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팬들의 성원이 많은데, 보답을 못한 거 같아 면목이 없습니다."
황선홍 대전하나시티즌 감독이 팬들에게 또 한 번 고개를 숙였다. 4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부천FC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6 16라운드 2-2 무승부 직후 기자회견장에서다. 이날도 승전고를 울리지 못하면서 대전의 올 시즌 홈 개막 무승은 9경기(4무 5패)로 늘었다. 이번 시즌 개막 홈 무승팀은 대전과 김천 상무(4무 3패), 두 팀뿐이다.
내심 '반등'을 기대한 무대였기에, 극적인 무승부에 대한 만족감보다는 승리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더 큰 경기였다. 이날 경기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휴식기를 끝내고 한 달 반 만에 열린 K리그 경기였다. 전반기 진한 아쉬움 속 휴식기에 접어든 대전은 전지훈련 등을 통해 후반기 반등을 준비했다. 황선홍 감독도 "공격 숫자나 윙어들의 하프 스페이스 플레이 등에 초점을 맞춰 후반기를 준비했다"고 했다.
마침 출발도 나쁘지 않았다. 전반전을 주도한 대전은 후반 6분, 주민규의 선제골로 균형을 먼저 깼다. 다만 리드는 오래가지 않았다. 선제 득점 3분 만에 이창근 골키퍼의 슈퍼 세이브가 무색한 허무한 동점골 실점이 나왔다. 5분 뒤엔 세트피스 상황에서 역전골까지 실점했다. 올 시즌 내내 대전을 괴롭히고 있는 수비 집중력 문제가, 휴식기 이후 첫 경기에서 또 반복됐다.
그래도 역전을 허용한 뒤 '달라진 대전'의 모습도 보여줬다. 그대로 무너지는 게 아니라 강력한 반격 의지를 그라운드 위에서 쏟아냈다. 황선홍 감독은 디오고·엄원상, 정재희·김현욱, 그리고 마지막 교체카드로 유강현까지 투입하며 전방에 변화를 줬다. 전반 4개였던 대전의 슈팅은 후반 11개로 급증했다. 이 과정에서 후반 37분, 기어코 서진수의 동점골까지 터졌다.

이후에도 대전의 공세는 경기 막판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할 만큼 이어졌다. 다만 패스가 아닌 슈팅을 택했다가 결정적인 기회를 놓치는 등 동점골 이후 한 방이 끝내 터지지 않았다. 주심의 종료 휘슬이 울리자 선수들은 저마다 그라운드에 쓰러져 아쉬움을 토해냈다. 후반기 첫 경기, 올 시즌 홈 첫 승을 기대하고 경기장을 찾았을 대전 팬들도 또 한번 빈 손으로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이날 경기장엔 7736명의 팬들이 찾았다.
역전을 허용하고도 기어코 동점을 만든 집념은 그래도 박수를 받을 만했다. 패색이 짙어지면 다소 무기력하게 무너지던 이전 경기들과 달리, 동점골 이상을 노린 이날 대전의 경기력은 휴식기 이전과는 분명 달랐다. 교체로 투입된 5명 중 무려 4명이 저마다 슈팅을 시도하면서 상대를 괴롭혔다는 점도 눈에 띄는 기록이었다. 황선홍 감독도 "홈에서 그동안 득점이 저조했는데, 그래도 2골을 넣고 마지막에 찬스도 많이 만들어낸 건 소득이라고 할 수 있다"고 짚었다.
대신 선제 득점 이후 10분도 채 안 돼 역전을 허용한 수비는 휴식기를 거치고도 황선홍 감독고 대전엔 여전한 고민으로 남았다. 특히 동점골 실점의 경우, 이창근 골키퍼의 선방 이후 높게 튀어 오른 공을 안태현이 논스톱 슈팅할 때까지 누구도 저지하지 못해 아쉬움이 컸다. 5분 뒤 세트피스 실점 역시도 너무 쉽게 상대 측면 프리킥이 상대 공격수 헤더로 연결됐다.
황선홍 감독은 "어이없게 실점하는 장면들이 많다. 그런 장면을 줄여야 한다. 실점 장면이 늘 아쉽다. 실점을 해도 똑같이 플레이하면 되는데, 여러 부담이 더해지면서 선수들의 집중력까지 떨어지는 거 같다. 경기를 매번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아쉬워했다. 그렇다고 그 아쉬움을 선수 탓으로 돌리진 않았다. 황선홍 감독은 "결과를 못 내는 게 아쉽다. 팀이 힘을 못 받고 있다"면서 "팬들 성원에 보답하지 못하는 거 같아 (감독으로서) 면목이 없다"며 자신의 책임으로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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