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카드 우리 WON의 제5대 사령탑으로 부임한 박철우(41) 감독이 팀워크를 강점으로 임기 내 창단 첫 우승을 목표로 했다.
박철우 감독은 16일 서울 중구 태평로에 위치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우리카드 감독 박철우입니다. 이런 자리를 마련해준 진성원 구단주, 이인복 단장님, 우리카드 사무국에도 감사합니다. 더 잘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겠습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우리카드 배구단은 지난 11일 박철우 감독대행을 우리카드 제5대 감독으로 선임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계약 기간은 3년, 세부 계약조건은 구단과 감독 본인 합의로 공개하지 않았다.
구단 역사상 최연소 사령탑이다. 선임에 이견을 나타내는 배구계 관계자는 없었다. 박철우 감독은 지난해 12월 전임 마우리시오 파에스 감독의 상호합의에 의한 계약 해지 후 갑작스럽게 사령탑에 올랐음에도 원정 8경기 전승을 비롯해 후반기 18경기 14승 4패로 우리카드를 봄 배구로 이끌었다.
취임식에는 우리카드 진성원 구단주, 이인복 단장 등 구단 관계자와 많은 취재진이 참석한 가운데, 가장 먼저 정식 감독 계약서에 사인하는 시간을 가졌다. 진성원 구단주는 계약서와 우리카드 휘장을 수여하면서 깜짝 선물도 준비해 회장 분위기를 훈훈하게 만들었다. 뒤이어 이인복 단장이 우리카드 사원증을 전달했고, 아내 신혜인(41) 씨와 아빠를 따라 배구를 하고 있는 박소율(13), 박시하(10) 자매도 참석해 꽃다발을 전했다.

이날 참석하지 못한 장인어른이자 한국배구의 전설 신치용(71) 전 감독은 아침 일찍 박 감독에게 축하한다는 메시지로 대신했다. 박 감독은 "장인어른은 내게 항상 겸손해지라는 말을 해주신다. 오늘 아침에도 축하한다고 말씀해 주셨는데 그 짧은 말에 많은 의미가 담겨있다고 생각한다. 항상 감사하면서 그 짧은 말을 곱씹으면서 살아가고 있다"고 고마움을 나타냈다.
박철우 감독은 최근 배구계 대세가 된 외국인 사령탑 흐름에서 존재감을 나타내는 스타플레이어 감독 중 하나다. 선수 시절 V리그 원년 멤버로 19시즌 동안 564경기에 출전해 통산 6623득점을 기록, 우승 반지도 7개를 획득한 전설이었다. 해설위원을 거쳐 코치, 감독대행을 거쳐 정식 감독이 되기까지 2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박 감독은 "프로 왔을 때부터 항상 내 기대보다 빨랐다. 선수 시절에는 타인의 기대치에 맞추기 위해 급급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오히려 큰 힘이 된 것 같다. 빠르고 상황에 맞춰 강하게 변하려고 하는 모습을 많이 배워 나간 것 같다"라며 "아직도 감독대행 제안받은 날을 잊지 못한다. 생생하게 기억난다. 결국에 내가 맡아야 한다면 모든 책임을 내가 져야겠다는 생각으로 감독대행직을 수락했다. 시즌이 끝나고 정식 감독 제안을 받아 정말 감사했다. 나를 신뢰하고 이 멋진 팀의 일원으로 남게끔 해주셔서 감사한 마음으로 수락했다"고 진심을 전했다.

최근 V리그는 국제 배구 흐름에 발맞추기에 외국인 사령탑을 앉히는 일이 잦았다. 당장 이번 챔피언 결정전 남자부도 외국인 감독 간 맞대결이었고 국내 감독으로 우승한 경우도 2018~2019시즌 최태웅 감독이 이끈 현대캐피탈로 어언 7년 전이다. 여기에 박철우 감독은 도전장을 내밀었다.
만약 챔피언 결정전 우승에 성공한다면 창단 최초 역사다. 2008년 시작된 우리카드는 아직 정규리그 1위는 물론이고 챔피언 결정전 우승도 없다. 2020~2021시즌, 2023~2024시즌 준우승과 KOVO컵 우승 두 차례(2015년, 2021년)가 전부다. 박 감독은 "현재 V리그에 많은 외국인 감독이 있다. 다들 세계적인 명장들이고 전임 파에스 감독님과 상대 팀 감독들에게도 많은 걸 배웠다"라면서도 "국내에도 좋은 지도자가 많다고 생각한다. 젊은 지도자가 해외에 나가서도 많이 배우려 하고 있기 때문에 충분히 경쟁력 있다고 말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 역시 "감독 선임 때 많은 선후배로부터 축하한다는 말과 함께 '국내 지도자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줘서 고맙다는 이야기를 가장 많이 들었다"라며 "그렇기에 앞으로 내 행보나 팀을 이끄는 모습에 다른 팬과 구단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항상 올바르고 솔선수범하고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모범적인 자세로 지도자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박철우 배구의 핵심은 '함께'였다. 그동안 모신 스승들의 장점만 닮으려 했고, 자신의 배구를 정의하는 데는 딸에게서 힌트를 얻었다. 박 감독은 "나는 복 받은 선수였다. 또 복 받은 지도자가 되고 있다. 항상 새로운 경험을 좋아했고 많이 배우고 싶었다. 처음엔 김호철 감독님과 함께하며 이탈리아 배구를 많이 배웠다. 장인어른(신치용) 감독은 분업과 시스템 그리고 책임의 배구를 많이 이야기하셨는데, 배구가 이렇게까지 시스템적으로 변화할 수 있는지를 느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실 오늘 이곳에 오면서 내가 그리는 이상적인 배구가 무엇인지 준비했다. 그런데 아침에 첫째가 ''같이'의 가치가 무엇이냐?'고 묻더라. 그걸 들으면서 나는 첫 번째도 팀워크, 두 번째도 팀워크라는 생각했다. 팀이 함께하는 배구의 가장 좋은 전략은 팀워크다. 이길 때도 팀으로 이기고 질 때도 팀으로 진다고 생각한다. 어떤 선수가 있든 어떤 팀이 됐든 결국에는 팀으로서 풀어나가는 우리카드 배구단을 만드는 것이 내 꿈"이라고 강조했다.
그렇게 우리카드의 창단 첫 우승부터 언젠가 선수 시절 못 이뤘던 꿈까지 나아가길 바랐다. 박 감독은 "꿈은 나중에 이루고 나서 말씀드리고 싶긴 한데, 꿈은 꿀 수 있는 거니 꿈으로만 들어달라"고 웃었다. 또 "선수 때부터 꿈은 무지막지하게 큰 꿈을 꾸며 지냈다. 거기에 맞춰 노력하면 비슷하게라도 가지 않을까 노력했다. 누군가 내게 감독이 목표냐고 했을 때 그게 꿈이라면 너무 아쉽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을 이었다.
언젠가 한국 대표팀을 이끌고 아시아 정상 탈환과 올림픽 첫 메달을 따내는 걸 최종 목표로 했다. 한국 배구가 금메달을 땄던 마지막 아시안게임(2006년)에서도 박 감독은 기회가 없었다. 박 감독은 "선수 시절 올림픽 메달을 꿈꿨다. 아시안게임에서도 메달을 따고 싶었다. 선수 시절 못 이뤘던 꿈을 선수들과 이뤄보는 것이 내 꿈"이라며 "먼저 우리카드에서 우승하는 것이 목표다. 그리고 우리카드가 왕조를 이룰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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