8강, 2026년 4강 순으로 조기 탈락했다. 대회 최초 2연패를 달성한 일본의 강세가 뚜렷한 가운데 지난달 막을 내린 대회에선 중국·베트남까지 돌풍을 일으켰다. 우즈베키스탄도 이 연령대 강팀으로 꼽히는 팀이다. 한국 U-23 축구 경쟁력을 돌아보면 2년 뒤 올림픽 예선 통과를 확신할 수 없다.
새롭게 올림픽 대표팀 지휘봉을 잡는 감독은 결국 이 역대급 난도를 극복할 수 있을 만한 역량을 갖춰야 하고, 동시에 감독 스스로도 과감하게 도전할 의지까지 있어야 한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올림픽 본선에 오르면 그야말로 대단한 성과가 될 수 있지만, 올림픽 예선에서 탈락해 지난 파리 올림픽에 이어 '한국축구 없는 올림픽'이 현실이 반복되면 거센 후폭풍이 불가피하다. 이 비판까지 고스란히 감수할 수 있는 '경쟁력 있는' 사령탑 선임이 가능할지가 불투명하다.
만약 아시안게임이 보장되는 U-21 대표팀 사령탑 체제로 '변화'를 택했다면 이야기는 달라졌을 수 있다. 아시안게임은 병역특례가 걸린 만큼 한국의 동기부여가 남다르다. 개최국인 일본조차 와일드카드 없는 U-21 대표팀으로 나설 만큼 다른 대표팀의 관심도는 크게 떨어지는 대회다. 당장 오는 9월 아시안게임부터 새 사령탑의 U-21 대표팀 체제로 전환하고, 와일드카드를 최대한 활용했다면 아시안게임 4연패 도전은 충분히 해볼 만했다. 일본 등 올림픽 대표팀으로 아시안게임에 나서는 다른 팀들처럼 연속성 측면에서도 효과를 기대할 수 있었다.
그러나 대한축구협회는 이민성 U-23 대표팀 감독을 유임시키면서 아시안게임을 통한 명예회복의 기회를 준 반면, 새롭게 지휘봉을 잡게 될 올림픽 대표팀 감독에게는 커다란 부담만 안긴 셈이 됐다. 지난달 AFC U-23 아시안컵에서 극도의 부진에 그쳤던 이민성 감독은 상대적으로 덜 부담스러운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도전할 기회를 잡았다. 만약 대회 정상에 오르면, 이민성 감독은 아시안게임 금메달 사령탑으로 임기를 마치게 되는 셈이다.
반면 올림픽 대표팀 지휘봉을 잡게 될 새로운 감독은 아시안게임과는 별개로 단 2장밖에 없는 본선 진출권 경쟁에만 초점을 맞춰야 한다. 애초에 부담이 큰 과제를 안고 지휘봉을 잡아야 한다. 당장 9월 아시안게임이 끝날 때까지는 아시안게임 대표팀과 중복되는 U-21 대표팀 선수들의 소집 우선순위도 밀리는 등 각종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을 모두 감수할 수 있는 사령탑을 찾는 게 결코 쉬운 과제는 아니다. LA 올림픽에 더 빠르게 대비하겠다는 게 대한축구협회와 전력강화위원회의 구상이지만, 오히려 이 선택으로 한국축구의 상황이 더 꼬여버릴 수도 있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