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자 프로배구 챔피언결정전(챔프전·5전 3승제)이 결국 '끝까지' 간다. 2연패로 벼랑 끝에 몰렸던 현대캐피탈이 홈 2연전을 모두 셧아웃 완승으로 따내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면서다. 지난 2차전에서 석연찮은 판정으로 쓰라린 패배를 당한 뒤 현대캐피탈 선수들이 다졌던 '의지'도 결국 현실이 됐다.
현대캐피탈은 8일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진에어 2025-2026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챔프전 4차전에서 대한항공을 3-0(25-23, 25-25, 31-29)으로 완파했다. 이틀 전에 이어 2경기 연속 3-0 셧아웃 완승이다. 이로써 두 팀은 챔프전 전적 2승 2패 동률을 이뤘다. 오는 10일 오후 7시 인천계양체육관에서 우승이 걸린 최후의 단판 승부를 펼친다.
1~2차전에서 모두 패배한 현대캐피탈이 기어코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현대캐피탈은 지난 2일과 4일 인천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맞대결에서 모두 풀세트 접전 끝에 2-3으로 져 벼랑 끝에 내몰렸다. 역대 챔프전에서 1~2차전 승리팀이 정상까지 오른 경우는 '100%'였다. 가뜩이나 플레이오프(PO)에서 우리카드와 2경기 연속 풀세트 접전을 펼친 터라 체력 부담도 큰 상태였다.
그런데 챔프 2차전 5세트 매치포인트 상황에서 나온 석연찮은 판정이 현대캐피탈의 '분노'를 샀다. 레오의 서브가 사이드라인에 살짝 걸친 것처럼 보였지만 아웃으로 판정되면서 경기를 마무리짓지 못했고, 결국 현대캐피탈은 듀스 접전 끝에 져 2연패를 당했다. 이후 현대캐피탈은 판정에 이의까지 제기했으나 한국배구연맹은 사후판독 및 소청심사위원회를 열고 '정독'으로 판독했다. 거의 동일한 장면에서 '정반대' 판정들이 여러 차례 나왔던 터라, 필립 블랑 감독은 물론 현대캐피탈 선수들도 격분할 수밖에 없었다.

그 분노가 현대캐피탈엔 되려 동기부여가 됐다. 이제 한 경기만 져도 우승에 실패하는 상황, 그리고 안방에서 예정된 3차전과 4차전. 현대캐피탈 선수들은 2차전 패배 후 천안으로 이동하면서 그야말로 '독기'를 품었다. 황승빈은 "천안으로 돌아오면서 다들 의지를 다졌다. '천안에서만큼은 꼭 (대한항공이) 축포를 못 터뜨리게 하자, 우리 집에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게 하자'고 했다. 감독님도 분노를 담아서 경기장에 녹여내자고 하셨다"고 했다.
그리고 실제 안방으로 돌아온 현대캐피탈은 완전히 다른 팀이 됐다. 3차전에 이어 4차전도 모두 셧아웃 완승으로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현대캐피탈 선수들의 다짐대로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대한항공 우승을 알리는 축포는 끝내 터지지 않았다. 오히려 1~2차전 패배 후 3~4차전 승리로 분위기가 완전히 뒤바뀐 채 마지막 5차전을 준비하게 됐다. 황승빈은 "그런 마음들이 결과로 나타나게 돼서 행복한 하루였다"고 웃어 보였다.
판정 논란으로 크게 흔들릴 수도 있었던 상황에서도 현대캐피탈은 자신감을 한껏 끌어올린 채 5차전 원정길에 오르게 됐다. 2경기 연속 셧아웃 완승은 지난 PO부터 챔프전 1~2차전까지 4경기 연속 풀세트를 치렀던 체력적인 부담마저 지웠다. 허수봉은 "5세트 경기를 하다 3세트 경기를 하니 체력 부담도 더 적은 거 같고, 컨디션도 좋은 거 같다"면서 "선수들 경기력도 좋아지고 있고, 이기고 싶어하는 마음이 경기력에서 나오는 거 같아 기분이 좋다. 역전 우승이라는 드라마를 장식할 마지막 한 경기만 남았다"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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