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A 타이거즈 이범호(45) 감독이 베테랑 내야수 김선빈(37)에 대한 확고한 신뢰를 드러냈다.
이범호 감독은 2000년 KBO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8순위로 한화 이글스에 입단해 2019년까지 20년간 프로 생활을 한 3루수 전설 중 하나다. 37세의 나이까지 3루수로 101경기 728이닝을 뛰면서 풀타임 시즌을 치렀고, 이듬해 은퇴했다.
현역 시절 오랜 기간 공·수에서 꾸준함을 보였던 사령탑이었기에, 많은 나이와 체력적인 이유로 고전하고 있는 베테랑 2루수 김선빈에 대한 생각이 궁금했다. 이범호 감독은 4일 광주 롯데 자이언츠전을 앞두고 "(김)선빈이한테 양 사이드로 많이 빠지는 공을 다 커버하라고 하면 스타팅으로 못 내보낸다. 선빈이가 옛날보다 수비 폭이 점점 좁아지는 단계"라고 먼저 현실적인 부분을 이해했다.
그러면서도 "젊은 내야수들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2루에서 주전 선수로서 경기를 출전하며 팀을 이끌어가는 건 아직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체력적으로 굉장히 힘든 시기인데도 경기에 빠지겠다는 이야기를 전혀 안 한다. 그런 고참으로서 마음가짐을 굉장히 높게 평가한다"고 힘줘 말했다.
갈수록 땅볼 타구나 양 옆으로 빠르게 스쳐가는 타구에 대응이 느려지는 것이 보인다.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대신 김선빈에겐 박찬호(31·두산 베어스)가 떠난 내야에 어떤 돌발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이끌 수 있는 경험이 있다. 그걸 알기에 이범호 감독은 김선빈의 체력 안배에 각별히 신경 쓰고 있다. 콘택트와 작전 수행 능력이 좋은 김선빈을 선뜻 2번 타순에 넣지 못하는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언제든 안타를 생산할 수 있는 베테랑의 체력을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관건이다. 실제로 김선빈은 4일 광주 롯데전에서 2루수 및 2번타자로 선발 출전해 우중간 외야를 가르는 2루타 포함 4타수 1안타 1득점으로 제 몫을 했다.
이범호 감독은 "옆으로 못 움직이는 부분은 경기 초반에 전혀 문제가 없다. 체력적으로 소모가 있을 때나 후반에 갔을 때 대수비로 바꿔주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 그 나이에 내야에서 그렇게 플레이할 수 있는 선수는 우리나라에 몇 없다고 생각한다. 최소한의 힘을 쓰면서 시즌을 치를 수 있도록 최대한 배려하고 신경 써서 운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사령탑은 타선 배치와 함께 내야 유망주 윤도현(23)의 콜업으로 이 문제를 풀어가려 했다. 윤도현은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유틸리티 플레이어로 장타력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김선빈이 지명타자로 들어갔을 때 윤도현은 공·수 모두에서 9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 선수로 분류된다. 김선빈이 체력을 비축해 시즌 내내 좋은 타격감을 유지하고, 윤도현이 적은 기회에도 성장해 주전으로 올라서는 것이 KIA에 베스트 시나리오다.
이범호 감독은 "(윤)도현이도 이제 올라올 때가 됐다. 어제(3일) 도현이가 나온 퓨처스 게임을 1회부터 9회까지 영상으로 다 봤다. 영상 속 도현이는 밸런스가 좋아 보이고 수비 나갈 때도 즐겁게 웃으면서 하는게 보였다. 타석에서도 집중하려고 하는 게 보였다"라고 미소지었다.
그러면서 "지금 (김)선빈이가 체력적으로 조금 힘들어지는 타이밍이라 스타팅에 낼 수 있는 선수가 필요했다. 선빈이가 지명타자를 하거나 쉴 때 도현이를 좀 쓰려고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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