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익숙한 자리로 돌아왔지만 그 결과는 너무도 뼈아팠다. 20세 투수 정우주(20·한화 이글스)에게 너무도 가혹한 시간이 반복되고 있다.
정우주는 27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2026 신한 SOL KBO리그 방문경기에서 양 팀이 4-4로 맞선 8회말 구원 등판해 권희동에게 결승 투런 홈런을 맞고 패전 투수가 됐다.
선발로 나섰던 지난 21일 롯데 자이언츠전(3⅓이닝 4실점) 프로 데뷔 후 첫 패배의 아픔이 사라지기도 전에 2연패를 떠안게 됐다.
전주고 출신 정우주는 초고교급 선수로 프로 데뷔전부터 주목을 받았다. "당장 프로에 가도 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으며 2024년 퓨처스 스타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했고 전체 2순위 지명을 받고 계약금 5억원을 손에 쥘 만큼 큰 기대를 받았다.
데뷔 시즌 51경기에서 53⅔이닝을 책임지며 3승 무패 3홀드, 평균자책점(ERA) 2.85로 맹활약한 정우주는 시즌 종료 후 태극마크를 달았고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도 출전할 만큼 단숨에 한국을 대표하는 투수로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장기 레이스가 익숙지 않았던 탓일까, 2년차 징크스일까. 정우주는 지난해의 위용을 전혀 되찾지 못하고 있다. 앞서 올 시즌 18경기에서 불펜으로 나서 ERA 6.75에 그쳤고 한화는 선발로 나서며 전환점을 맞을 수 있기를 바랐다.
선발로 세 차례 기회를 받았으나 정우주는 9이닝 동안 7실점하며 지난해의 모습을 되찾지 못했다. 결국 김 감독은 정우주를 다시 불펜으로 활용하기로 결정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김경문 감독은 "오늘 경기에 만약에 우리가 이기고 있으면 (정)우주를 보게 될 것"이라며 "사실 마무리를 쓸까 처음에 고민을 했는데 (이)민우가 잘하고 있는데 굳이 팀을 흔들 필요는 없으니까 민우가 갈 때까지는 그 자리에 놔두고 8회 정도에 우주를 쓰면 어떨까 생각했다. 투수 코치하고 이야기를 해서 이기고 있다면 8회에 우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기고 있는 상황은 아니었지만 박빙의 상황에서 필승조가 나서는 것은 당연했다. '이기고 있으면'이라는 가정 자체가 필승조로 쓰겠다는 걸 의미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정우주가 아직 준비가 되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선두 타자 안중열을 상대로 볼넷을 내주며 불안하게 시작한 정우주는 박건우에게 6구 중 5구를 직구로 뿌리며 헛스윙 삼진을 잡아내며 한숨을 돌리는 듯 했다.
권희동에게는 더 유리한 상황을 만들었다. 1구는 바깥쪽 직구, 2구는 몸쪽 슬라이더로 볼카운트 0-2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3구 시속 149㎞ 직구가 몸쪽 낮은 코스에 잘 제구가 됐으나 권희동의 방망이에 맞은 공은 좌측으로 쭉쭉 뻗어가더니 결국 결승 투런 홈런이 됐다.
한화는 결국 정우주를 대신해 김종수를 불러올렸다. 공을 넘기고 더그아웃으로 향한 정우주는 모자를 벗고 한숨을 내쉬며 하늘을 바라봤다. 동료들의 격려를 받고 더그아웃으로 향해서도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한동안 경기를 바라보지 못하고 머리를 숙인 채 괴로워했다.
김종수가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지만 9회초 역전하지 못하며 정우주는 패전을 떠안았다.
지난해 마무리이자 2024년 전체 1순위 김서현은 제구 문제를 잡지 못하고 2군에서 재정비의 시간을 보내고 있고 2023년 1차 지명 문동주는 어깨 수술로 조기 시즌아웃됐다. 또 다른 상위 1라운더 정우주 또한 힘겨운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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