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C 다이노스 외국인 투수 드류 버하겐(36)이 벼랑 끝에서 잡은 한국행 티켓을 '기적의 드라마'로 바꾸고 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SSG 랜더스 구단이 실시한 메디컬 테스트 탈락의 아픔을 딛고 NC 다이노스의 구세주로 우뚝 섰다.
버하겐은 21일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6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5⅔이닝 7피안타 6탈삼진 1실점으로 역투했다. 비록 타선의 침묵으로 인해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지만, 분명 NC 선발진의 새로운 희망임을 증명하기에 충분한 투구였다.
이번 시즌 버하겐의 출발은 사실 가시밭길이었다. 지난해 12월 SSG 랜더스와 계약에 합의했으나, 메디컬 테스트에서 이상이 발견되며 계약이 파기되는 수모를 겪었다. 하지만 우여곡절 끝에 한국행이 이뤄졌다. NC 외국인 투수 라일리 톰슨(30)이 개막 직전 부상으로 이탈하자, NC는 '대체 외인' 카드로 버하겐을 전격 영입한 것이다.
준비 기간이 짧았음에도 버하겐은 빠르게 연착륙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이호준(50) NC 감독은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한국에 오자마자 며칠 쉬지도 못하고 등판했는데 지금까지 해준 것도 대단하다"며 "적응도 굉장히 잘했고 시차 적응도 필요할 텐데 정말 짧은 시간임에도 이 정도 해주는 것은 정말 잘해주는 것이다. 경기 감각도 많이 생겼기에 정말 잘 던질 것 같다"는 말로 두터운 신뢰를 보냈다.
버하겐은 이호준 감독의 믿음에 완벽히 보답했다. 3회말 이주형의 2루타 이후 브룩스에게 적시타를 맞으며 선취점을 내주긴 했지만, 위기마다 탈삼진 능력을 앞세워 추가 실점을 막았다. 특히 5회에는 브룩스- 안치홍- 임지열로 이어지는 키움의 중심 타선을 삼자범퇴로 돌려세우며 안정감을 뽐냈다.
이날 버하겐은 총 96구를 던지며 포크(22구), 키움 구단이 슬러브로 표기한 스위퍼(21구), 커터(20구), 직구(18구), 투심(13구) 뿐 아니라 커브, 슬라이더 나란히 1개씩 무려 7가지 구종을 자유자재로 구사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9km까지 찍혔다. 정교한 컨트롤과 다양한 변화구 조합에 키움 타자들은 연신 헛스윙을 돌렸다.
이날 비록 승리를 챙기지 못했지만, 현재까지 버하겐의 성적은 준수하다. 4경기(18⅔이닝) 1승 무패 평균자책점 2.89다. 세부 지표 역시 투수의 안정감을 나타내는 지표인 이닝당 출루 허용률(WHIP) 역시 1.29로 낮은 편이다. 삼진을 17개 잡을 동안 볼넷은 5개뿐이었다. SSG가 버하겐 대신 선택했던 베니지아노(평균 자책점 6.16)보다 더 낫다는 평가다. 이강철 KT 감독 역시 맞대결을 펼친 뒤 버하겐에 대해 "변화구로 스트라이크를 잡을 줄 아는 투수"라며 맞대결에서 보여준 제구력에 대해 호평한 바 있다.
이호준 감독은 정식 계약 전환 가능성에 대해 "아직까지는 고민할 시기는 아니다. 만약 전환에 대해 고민이 되는 시점이 오면 행복한 고민 아니겠나"라며 미소를 지었다. 이어 "투구 수가 조금 많은 경향이 있는데 구종 가치나 컨트롤은 정말 좋은 투수"라며 추후 동행 가능성도 열어뒀다.
6주라는 한정된 시간 속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잡고 있는 버하겐. '대체 외국인 투수'라는 꼬리표를 떼고 KBO리그에 정착할 준비를 마친 그의 행보에 팬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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