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까지 퍼포먼스라면 안 뽑히는 게 이상할 수준이다. 롯데 자이언츠 좌완 김진욱(24)이 인상적인 활약으로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AG) 승선 가능성을 높였다.
김진욱은 3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정규시즌 KIA 타이거즈와 방문경기에서 6이닝 3피안타(1피홈런) 1볼넷 3탈삼진 3실점으로 롯데의 8-3 승리를 이끌었다.
효율적인 투구가 돋보이는 피칭이었다. 한 이닝 10구 이하로 끊어가는 피칭이 두 차례(1회 8구, 4회 9구) 나오며 7회까지 마운드에 올랐다. 그렇게 김진욱은 직구(49구), 슬라이더(24구), 커브(11구), 체인지업(9구) 등 총 93구를 던져 퀄리티 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에 성공했다. 최고 직구 시속은 151㎞였다.
꾸준히 득점해 5-3에서 마운드에 내려왔던 김진욱은 불펜 투수들의 호투와 끝까지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은 타자들의 활약으로 시즌 3승(3패)을 챙겼다. 지난 4월 15일 잠실 LG 트윈스전 이후 무려 49일 만의 승리였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김진욱은 "그렇게 승리한 지 오래된 줄은 몰랐는데 이렇게 선발승을 할 수 있게 돼 야수들에게 정말 고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선발 투수는 승리보다 이닝을 많이 소화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내가 승리 투수가 된다는 건 팀이 이긴다는 거라 좋다. 내가 못 던져도 팀이 이기면 좋은 거라 승리 투수에 관해선 사실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7회 흔들릴 때는 김태형 롯데 감독이 직접 마운드에 올라 김진욱을 다독이기도 했다. 이에 김진욱은 "감독님께선 빌빌거리며 던지지 말라고 하셨다. 과감하게 붙었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그래서 다음 공이 직구라 과감하게 던졌는데 또 맞았다. 내가 한 수를 꺾어야 했나 싶었다"고 떠올렸다. 이어 "감독님이 마운드에 올라오는 경우가 잘 없는데 힘이 됐다. 내려가서도 세게, 강하게 던지면 좋겠다고 했다. 7회라고 생각 안 하고 똑같이 공 하나에 집중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김진욱의 성적은 11경기 3승 3패 평균자책점 3.48, 64⅔이닝 51탈삼진,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1.19, 피안타율 0.239를 마크했다. 이닝 리그 5위, 국내 투수 중에선 1위 기록이다. 자연스레 오는 11일 발표되는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최종명단에도 거론되고 있다. 국제대회에서 좌완 선발 투수가 늘 귀했던 걸 떠올리면 김진욱은 조건으로나 기량으로나 차출 1순위 수준이다.
2년 전 큰 우려를 낳았던 국군체육부대(상무) 입대를 자진 취소했던 결정이 신의 한 수가 되는 모양새다. 김진욱은 2024시즌 종료 후 상무 입대를 3일 앞두고 고사해 놀라움을 샀다. 당시 그는 왼쪽 팔꿈치 내측측부인대 부분 파열 진단을 받았고 수술 없이 재활에 들어갔다. 복귀 시즌은 좋지 않았다. 지난해 김진욱은 14경기 1승 3패 평균자책점 10.00으로 커리어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하지만 절대 포기하지 않았다. 김진욱은 지난 겨울에도 투구 리듬에 변화를 주고 체인지업을 다방면으로 연구해 자신에게 맞는 공을 찾는 등 최선을 다하면서 대반전 시나리오를 쓸 수 있었다.
김진욱은 아시안게임 최종 명단 발표에 "시즌 초반에는 멀게만 느껴졌다. 하지만 발표가 가까워지니 주변에서 이야기도 많이 해준다. 조금만 더 잘하면 뽑힐 수 있다고 말씀해 주셔서 생각은 하고 있다"고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이어 "그런 걸 또 너무 의식하면 안 될 거라 생각해서 발표 나기 전까지 내 투구를 하는 것이 1차적 목표"라고 힘줘 말했다.
딱 한 번 경험한 태극마크의 경험도 그를 설레게 했다. 김진욱은 2021년 열린 2020 도쿄 올림픽에 출전해 4경기 무실점을 기록한 바 있다. 김진욱은 "대표팀은 상징적이기도 하고 항상 가고 싶은 곳이다. 이번에도 뽑히면 너무 좋을 것 같다"라며 "내가 스프링캠프에서도 항상 성적이 좋은 건 일본, 대만 팀이랑 많이 해서 그렇다. 거기서 좋은 결과들이 있었기 때문에 아시안게임에도 가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쉽게 만족하지 않는 모습도 오는 9월을 기대케 한다. 김진욱은 올해 지금까지의 자신에게 점수를 메겨달라는 말에 "(100점 만점에) 75점 정도 되는 것 같다. 조금 더 많은 이닝을 소화할 수 있었는데, 한순간 대량 실점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 부분을 나도 생각하고 있고 (손)성빈이도 항상 그럴 때마다 잘 끊어주려고 한다. 그런 아쉬운 점을 빼면 75점 정도 될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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