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움 히어로즈가 좌완 투수 박정훈(20)의 보직을 두고 장고에 돌입한다. 불펜 등판 시와 비교해 선발 전환 이후 눈에 띄게 감소한 구속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보직 재검토를 포함한 전면적인 수정 작업에 나설 방침이다.
설종진(53) 키움 감독은 3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KT 위즈전을 앞두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전날(30일) 박정훈의 구속 저하에 대한 스타뉴스의 질의에 문제를 명확히 인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설 감독은 "박정훈이 선발로 가면서 불펜에서 나오던 구속이 안 나오는 부분에 대해 저 역시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며 주변의 우려에 적극 공감했다.
실제 투구 데이터에서도 이 같은 아쉬움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30일 키움 구단이 제공한 투구 분석표에 따르면 이날 선발 등판한 박정훈은 이날 총 72구를 던졌다. 이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투심 패스트볼(51구)의 최고 구속은 시속 146km, 평균 구속은 142km/h에 머물렀다. 슬라이더(16구)의 평균 구속 역시 시속 131km 수준에 그치며 상대 타선을 압도하는 구위를 보여주지 못했다.
분명 불펜에서 150km 중반대에 가까운 구속이 찍혔던 것과는 달랐다. 결국 박정훈은 30일 선발 등판했지만, 2⅓이닝 5피안타 4볼넷 5실점을 기록한 채 3이닝도 채우지도 못하고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30일 피안타율은 0.417에 달했다.
결국 사령탑은 즉각적인 피드백과 함께 보직 원점 재검토라는 결단을 내렸다. 설 감독은 "경기가 없는 내일, 코칭스태프와 미팅을 통해 구속 저하의 원인을 찾기 위해 살펴보려고 한다"면서 "아마 선발로 갈지, 중간으로 갈지 다시 논의해봐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구체적인 활용 방안에 대해 "이전처럼 중간 계투로 가서 1~2이닝을 짧게 소화하며 구속을 다시 끌어올릴 것인지, 아니면 선발 투수 역할을 유지하면서 구속을 올릴 것인지는 상의를 거쳐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박정훈의 강력한 구위를 극대화할 수 있는 최적의 위치를 다시 찾겠다는 의도로 보였다.
키움은 향후 선발 로테이션 일정과 휴식기 등을 전반적으로 고려해 박정훈의 최종 보직을 확정할 계획이다. 설 감독은 "선발 로테이션까지 고려해 투수코치와 상의할 것"이라며 "안우진이 돌아오는 만큼 다음주 화요일 전에는 최종적으로 결정짓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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