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의 벽은 19세 고졸 신인 유격수에게 너무도 차갑고 잔인했다. 하지만 그 아픔의 순간을 감싸 안은 베테랑 주장의 품은 따뜻했다. KT 위즈 유격수 이강민(19)의 이야기다.
이강민은 30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원정 경기에 9번 타자 겸 유격수로 선발 출장했다. 27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 이후 3일 만의 선발 복귀전이었다.
이날은 이강민의 프로 커리어에서 잊을 수 없는 날로 기록될 듯하다. 고난의 시작은 팀이 5-1로 앞선 3회말이었다. 키움 선두타자 오선진을 유격수 땅볼로 잘 처리할 때까지만 해도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다음 타자 서건창의 타구부터 꼬이기 시작했다. 이강민이 깊숙한 타구를 잡은 뒤 1루로 던졌으나 다소 늦어 내야안타가 됐다. 이 상황부터 급격히 흔들린 이강민은 후속 이형종에게도 3-유간을 빠져나가는 내야안타를 헌납했다. 수비가 안정감을 잃자 KT 마운드도 함께 요동쳤다. 히우라의 적시 2루타와 만루서 밀어내기 볼넷 2개가 연이어 나오며 순식간에 3실점했다. 이강민의 수비 불안에서 시작된 나비효과가 대량 실점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온 것이다.
결국 4회말에 사달이 났다. 1사 후 또다시 서건창의 유격수 방면 타구가 굴러왔다. 이강민이 공을 잡아 1루로 송구했으나, 공이 치우치며 1루수 김현수가 포구하지 못했다. 기록은 유격수 송구 실책. 벤치의 인내심도 여기까지였다. KT 이강철 감독은 곧바로 이강민을 빼고 내야수 권동진(28)을 교체 투입했다. 이닝 도중에 일어난, 사실상의 문책성 교체였다.
더그아웃으로 돌아온 이강민의 표정은 차갑게 굳어 있었다. 자신의 실수로 흐름을 넘겨주었다는 죄책감, 그리고 1군 무대의 압박감을 이겨내지 못했다는 자책감이 열아홉 청년의 어깨를 짓누른 듯했다.
이런 상황에서 '주장' 장성우가 다가와 어깨 동무를 하며 위로했다. 그러자 이강민은 참았던 눈물을 '펑펑' 쏟았다. 장성우는 눈물을 흘리는 막내를 보며 진심 어린 조언까지 건넸다.
1군 무대라는 냉정한 전쟁터에서 눈물을 흘린 열아홉 청년. 그러나 든든한 선배의 품이 있었기에, 그의 성장은 이제부터 진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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