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약체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충격패를 당하며 조 3위로 추락한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경기장 밖에서 발생한 심각한 사이버 불링 사태로 전 세계적인 국제 망신을 사고 있다. 축구 팬들의 빗나간 비난 여론이 극단적인 인신공격과 협박으로 번지자, 주전 수비수 설영우(츠르베나 즈베즈다)의 소속 매체 국가인 세르비아 언론까지 이 사태를 집중 조명하고 나섰다.
세르비아 스포츠 매체 '스포르티뇨'는 25일(현지시간) "월드컵으로 인한 잔혹한 린치, 팬들이 즈베즈다의 에이스를 십자가에 못 박았다. 사건 해결을 위해 경찰까지 나선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한국 축구 팬들의 도를 넘은 악성 댓글 실태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 매체는 "한국인들은 평소 친절하고 문화적이며 무엇보다 규율이 바른 국민으로 좋은 명성을 얻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축구에 있어서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한국 팬들은 종종 가혹한 현실과 엄청난 기대치 사이에 갇혀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아시아의 호랑이(한국)는 남아공에 0-1로 패하며 팬들을 절망에 빠뜨렸고, 이 패배는 토너먼트 진출 실패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실망한 팬들이 모든 국가대표 선수들을 공격하고 있다. 특히 위고 브로스 감독의 남아공을 상대로 준수한 활약을 펼쳤음에도 즈베즈다 에이스 설영우가 이번 패배의 원흉으로 지목됐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설영우는 이번 대회 기간 홍명보호의 3-4-2-1 포메이션에서 좌우 측면 날개 자리를 번갈아 오가며 묵묵히 뛰었다. 1차전 체코전에서는 오른쪽 측면 수비수로 풀타임을 책임지며 2-1 승리에 기여했고, 2차전 멕시코전에서는 왼쪽으로 자리를 옮겨 71분을 소화했다. 이어 최종전인 남아공전에서는 다시 오른쪽으로 돌아와 풀타임을 뛰며 고군분투했다.

세르비아 현지 매체는 경기 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입에 담기 힘든 모욕적인 메시지와 댓글, 협박으로 뒤덮였음을 지적했다. 매체는 "설영우의 SNS는 모욕적인 메시지와 협박으로 가득 찼다. 타깃은 선수 본인뿐만 아니라 그의 가족에게까지 향했다"며 사태의 심각성을 알렸다.
상황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설영우의 매니지먼트사는 공식 성명을 발표하고 즉각적인 법적 대응을 선언했다. 매체는 매니지먼트사의 성명을 인용해 "최근 확인된 댓글과 메시지 중에는 욕설, 개인적 인신공격, 악의적인 비방, 허위 사실 유포 등 건강한 의견 표출의 한계를 넘어선 사례들이 식별됐다"며 "이러한 행위는 어떤 상황에서도 정당화될 수 없으며, 선수뿐만 아니라 가족과 주변인들에게도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사태 해결을 위해 불법 행위에 대한 강력한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정작 설영우 본인은 경기 후 믹스드존 인터뷰에서 비판 여론을 받아들이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설영우는 당시 "경기력이 안 좋으니 많은 분이 만족하지 못하는 목소리를 내는 것은 당연하다"며 "선수라면 좋은 모습을 보였을 때 칭찬을 받듯이, 못했을 때는 그만한 비판을 받을 준비가 돼야 한다. 좋은 모습으로 다시 팬분들한테 보답하는 수밖에 없다"며 의연한 모습을 보였다.
외부의 어수선한 분위기에 대해서도 "외부에서 들려오는 이야기는 신경 쓰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경기장에서 뛰는 건 결국 우리 선수들"이라고 했다.
그러나 외신은 한국 팬들의 이러한 극단적인 맹비난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스포르티뇨'는 "설영우는 체코와의 1차전 승리 당시 훌륭한 활약을 펼쳤다. 비록 멕시코전 패배 이후 비난이 시작됐으나 홍명보 감독은 그를 신뢰해 남아공전에도 선발로 내세웠다"며 "설영우는 결코 경기장에서 가장 못 뛰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한국 패배의 주범으로 낙인찍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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