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팀의 사상 첫 정규리그 우승을 이끈 사령탑의 답변에는 매 순간 겸손함이 묻어났다. 조상현(50) 감독은 주변의 극찬에도 손사래를 쳤다.
조상현 감독은 9일 오후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그랜드 볼룸에서 열린 2025~2026 LG전자 프로농구 시상식에서 생애 첫 감독상을 수상했다.
조상현 감독 체제의 LG는 올 시즌 54경기에서 36승 18패를 기록하며 정규리그 가장 높은 자리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2022~2023부터 세 시즌 연속 2위에 머물며 아쉬움을 삼켰던 조상현 감독은 마침내 LG 구단 역사에 첫 정규리그 우승이라는 이정표를 세웠다.
시상식 후 만난 조상현 감독은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나는 걱정도, 화도 많고 손도 많이 가는 감독이다. 프런트 식구들이 모두 함께해줘서 좋은 결과를 낸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조상현 감독은 지난 시즌 절친한 사이인 전희철 서울SK 감독의 수상 순간을 떠올리며 "작년엔 시상식 4년 차였다. 친한 전희철 감독이 상을 받는 걸 보면서 나도 저 자리에 꼭 한번 서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며 "선수들이 정말 열심히 해준 덕분에 이 자리에 설 수 있었다"고 웃어 보였다.
이번 시상식에서 LG 국내 선수들이 주요 개인 타이틀을 많이 거머쥐지는 못했다. 이에 조상현 감독은 "우리 팀 특성상, 그리고 내 농구 스타일상 특정 선수에게 의존하지 않는다"며 "정규리그 1위라는 멋진 팀을 만든 선수들이 대견하다. 01년생 트리오 타마요, 유기상, 양준석 등이 자랑스럽고, 허일영과 장민국 같은 베테랑들이 중심을 잘 잡아줬다. 개인적인 상보다는 팀 자체가 잘되고 있는 것 같아 좋다"고 강조했다.

본인을 까다로운 지도자라 표현하기도 한 조상현 감독은 "선수들이 한 달만 같이 생활해도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안다. 걱정도, 화도 많지만 내 진심은 선수들을 미워하는 게 아니다. 오직 팀이 이기는 방향으로 가길 바랄 뿐이고, 선수들이 그 진심을 잘 받아줬다"고 말했다.
과거 하위권을 전전하던 LG가 조상현 감독 부임 후 단숨에 강팀으로 체질 개선에 성공한 비결로는 원칙과 신뢰를 꼽았다. 조상현 감독은 "나는 고지식하면서 원칙도 따진다"며 "선수들이 이를 잘 지켜줬다. 가장 중요한 건 선수들과 존중이다. 훈련 시간만큼은 철저히 지키자는 약속을 많이 한다. 신뢰가 쌓이며 만들어진 문화가 바로 LG만의 힘"이라고 설명했다.
시즌 중 가장 큰 스트레스는 역시 부상이었다. 조상현 감독은 "타마요가 한 달, 마레이가 8주 정도 빠졌을 때 정말 예민했다. 국가대표팀 파견 등으로 선수들과 손발을 맞출 시간도 부족해 스트레스가 컸다"며 "사실 목표는 6강 정도였는데, 12월부터 선수들이 잘해주면서 상위권에 가니 그게 또 스트레스가 되더라. 결국 선수들이 성장하며 스스로 이겨낸 것이 우승의 결정적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팬들 사이에서 'LG의 1옵션은 조상현 감독의 전술'이라는 찬사가 나오는 것에 대해서는 손사래를 쳤다. 조상현 감독은 "아직 순간 판단이 떨어져 비디오를 정말 많이 본다. 나는 판을 만들고 플랜을 짜는 사람일 뿐이다. 선수들이 코트에서 얼마나 잘 실행하느냐가 중요하다. 나는 그저 돕는 역할"이라며 공을 선수들에게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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