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남자 A대표팀 최초의 외국 태생 혼혈 선수인 옌스 카스트로프(23·묀헨글라트바흐)에게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은 다소 씁쓸한 대회로 남게 됐다.
독일 연령별 대표를 거친 뒤 어머니의 나라인 한국을 대표하기 위해 소속 축구협회를 바꿨고, 경쟁 끝에 월드컵 최종 엔트리까지 출전했으나 정작 첫 월드컵에선 단 1경기 45분 출전에 그친 탓이다.
실제 카스트로프는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에 속한 묀헨글라트바흐에서 주전 윙백으로 자리 잡아 활약을 펼쳤지만, 정작 북중미 월드컵 홍명보호에선 '백업'으로 밀렸다.
홍명보 감독은 체코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선 이태석(아우스트리아 빈)을 왼쪽 윙백에 선발 출전시켰고, 2차전에선 그동안 주로 오른쪽에 포진시키던 설영우(츠르베나 즈베즈다)를 왼쪽으로 옮기면서까지 카스트로프에겐 선발 기회를 주지 않았다. 교체카드 역시 공격 자원에 더 가까운 엄지성(스완지 시티)이 낙점을 받았다.
카스트로프에게 출전 시간의 기회가 돌아간 건 '비겨도 32강 진출'이었던 남아공과의 조별리그 최종전이었다. 당시 그는 0-0으로 맞서던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로 투입돼 꿈에 그리던 월드컵 무대를 밟았다. 다만 하필이면 이날 한국은 남아공에 0-1로 패배한 뒤 결국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카스트로프의 생애 첫 월드컵은 결국 단 1경기 교체 출전으로 끝이 났다.


다만 월드컵 기간 동안 왼쪽 윙백으로 출전한 선수들이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한 데다, 홍 감독의 카스트로프 외면이 이어지면서 카스트로프에 대한 팬들의 관심도만 오히려 더 커졌다. 독일 연령별 대표를 거친 뒤 한국 A대표팀을 택한 이색 이력, 분데스리가에서 주전으로 활약하고 있는 커리어, 그리고 잘생긴 외모까지 더해 팀 성적 부진과 별개로 '뜻밖의 월드컵 효과'를 누렸다.
독일 매체 빌트도 7일(한국시간) "스포츠적인 측면에서 카스트로프의 북중미 월드컵은 성공적인 대회가 아니었으나, 적어도 다른 측면에서는 큰 성공이었다. 그의 소셜미디어(SNS) 팔로워 수가 폭발적으로 급증한 것"이라며 "월드컵 전만 해도 약 4만 9000명이었던 그의 현재 SNS 팔로워 수는 14만 1000명으로 무려 10만명 가까이 증가했다. 새로 유입된 팔로워 상당수는 한국 팬들이 차지한 것으로 보인다. 뒤셀도르프 태생인 그는 그동안 한국에선 비교적 알려지지 않았던 선수였기 때문"이라고 조명했다.
실제 카스트로프는 월드컵을 마친 뒤 "아쉬운 결과다. 꿈꿨던 월드컵의 모습은 아니었지만, 결코 잊지 못할 여정이었다"며 아쉬움이 가득한 소감을 SNS에 남겼다. 여기에 많은 팬들은 "미안하다", "대신 사과한다"며 홍명보 감독의 전술이나 용병술 등과 맞물려 카스트로프에게 대신 사과와 위로 댓글들을 남기기도 했다. 빌트 보도 이후 그의 SNS 팔로워 수는 더 증가해 어느덧 15만명을 바라보고 있다.
물론 단순히 '팬심'만 잡은 건 아니다. 어린 나이에 누빈 월드컵 경험에다 윙백과 미드필더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그의 멀티 능력은, 자신을 외면했던 홍명보 감독이 아닌 차기 사령탑에게는 중요한 옵션이 될 가능성이 크다. 더구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슈투트가르트 구단이 새 시즌 영입 후보로 그를 주목하고 있다.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출전팀의 '러브콜'이다. 현지에서 그만큼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는 뜻이다.
자연스레 카스트로프는 홍명보 감독 체제에서의 지난 북중미 월드컵 아쉬움은 뒤로하고, 새로운 체제의 한국 축구 대표팀에서는 주축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 카스트로프 역시 월드컵을 마친 뒤 "이번 경험을 통해 배우고, 더 강해져서 다시 돌아와 계속해서 싸워나가겠다"면서도 "이것은 단지 시작일 뿐"이라며 북중미 월드컵을 기점으로 꾸준한 성장을 다짐했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