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너무 행복했다."
한일전에서 폭발적인 덩크슛을 꽂아넣은 에디 다니엘(19·서울 SK)이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한국 남자농구 대표팀은 6일 고양 소노아레나에서 열린 2027 국제농구연맹(FIBA) 농구 월드컵 아시아 예선 1라운드 B조 최종 6차전에서 '영원한 라이벌' 일본을 81-79로 꺾었다.
이로써 한국은 3승 3패, 승점 9를 기록하며 B조 2위로 예선 2라운드에 진출했다. 한국은 이번 1라운드에서 일본, 중국, 대만과 B조에 속했다. 일본이 4승 2패, 승점 10으로 조 1위를 차지했고, 한국은 반드시 이겨야 했던 최종전에서 일본을 잡아 4위에서 2위로 뛰어오른 채 1라운드를 마쳤다.
중국도 한국과 같은 3승 3패, 승점 9를 기록했지만 승자승 원칙에서 밀려 조 3위가 됐다. 그래도 2라운드 진출권은 확보했다. 대만은 2승 4패, 승점 8로 조 최하위에 머물며 탈락했다.
이번 아시아 예선 1라운드에서는 각 조 4개 팀 중 상위 3개 팀이 2라운드에 진출한다. 2라운드까지 통과하면 내년 카타르에서 열리는 FIBA 농구 월드컵 본선에 오를 수 있다.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에 배정된 본선행 티켓은 개최국 카타르를 제외하고 총 7장이다.
일본전 승리 과정은 쉽지 않았다. 한국은 NBA 서머리그에 참가 중인 이현중(샌안토니오 스퍼스)이 빠졌고, 이정현(고양 소노)도 발목 부상으로 뛰지 못했다. 두 에이스 없이 일본을 상대해야 했다.
경기 중반에는 흐름도 좋지 않았다. 한국은 3쿼터 중반 일본에 연속 득점을 허용하며 두 자릿수 차로 끌려갔다. 빠르게 격차를 좁히지 못하면 분위기를 완전히 내줄 수 있는 상황이었다.
위기에서 최준용(부산 KCC)이 살아났다. 한국이 40-51로 밀리던 상황에서 최준용은 추격의 3점슛을 터뜨렸고, 이후 점프슛과 속공 득점, 자유투까지 더하며 분위기를 바꿨다. 한국은 3쿼터 종료 1분여를 남기고 51-54까지 따라붙었는데, 이 과정에서 한국이 올린 11점 중 9점을 최준용이 책임졌다.


다니엘의 역할도 컸다. 3쿼터 종료 52초를 남기고 스틸에 성공한 다니엘은 그대로 코트를 질주해 시원한 투핸드 덩크슛을 꽂아넣었다. 단순한 2점이 아니었다. 한국의 추격 분위기를 더욱 끌어올린 장면이었다. 다니엘은 포효했고, 동료들과 한국 팬들도 함께 환호했다.
기세를 탄 한국은 최준용의 추가 득점으로 55-54 역전에 성공하며 3쿼터를 마쳤다. 4쿼터에도 유리한 흐름을 이어갔다. 막판 일본의 거센 추격에 식은땀을 흘리는 장면도 있었지만, 한국은 끝까지 리드를 지켜내며 극적으로 월드컵 도전을 이어갔다. 이날 다니엘은 17분 2초를 뛰며 9득점 5스틸을 기록했다. 기록 이상으로 강한 인상을 남긴 경기였다.
경기 후 다니엘은 한일전 덩크슛에 대해 "한일전에서 덩크슛은 좋을 수밖에 없다. 너무 행복했다"고 웃었다.
한국은 직전 대만전에서 한때 19점 차로 앞서고도 연장 끝에 역전패했다. 쓰라린 결과였지만, 다니엘에게는 성장의 계기도 됐다.
다니엘은 "이번 경기에서 잘된 점도 있고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그래도 지난 대만전이 저에게는 성장이 된 것 같다"며 "그때 대만에 패하면서 현중이 형을 볼 낯이 없었다. 오늘 일본을 이기면서 그래도 현중이 형을 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니콜라스 마줄스 한국 대표팀 감독도 다니엘의 일본전 활약을 칭찬했다. 마줄스 감독은 "다니엘이 좋은 수비를 보여줬다. 다니엘은 소속팀에서도 그런 역할을 해주는 선수다. 일본전에서 보여준 열정과 파이팅은 대단했다"며 "그레이트 가이"라고 높게 평가했다.
다니엘은 자신의 활약에 대해 "마줄스 감독님께서 일본전에서 저를 중용하신 부분도 있었던 것 같다"며 "저는 연령별 대표팀 때부터 일본에는 너무 지기 싫은 마음이 있었다. 그런 생각을 하다 보니 더 잘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중국이 앞서 대만을 잡으면서 한국은 일본전 승리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 됐다. 일본에 패했다면 승자승 원칙에 따라 1라운드에서 탈락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벼랑 끝 승부에서도 다니엘은 오히려 더 강한 투지를 보였다.
그는 "중국-대만전이 끝난 뒤 몇몇 선수들은 일본전에 꼭 이기자고 했다. 저는 딱 보자마자 '우리가 올라가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영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를 둔 다니엘은 어린 시절부터 주목받은 특급 유망주였다. KBL 연고선수 제도 도입 이후 최초로 프로 구단에 지명돼 신인 드래프트를 거치지 않고 SK에 입단했다.
지난해에는 스타뉴스가 한국 스포츠 발전과 아마추어 체육 활성화를 위해 제정한 '2025 퓨처스 스타대상'에서 농구, 축구, 배구 종목을 통틀어 최고 선수에게 주어지는 스타대상을 받았다.
프로 첫해부터 존재감도 보여줬다. 다니엘은 2025~2026시즌 정규리그 30경기에 출전해 평균 22분 25초를 소화했고, 7.2득점 3.5리바운드를 기록했다. KBL 식스맨상까지 수상하며 빠르게 성장했다.

프로 경험은 대표팀에서도 힘이 됐다. 무엇보다 자신감을 얻었다. 다니엘은 "부담되는 일도 많았지만, 대표팀 훈련과 프로 경기를 치르면서 외국인 선수나 키 큰 선수들과 함께하다 보니 부담감이 줄었다. 그래서 더 잘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다니엘뿐 아니라 '2004년생 가드' 강성욱(수원 KT)도 2쿼터에만 7점을 넣으며 힘을 보탰다. 일본전 승리에는 어린 선수들의 에너지도 분명히 있었다. 다니엘은 "성욱이 형과 저는 어린 편이라 그동안 얘기도 많이 하고 잘 지냈다. 형들이 농구를 더 잘하시지만, 형들이 잘하는 게 있고 우리도 잘하는 게 있다"며 "우리가 잘할 수 있는 부분을 코트에서 최대한 보여주자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한국은 이제 2라운드로 향한다. 다니엘은 더 나은 경기를 약속했다.그는 "일본전에 승리하면서 2라운드에 나가게 됐다. 아직은 맞지 않는 부분도 있는 것 같다"며 "그런 부분들을 잘 보완해서 중동에서는 더 좋은 경기를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