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수를 주면 끝나는 경기였다. 제 욕심을 부릴 상황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호주전 선발 중책을 맡았던 좌완 손주영(26·LG 트윈스)이 아쉬운 부상 강판 뒤 입을 열었다. 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호주와 2026 WBC(월드 베이스볼 클래식) 조별리그 최종전, 선발로 등판한 손주영은 1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뒤 2회 연습 투구 도중 팔꿈치 이상을 느껴 스스로 마운드를 내려왔다. 27개의 공을 던졌고 이 가운데 스트라이크는 15개였다.
경기를 마친 뒤 믹스드존에서 만난 손주영은 당시 교체 상황에 대해 "2회에 연습 투구를 하는데 팔꿈치 부위에 약간의 불편한 느낌이 왔다. 팔꿈치 쪽 불편함이 자주 오는 편이기도 해서 조금 더 던져봤는데, 100%로 던질 수 없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그래서 예방 차원에서 교체 요청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무엇보다 '팀'을 먼저 생각했다. 손주영은 "내가 불안한 상태로 던지다가 실점하면 경기가 끝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감독님과 코치님께 곧바로 말씀드리고 내려오는 게 팀을 위한 냉정한 판단이라고 믿었다"고 털어놨다.
갑작스러운 강판 이후 더그아웃에서 경기를 지켜본 손주영의 마음은 타들어 갔다. 특히 자신의 뒤를 이어 2이닝을 무실점으로 완벽히 막아준 베테랑 노경은에 대해 거듭 감사를 표했다. 손주영은 "마음이 정말 무거웠는데 (노)경은 선배님께서 잘 막아주셔서 정말 감사했다"며 "사실 경기를 앞두고 몸 풀 때부터 선배님께서 '편하게 던져라, 뒤는 내가 다 막아주겠다'고 하셨는데 정말 약속을 지켜주셨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날 손주영은 세 번이나 눈물이 났다고 고백했다. 그는 "9회 (조)병현이가 힘들게 막아내는 모습에 미안해서 눈물이 났고, 8강 확정 순간과 그 이후 더그아웃에 돌아왔을 때 또 눈물이 나더라"며 "투수진 모두가 사이판 캠프 때부터 두 달간 고생하며 정이 많이 들었는데, 그 간절함이 통한 것 같아 정말 울컥했다"고 말했다.
비록 마운드 위에서 긴 이닝을 책임지지는 못했지만, 손주영의 마음은 누구보다 뜨거웠다. 그는 "수비 하나하나가 나올 때마다 더그아웃 맨 앞에서 무릎을 꿇고 기도하는 심정으로 경기를 봤다"며 "내 몸 상태가 따라주지 않아 아쉽지만, 팀원들이 합심해 기적 같은 결과를 만들어내 기쁘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손주영은 "팀원들에게 너무 감사하다. 경기 다음 날인 10일 팔꿈치 부위 검진을 받을 예정이다. 상태가 좋게 나왔으면 좋겠고, 잘 쉬어서 팀에 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말을 남기고 경기장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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