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농구 '베테랑 슈터' 배병준(36·울산 현대모비스)이 벼랑 끝에서 다시 기회를 잡았다.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좀처럼 새 팀을 찾지 못해 자칫 은퇴 위기까지 몰렸지만, 마지막 순간 현대모비스가 손을 내밀었다. 배병준은 "손을 내밀어준 구단에 감사하다. 인정받는 선수가 되겠다"고 약속했다.
배병준은 지난 11일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현대모비스로 이적하게 돼 다행스럽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이번 FA 시장은 유독 차가웠다. 새 팀을 찾지 못해 은퇴를 선언하거나, 계약 미체결 선수로 남아 다음 기회를 기다려야 하는 선수들이 적지 않았다. 창원 LG에서 뛰다 올해 FA 자격을 얻은 배병준 역시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 다행히 FA 시장 막판 현대모비스가 영입의향서를 제출했고, 배병준은 가까스로 새 출발의 기회를 잡았다.
배병준은 "저 말고도 은퇴한 선수들을 보면 '내가 그중 한 명이 될 수도 있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정도로 상황이 힘들었다"며 "현대모비스가 저에게 손을 내밀어준 만큼 열심히 보답해야겠다는 마음"이라고 밝혔다.
처음부터 불안감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배병준은 최근 KBL의 흐름을 보며 베테랑에게 쉽지 않은 시간이 될 수 있다고 느꼈다. 그는 "지난 시즌 10개 구단 모두 신인 드래프트에서 뽑은 선수를 최소 한 명씩은 경기에서 쓰는 걸 봤다. 세대교체를 진행하려고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돌아봤다.
그래도 자신감은 있었다. 배병준은 리그 수준급 슈터로 꼽힌다. 안양 정관장 소속이던 2023~2024시즌 평균 9.1득점, 3점슛 성공률 34.3%를 기록했고, 2024~2025시즌에는 평균 10.0득점, 3점슛 성공률 34.6%, 자유투 성공률 87.9%를 올렸다. 2022~2023시즌 3점슛 성공률도 38.2%였다. 지난 시즌 LG에서 부진을 겪기는 했으나 여전히 외곽에서 한 방을 터뜨릴 수 있는 베테랑 슈터였다.

하지만 새 소속팀 없이 시간만 흘러갔다. 배병준은 "FA 때 연락이 오겠지 하는 막연한 자신감이 있었다. 그런데 결과가 좋지 않아 많이 힘들었다"고 떠올렸다. 절박한 마음에 여자프로농구 선수 출신 아내인 고아라 숭의여고 코치에게 "여자농구에 들어갈 데 없느냐"고 웃지 못할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생계를 책임지는 가장이었기에 더욱 절실했다. 배병준은 국내에서 팀을 찾지 못할 가능성까지 염두에 뒀다. 그는 "어떻게든 일자리를 구하려고 했다. 여러 군데 알아보고 있었다. 일본 B2리그 구단들에는 제 포트폴리오를 돌리기도 했다"고 털어놓았다.
위기의 순간, 현대모비스가 배병준에게 손을 내밀었다. 배병준도 현대모비스 유니폼을 입고 다시 코트를 누빌 수 있게 됐다. 그는 "정말 은퇴할 뻔했던 상황에 가까웠다. 이렇게 농구를 다시 할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한 마음뿐"이라며 "양동근 감독님과 팀 동료들에게 인정받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코트 안에서든 밖에서든 '배병준 선수 괜찮았다', '병준이 형 좋았다'는 말을 들을 수 있는 시즌을 보내고 싶다"고 바랐다.

새 팀에서의 각오도 분명했다. 배병준은 "현대모비스는 선수 구성이 탄탄하고 유망한 어린 선수들도 많다"며 "좋은 선수들과 시너지 효과를 내고, 또 이들과 경쟁하면서 저도 떳떳하게 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도록 다음 시즌 뛰겠다"고 다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LG 팬들에게는 죄송하고 고맙다"며 "현대모비스 팬들에게도 많은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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