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장 중요한 것은 믿고 써주는 것입니다."
프로 사령탑 8년차에 우승(2021년) 경력도 있는 이강철(60) KT 위즈 감독이 타 구단도 귀담아 들을 만한 소신을 밝혔다. 올 시즌 KT로 이적해 맹타를 휘두르고 있는 좌타 외야수 최원준(29)에 관한 이야기였다.
이 감독은 지난 2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경기를 앞두고 최원준의 활약 비결에 대해 "워낙 자질이 있는 선수인 데다, 하나 못 치면 빠지고 그런 게 없다는 게 가장 크지 않겠는가"라고 평가했다.
그는 "누구든 다 마찬가지다. 김현수(38·KT)나 최형우(43·삼성 라이온즈)라도 하나 못 치면 빼고 그런다면 어떻게 잘 하겠는가"라며 "(최)원준이도 '아, 이거 못 치면 빠지는 거 아니야?' 이러다 보면 못 하게 된다. 멀리 보고 시간을 주는 게 선수에게도 좋다. 본인도 거기에 맞춰 조급해 하지 않게 된다"고 굳건하게 말했다.

서울고를 나와 2016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 3순위로 KIA 타이거즈에 입단한 최원준은 2025년 7월 NC 다이노스로 트레이드됐다. 지난 시즌 후에는 FA(프리 에이전트) 자격을 얻어 4년간 최대 48억원에 KT 유니폼을 입었다.
상무에서 군 복무한 2022년을 제외하고 지난해까지 9시즌 동안 그가 규정타석을 채운 것은 2021, 2024년(이상 KIA)과 2025년(NC) 등 3시즌뿐이다. 그 중 타율 3할을 넘긴 적은 한 번도 없다. 최고 타율은 2021년의 0.295였고, 지난해에는 126경기에서 0.242에 그쳤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이강철 감독의 전폭적인 신뢰 속에 팀의 48경기 중 단 1경기에만 결장했다. 47경기 모두 1번 또는 2번타자로 선발 라인업에 포함됐다.
'붙박이 출장'의 효과는 놀랍다. 최원준은 26일 현재 시즌 타율 0.370으로 SSG 랜더스의 박성한(0.369)을 1리 차로 제치고 부문 1위로 뛰어 올랐다. 안타 역시 71개로 오스틴(LG 트윈스)과 박성한(이상 66개)에 5개 차 앞선 리그 선두다. 도루는 12개로 공동 3위에 올라 있다.

이날 두산전에서는 1회초 2루수 플라이, 3회초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났으나 5회초 2사 후 상대 선발 최민석으로부터 우중월 솔로 아치를 그렸다. 팀이 1-0 박빙의 리드를 지키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값진 대포였다. 이어 9회초에는 이용찬에게서 시즌 3호 우월 솔로포를 터뜨려 데뷔 후 처음으로 멀티 홈런의 기쁨을 맛봤다.
그는 테이블 세터임에도 결정력까지 갖춰 시즌 28타점으로 부문 공동 15위에 자리해 있다. 이강철 감독은 "우리가 8, 9번 타순에서 살아나가면 (최)원준이가 있으므로 빅이닝이 자주 이뤄진다"고 흡족해 했다.
최원준은 26일 경기를 마친 뒤 구단을 통해 "멀티 홈런을 처음 쳐 뜻깊은 경기다. 무엇보다 첫 번째 홈런이 중요할 때 나와 기분이 좋았다. 두 번째 홈런은 노리지는 않았지만 운 좋게 잘 맞았다"며 "처음 두 타석에서 안 좋았는데, 유한준 코치님과 김강 코치님이 남은 타석에서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기술적으로 정신적으로 도움을 많이 주셨다. 훈련할 때도 큰 도움이 되고,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어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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