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트윈스에 2026시즌 50승 선착을 안긴 결승타의 주인공 이영빈(24)이 극적인 만회포와 함께 한층 성숙해진 태도로 돌아왔다. 염경엽(58) LG 감독의 뼈있는 조언에 공감하며 더 노력하겠다는 의지까지 밝혔다.
이영빈은 2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원정 경기에 8번 타자 겸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을 기록하며 팀의 7-5 승리를 이끌었다. 5-5로 팽팽하던 6회초 무사 3루 상황서 조영건을 상대로 우중간을 가르는 시원한 결승 적시 2루타를 터뜨린 덕분이다.
사실 이영빈은 경기 후 마냥 웃을 수만은 없었다. 5-4로 앞선 5회말 수비 도중 박찬혁의 유격수 방면 타구를 잡았지만, 송구 실책을 범하며 5-5 동점의 빌미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그는 "전 이닝 수비에서 실책을 해서 동점이 된 상황이라 속으로 정말 많이 식겁했다"고 솔직한 심정을 털어놨다. 하지만 이내 "(5회기에) 아직 경기가 많이 남았고 만회할 기회가 있다고 생각해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자고 마음먹었다"며 강한 멘탈을 보여줬다.
결승타 순간의 수싸움도 빛났다. 투볼 상황에서 패스트볼 계열을 노려 쳤던 부분을 짚은 이영빈은 "앞선 타석에서 높은 직구에 타이밍이 늦는 모습을 보여서 미리 준비하고 있었다"며 "최근 레그킥을 하다가 노스텝으로 타격 자세를 바꿨는데, (홍)창기 형에게 타이밍에 대해 많이 물어보고 체크를 받은 것이 큰 도움이 됐다"고 선배에게 감사까지 전했다.
사실 이영빈은 지난 6월 염경엽 감독의 지시로 잠시 2군에 다녀왔다. 6월 14일 롯데 자이언츠전을 앞둔 당시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1군에 복귀한 이영빈에 대한 스타뉴스의 질의를 받은 염 감독은 그의 2군행이 실력 문제가 아닌 '경기에 임하는 자세와 스타일'을 바꾸기 위한 조치였다고 설명했다.
염 감독은 "영빈이는 야구를 열심히 하고 충분히 클 수 있는 선수지만, 경기 도중 간혹 열심히 안 하는 것처럼 보일 때가 있다"라며 "이를 방치하면 오해를 받기 십상이다. 선수가 미워서가 아니라, 앞으로의 야구 인생을 위해 스타일을 고치라는 자극을 주고자 내려보냈던 것"이라고 밝혔다. 삼진을 당한 뒤 덤덤하게 물러서는 등 소극적으로 비칠 수 있는 태도에 변화를 주문한 것이다.
사령탑의 뼈 있는 조언에 이영빈도 고개를 끄덕였다. 2일 경기를 마친 그는 "감독님께서 '너 열심히 하는 건 다 아는데,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그렇게 안 보일 수 있다'고 말씀해 주셨다"라며 "전에는 제스처가 너무 크면 안 된다고만 생각했는데, 아쉬움을 표출하거나 파이팅을 외치는 것도 야구의 일부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달라진 마음가짐을 전했다.
실제로 이영빈은 본래 낯을 많이 가리는 내성적인 성격(MBTI 'I' 성향)이라고 했다. 취재진이 "야구장 안에서 성격을 개조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묻자 그는 "맞다. 그래서 야구장에서만큼은 더 활기차고 열정적인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콜플레이나 파이팅도 의식적으로 많이 하려고 한다"며 미소를 지었다.
이번 시즌 45번째 그라운드를 밟은 이영빈은 전반기 만에 지난 2025시즌 전체 출장 수(44경기)를 돌파했다. 천성호, 송찬의, 문정빈 등 동료 백업 선수들의 활약은 그에게 좋은 자극제가 됐다. 이영빈은 "기회가 왔을 때 꼭 팀에 보탬이 되고 싶었는데 승리에 기여해 뿌듯하다"고 웃었다. 지금의 페이스라면 데뷔 시즌(2021년)에 세운 자신의 단일 시즌 최다 출장 기록(72경기) 경신도 시간문제다.
팀의 핵심 멤버로 자리 잡아가고 있지만, 스스로 매긴 전반기 점수는 냉정하게도 'C'였다. 이영빈은 "앞으로 보여드려야 할 게 훨씬 많다"라며 "팀에서 제게 바라는 것은 야구를 잘하는 것뿐만 아니라, 그라운드 위에서 뿜어내는 활기차고 열정적인 에너지라고 생각한다. 남은 전반기 경기에서도 팀이 전승할 수 있도록 준비 잘하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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