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선수들은 패한 것을 빨리 잊어먹나 봐, 멘탈이 좋아진거지."
이강철(60) KT 위즈 감독이 최근 KBO리그 선수들의 뛰어난 회복탄력성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만약 전날에 경기를 크게 지더라도 모든 것을 잊고 경기에 다시 집중한다는 것이었다. 여기에 리그 전반의 선발 투수 뎁스가 예전보다 향상된 점이 최근 야구의 풍경을 바꾸어 놓은 것 같다는 분석을 내놨다.
이강철 감독은 지난 5월 3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키움 히어로즈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최근 리그 흐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던 중 과거 자신이 선수로 뛰던 시절과 확연히 달라진 요즘 선수들의 '강한 멘탈'을 언급했다.
이 감독은 "내가 야구하던 예전 80년대, 90년대 시절에는 3연전 첫날에 한 번 대패하거나 연패에 빠지면 팀 전체 분위기가 완전히 가라앉았다"고 회상하며 고개를 저었다. 이어 "만약 3연전 첫날에 어이없는 실책이 나오거나 경기가 꼬이면 '아, 이제 우리 팀 완전히 망했구나' 하고 밑바닥까지 가라앉는 것이 당연한 시절이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요즘 야구는 완전히 다르다. 이 감독은 "요즘은 전날 지독하게 지거나 어이없는 실책이 나와 경기에 패한 다음날 선수들 표정을 보면 언제 그랬냐는 듯 쌩쌩하다"라며 "처음에는 '얘네들이 벌써 어제 일을 다 잊어버렸나' 싶어 신기하기도 했는데, 가만히 보니 그게 아니라 선수들 멘탈이 정말 좋아진 것"이라고 칭찬했다. 직전 경기의 패배에 매몰되지 않고 곧바로 다음 경기를 준비하는 자세가 프로야구에서도 핵심 경쟁력이 되었다는 뜻이다.
이강철 감독은 미소를 지으며 "아무래도 여러 가지 요인이 있는 것 같다. 옛날 같으면 어이없는 경기를 해버리면 그냥 팀 분위기가 정말 안 좋았었다. 옛날 감독님들은 더그아웃에서 거친 표현이나 호통도 많이 치셨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 야구는 경기를 지면 그날로 끝이다. 참 신기하고, 많이 달라진 것 같기도 하다"고 웃었다.
선발 투수들의 뎁스가 리그 전반적으로 향상된 점도 분위기 반전을 이끄는 요소다. 이 감독은 "예전에는 사실 1, 2선발이 난타당한 뒤 3선발에서 5선발이 나가는 경기에서는 분위기가 완전히 넘어가 버리기 때문에 이길 가능성이 뚝 떨어졌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하지만 요즘에는 우리 팀이든 상대 팀이든 4, 5선발이 상대 1, 2선발을 이기는 경우도 자주 발생한다. 아무리 전날 대패를 당하더라도 어떤 팀이든 다음날이면 다시 '0'에서 완벽하게 리셋되어 붙기 때문에 매 경기가 예측 불허다. 요즘 야구는 정말 신기한 것 같다"며 혀를 내둘렀다.
2021시즌 KT의 한국시리즈 우승 사령탑이기도 한 이강철 감독은 현역 시절에도 어마어마한 커리어를 쌓았다. 1989시즌부터 2005시즌까지 현역 시절 602경기에 나서 통산 152승 112패 53세이브 33홀드 평균자책점 3.29의 성적을 남겼던 명투수 출신이다. 선수 시절 한국시리즈 우승 반지가 5개나 있을 정도다. 이번 시즌도 32승 20패 1무(승률 0.615) 2위의 성적으로 리그 선두 LG 트윈스와 0.5경기 차이의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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